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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승부수ʼ 두산테스나…사상 최대 실적 전망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9 00:00

위기 후 ‘새 승부처’ 반도체 지목
“글로벌 톱5” 향해 꾸준한 투자
내년 영업익 1천억 기대감 커져

박정원 ‘승부수ʼ 두산테스나…사상 최대 실적 전망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의 ‘반도체 승부수’가 비로소 결실을 앞두고 있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직후 인수한 두산테스나가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등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영업익 1000억 원 전망

두산테스나가 내년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두산테스나 내년 매출을 4940억 원, 영업이익을 1301억 원으로 추정했다. iM증권도 내년 매출 4932억 원, 영업이익 1046억 원을 예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보증권(1113억 원), 한화투자증권(1170억 원), DS투자증권(1395억 원) 등도 내년 두산테스나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최대치는 지난 2022년 기록한 672억 원이다.

두산테스나는 2002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다.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점유율 1위다. 두산그룹이 인수하기 직전인 2021년 매출은 20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6% 늘었고, 영업이익은 540억 원으로 76.8% 증가했다. 당시에는 반도체 수급난과 파운드리 증설로 후공정 외주 수요가 커지던 시기였다.

두산테스나는 박정원 회장이 그리는 ‘반도체 삼각편대’ 한 축이다. ㈜두산 전자BG는 AI(인공지능)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9700억 원 규모 증설을 결정했다. 그룹은 웨이퍼 업체 SK실트론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웨이퍼(SK실트론)와 기판 소재(전자BG) 그리고 후공정 테스트(두산테스나)로 이어지는 구도다.

위기 후 베팅...“5년 내 글로벌 톱5”

두산이 이 구도를 그리기 시작한 건 그룹이 위기를 막 벗어난 직후였다. 두산테스나 인수 2년 전, 두산은 그룹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2020년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은 탈원전 정책에 따른 수주 급감과 코로나19 여파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에서 긴급자금 3조 원을 빌리며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이후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동대문 두산타워,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등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했다. 20개가 넘던 계열사는 10여 개로 줄었다. 박정원 회장 등 오너일가는 두산퓨얼셀 지분 23%(약 6000억 원어치)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했다.

2022년 2월 말 두산중공업은 3조 원 상환을 마무리하며 채권단 관리를 졸업했다. 두산은 곧이어 3월 사모펀드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측(에이아이트리)으로부터 테스나 지분 38.7%를 46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해 4월, 거래를 완료하고 사명을 두산테스나로 바꿨다. 두산으로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던 자회사들을 매각한 만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박정원 회장은 인수 두 달 뒤인 2022년 6월 경기 안성 서안성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그는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라며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기계에 이어 반도체를 그룹 세 번째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선언이었다. 당시 박정원 회장이 제시한 시한은 2027년. 4년 전 던진 승부수 성패가 내년 실적으로 판가름 나는 셈이다.

기대에 못 미친 실적

그러나 두산테스나 실적은 한동안 기대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2022년 672억 원을 정점으로 2023년 608억 원, 2024년 447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3039억 원, 영업손실 9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인 웨이퍼 테스트 가동률이 2024년 61.9%에서 지난해 45.5%로 떨어졌다.

테스트하우스는 고가 테스트 장비로 칩을 검사하는 장치산업이다. 장비 감가상각비가 비용의 큰 몫을 차지해 가동률이 떨어지면 곧바로 적자가 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에도 감가상각비는 723억 원으로 매출의 46%에 달했다.

고객 쏠림도 약점으로 꼽힌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 상반기 매출은 149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5%였다. 한 고객사 물량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인 셈이다. 주력이던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CIS) 등 물량이 줄자 실적도 함께 흔들렸다.

적자에도 지속 투자

적자 국면에서도 박정원 회장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10월 1714억 원 규모 테스트 장비 양수를 결정했고, 올해 4월 이를 2053억 원으로 늘렸다.

같은 달 1909억 원 규모 장비 양수를 추가로 결정했고, 평택 2공장 투자액도 2206억 원에서 2303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 장비로 확보할 신규 물량이 내년 사상 최대 실적 전망의 근거다. 한 고객사에 쏠린 매출 구조를 바꿀 고객 다변화 카드이기도 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엔비디아 AI 추론칩 ‘그록3 LPU’ 테스트가 오는 11월 양산에 들어간다. 북미 고객사향 CIS 테스트는 이르면 내년 4월 시작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양산되는 차세대 차량용 칩 웨이퍼 테스트도 두산테스나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도 반등하고 있다. 두산테스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15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

두산 관계자는 “테스트 업체 특성상 전방 산업인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산업이 회복세인 만큼 이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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