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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레벤북스 《요즘 어때》 출간기념 북토크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9 10:11

11월 27일 광화문 교보문고 대산홀서
혈연 넘은 상담가-피아니스트 부자가
편지 34편을 통해서 나눈 ‘삶의 성찰’

레벤북스 <요즘 어때> 저자 북토크 '교보문고 보라토크' 포스터

레벤북스 <요즘 어때> 저자 북토크 '교보문고 보라토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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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디지털 기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빠르게 좁혔다. 스마트폰만 열면 언제든 안부를 물을 수 있고, 인공지능(AI)은 사람의 질문에 즉각 답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정작 마음을 나누는 대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으면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요즘 어때?”
너무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이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 되고, 때로는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위로가 될 수 있다.
얼마전에 출간된 책 《요즘 어때》(레벤북스)는 바로 이 평범한 안부에서 출발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드윈 킴과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이서원이 34편의 편지를 통해 서로에게 건넨 질문과 대답을 통해 관계의 의미와 삶의 태도를 되짚었다.

이 책 《요즘 어때》 저자에게서 그들이 나눈 삶의 대화를 직접 듣고 책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교보문고 VORA와 레벤북스는 오는 11월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대산홀에서 여는 《요즘 어때》 출간 기념 북토크 ‘보라토크’다. 이 자리에서 두 저자는 책에 담긴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독자들과 삶과 마음, 관계에 관한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책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연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이해해 온 과정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계에 지쳤거나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를 잃은 사람이라면, 익숙한 삶의 장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에드윈 킴과 이서원, 두 저자의 만남은 일반적인 공동 저술의 범주를 넘어선다. 한 사람은 음악으로 감정의 결을 표현하고, 다른 한 사람은 상담과 대화를 통해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살아온 환경도,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혈연을 넘어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맺었다.

상처 입은 ‘어른아이’와 마음을 품어주는 ‘어른’

《요즘 어때》의 중심에는 두 사람의 특별한 만남이 있다.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과 심리상담가 이서원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냈다. 이 관계를 이해하는 열쇠는 책이 보여주는 ‘어른아이’와 ‘어른’의 만남이다.

에드윈 킴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보컬리스트, 음악감독으로 활동해 왔다. 음악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예술가다. 대표 음반으로는 《부르심의 미사》와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 등이 있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 책 《피아노를 끌어안고 자고 싶던 소년》도 펴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과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예술가라고 해서 자신의 아픔까지 쉽게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어려움을 드러내지 못한 채 혼자 견디기도 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드윈 킴(왼쪽)과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이서원 &lt;요즘 어때&gt; 공동저자.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드윈 킴(왼쪽)과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이서원 <요즘 어때>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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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원 작가와의 첫 만남에서 에드윈 킴이 느꼈던 감정도 흥미롭다. 그는 세련되고 한결같이 친절한 태도로 다가오는 이서원에게 오히려 묘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누군가의 호의가 언제나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경험한 사람에게 조건 없는 친절은 때로 낯설고 불편하다. 그 호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자신이 마음을 열어도 괜찮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런 경계심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에드윈 킴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을 때, 그는 이서원을 찾아갔다. 이서원은 새벽 4시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상처 입은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굽니까. 누가 우리 에드윈을 이따위로 만들어 놨어!”

이 말에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상담 기법이나 추상적인 인생의 조언보다 더 직접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 상대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고, 그가 겪은 고통에 함께 분노하는 마음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사람은 비로소 감춰두었던 감정을 꺼낼 수 있다.

이서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제가… 감히 교수님의 아버지가 되어 드려도 되겠습니까?”

책에 담긴 이 제안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이다. 에드윈 킴은 그동안 마음속에 눌러두었던 ‘어른아이’의 눈물을 터뜨린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으면서도 기대는 방법을 몰랐던 사람,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상처받을까 두려워 마음을 닫았던 사람이 비로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는 단순한 호칭을 넘어선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만, 그가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는 있다.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사람일지 모른다.

이서원은 작가이자 상담가, 교수,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30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관계와 인생의 문제를 다뤄왔다.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등 16권의 책을 펴냈다. 그가 말하는 ‘마음수선’은 상처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다시 바라보며, 앞으로의 삶을 조금씩 바꿔가는 과정에 가깝다.

두 저자의 관계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다른 쪽이 수동적으로 배우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두 사람이 각자의 약함과 생각을 드러내면서 함께 성장한다.

혈연이 가족을 이루는 중요한 조건이라면, 진심 어린 소통은 가족이라는 관계를 실제로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다. 《요즘 어때》는 가족의 의미를 혈연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기꺼이 곁을 내어주며, 상대의 삶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가족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상의 단어 34개에 담긴 삶의 질문

《요즘 어때》가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삶의 문제를 거창한 철학이나 복잡한 심리학 용어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은 34편의 편지로 구성됐다. 두 저자는 ‘열심히’, ‘멈춤’, ‘노림수’, ‘열등감’, ‘자존심과 자존감’, ‘통제권과 선택권’, ‘적절한 거리’처럼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를 하나씩 붙잡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일상에서 이런 단어들은 매일 사용된다. 열심히 살라고 말하고, 멈추면 뒤처질까 걱정하며, 자존심이 상했다거나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 말들이 삶에서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차분히 생각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
《요즘 어때》는 바로 그 익숙함에 질문을 던진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저자의 경험과 고민을 통과시켜 삶의 문제로 다시 가져온다. 독자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읽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이서원(왼쪽)과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드윈 킴 &lt;요즘 어때&gt; 공동저자.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이서원(왼쪽)과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드윈 킴 <요즘 어때>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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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주제가 ‘열심히’다. 한국 사회에서 성실함은 오랫동안 중요한 미덕이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고, 남보다 더 노력하며,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직장인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은퇴를 앞둔 사람도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할까. 책에서 이서원은 무엇을 열심히 할 것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건넨다. 에드윈 킴은 십여 년 동안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연습을 이어온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다. 연습 시간을 채우는 일과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는 일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노력의 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삶의 방향까지 옳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 질문은 음악가의 연습실을 넘어 보통 사람들의 일터와 일상에도 적용된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했지만 정작 중요한 일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남들이 정한 성공의 기준을 따라가느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잊었을 수도 있다. 성실함이 어느 순간 생각을 멈추게 하는 습관으로 바뀌었다면, 더 열심히 하기 전에 방향부터 점검해야 한다.

《요즘 어때》가 던지는 또 다른 질문은 ‘나는 지금 살아지고 있는가,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두 가지 질문의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다르다. 살아지는 삶은 외부의 요구와 관성에 따라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태에 가깝다. 반면 살아가는 삶은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의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려는 태도다.

모든 삶의 조건을 개인의 의지만으로 바꿀 수는 없는 일. 생계와 가족에 대한 책임, 직장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은 현실적인 제약이다. 그렇다고 모든 선택을 환경에 맡겨둘 필요도 없다. 바꿀 수 없는 조건과 바꿀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질 수 있다.

《요즘 어때》는 독자에게 당장 회사를 그만두라거나 관계를 끊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에서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선택권을 살펴보게 한다. 무엇을 계속할지, 어디에서 멈출지, 누구에게 얼마나 마음을 열지, 어떤 기준으로 하루를 살아갈지 스스로 질문하도록 이끈다.

‘열등감’과 ‘자존감’이라는 주제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한다. 비교가 발전의 계기가 될 때도 있지만,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반복되면 자신의 가치를 외부의 평가에 맡기게 된다.

자존감은 언제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라기보다 부족한 모습까지 포함해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 가깝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한다고 해서 삶의 의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책 속에 담긴 34개 단어는 독자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표제어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출발점이다. 같은 단어도 사람마다 다른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두 저자가 각자의 경험을 통해 풀어낸 이야기는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설명할 언어를 제공한다.

피아노의 언어와 상담의 언어가 만날 때

이번 북토크에서 주목할 대목은 두 저자가 서로 다른 전문성을 어떻게 하나의 대화로 이어가는가다.

음악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전달한다. 슬픔이나 그리움, 불안과 기쁨은 논리적인 설명보다 선율과 리듬을 통해 더 선명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은 구런 음악을 통해 감정의 다양한 결을 표현해 온 예술가다.

상담은 반대로 말과 경청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살피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서원이 오랫동안 해온 일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안에서 관계와 삶의 문제를 함께 살피는 것이었다.

두 개의 영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내면을 다루지만, 공통점이 있다. 상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음악을 듣는 일과 사람의 말을 듣는 일 모두 상대에게 집중하는 태도를 요구한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과 맥락을 헤아려야 한다. 상대가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 함부로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표현하려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시각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는 게 ‘지음(知音)’이다. 중국 고사에서 유래한 지음은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 나아가 자신의 마음과 뜻을 깊이 이해하는 벗을 가리킨다. 거문고를 연주한 백아와 그 소리를 알아들었던 종자기의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같은 취향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자신의 표현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지가 핵심이다.

《요즘 어때》에서 두 저자는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이와 학력, 사회적 지위 같은 외적 조건을 앞세우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를 맺었지만, 그 관계가 일방적인 권위나 복종으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서로에게 질문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때로는 상대의 말에 기대어 자신을 돌아본다.

책의 표지에도 이러한 관계의 방식이 담겼다. 두 사람이 실로 연결된 원 안에서 서로를 향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모습이다. 각자의 영역을 유지하면서도 실로 연결돼 있는 이미지는 가까움과 독립성이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가까운 관계라고 해서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모든 감정을 공유하거나 친구라는 이유로 모든 문제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서로의 영역을 인정할 때 관계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적절한 거리’는 오늘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주제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처럼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도 소통의 어려움은 반복된다. 상대를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친밀함을 내세워 개인의 선택을 통제하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관계를 지키려면 무조건 가까워지는 것보다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두 저자의 대화는 바로 그 균형을 고민하게 한다.

연결은 넘치지만 대화는 부족한 시대

《요즘 어때》가 던지는 질문은 개인의 마음을 넘어 오늘날 사회의 소통 방식으로 확장된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주고받는다. 메시지를 보내고, 댓글을 달고, 온라인 회의에 참여하며, AI에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마음을 나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상대가 무엇을 말했는지 확인하는 일과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는 일 사이에도 간극이 크다.

특히 가족과 직장, 공동체처럼 오랜 관계가 이어지는 공간에서 대화의 단절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서로의 일상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모를 수 있다. 함께 생활하면서도 각자의 감정은 공유되지 않고, 갈등을 피하려는 침묵이 쌓이면서 관계가 멀어지기도 한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문제는 역설적으로 더 선명해진다. 기술은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모든 이해와 책임을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상대의 말을 듣고, 자신의 편견을 돌아보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요즘 어때》는 이런 시대적 고민을 거창한 담론으로 풀지 않는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건넨 편지를 통해 대화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 쉽게 판단하지 않는 것, 자신이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때로는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곁에 머무는 것. 관계를 회복하는 힘은 이런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요즘 어때》는 독자에게 특별한 삶의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자존감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가까운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질문들은 사람마다 다른 답을 하게 만들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먼저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미뤄온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타인의 기대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삶을 돌아봐야 할지 모른다.

이런 시선으로 《요즘 어때》를 보면 단순한 위로의 책이 아니다. 위로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선택을 다시 살펴보도록 이끄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와 함께 나누는 ‘다정한 안부’

《요즘 어때》에서 저자들이 나눴던 대화를 독자와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이번 보라토크다. 교보문고의 강연 브랜드인 VORA와 출판사 레벤북스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저자와 독자가 가까이 소통하는 북토크 형식으로 진행된다. 책에 담긴 이야기뿐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 온 두 저자가 어떤 경험을 통해 지금의 생각에 이르렀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에드윈 킴은 음악가로서 감정과 삶을 표현해 온 경험을, 이서원은 오랜 상담과 집필 활동을 통해 마주한 인간관계의 문제를 바탕으로 독자들과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오는 11월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대산홀에서 열리는 이번 북토크는 무료로 진행된다. 모집 인원은 250명이며, 교보문고 보라 네이버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참석자를 선정하게 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보라 네이버카페에 가입한 뒤 안내된 신청 절차에 따라 접수하면 된다. 최종 당첨자는 오는 11월 25일 개별 문자 안내와 카페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첨 안내 문자를 받은 뒤에는 참석 여부를 회신해야 최종 참석이 확정된다. 교보문고 대표번호 1544-1900의 문자 수신이 차단돼 있지 않은지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고 난 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질문을 준비해 간다면 북토크의 의미가 배가될 것이다. ‘나는 누구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가까운 사람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고 있는가’, ‘남들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다.

북토크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이면서 독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일상의 속도에 쫓겨 정작 자신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두 저자의 대화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다 읽었다고 삶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굳어진 관계의 방식이 한 번의 대화로 달라지기도 어렵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작은 시도는 관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이서원과 에드윈 킴의 만남이 보여주는 것도 결국 그 가능성이다.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을 만나 조금씩 회복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관계는 반드시 혈연으로 맺어질 필요도,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아야만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진심으로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관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두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은 단순하다. “요즘,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이 질문은 상대의 근황을 확인하는 인사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자신의 삶을 향한다. 바쁘게 살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지, 열심히 노력해 온 방향이 자신이 원하는 삶과 맞닿아 있는지,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나는 지금 살아지고 있는가,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서두르지 않고 찾아가는 방법을 뭘까.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나 더 빠른 답변이 아닐 수 있다. 잠시 멈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서로에게 진심 어린 안부를 건넬 시간이다.
레벤북스 신간 &lt;요즘 어때&gt; 책 표지

레벤북스 신간 <요즘 어때>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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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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