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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사 국감 증인 ‘엇갈린 직급’…선정 기준 논란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01 16:09 최종수정 : 2026-10-01 17:14

▲ 주현태 기자

▲ 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국정감사는 기업인을 망신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 정책과 행정의 문제를 따지고, 필요한 경우 민간 기업의 책임까지 확인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건설사 증인 선정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을까.

지난달 30일 국토위 전체회의에 건설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바로 증인 채택 때문. 먼저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철근 누락 문제에는 시공사의 토목사업본부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반면 시공 하자 문제로 코오롱글로벌 김영범 대표이사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안별로 증인 직급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에서는 지하 5층 기둥 80곳에 들어갈 주철근이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철근 누락은 공사 지연으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사고 외에도 중대재해와 구조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타 건설사 현장에서도 다수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는 준공 약 1년6개월 만에 외벽 테라스와 하단 외장재가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 일부 기업은 대표이사가 아닌 본부장급 임원이 증인으로 거론되거나 추가 협의 대상으로 남았다. 반면 코오롱글로벌 대표는 공공주택 하자 문제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 기자가 수년간 지켜본 건설업계의 의사결정 구조를 고려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물론 하자 문제를 가볍게 볼 이유는 없다. 공동주택 하자는 입주민의 재산권과 주거 안전에 직결될 수 있다. 국회가 공공주택의 시공 품질을 따지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코오롱글로벌 사례는 출석 대상과 사유를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상 단지는 2022년 준공된 시흥장현 A-8블록 신혼희망타운 ‘LH트리플센텀’으로 546가구 규모다. 국토위는 시공 하자 문제를 이유로 김영범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해당 단지에서 공식적으로 하자 판정을 받은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입주민의 집단소송 가능성 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국회가 대표이사를 직접 불러 확인하려는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라도 설명돼야 한다. 회사 차원의 관리 문제인지, 시공 과정의 문제인지, LH 등 공공기관의 관리 책임까지 살펴보려는 것인지에 따라 질문 대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 사고나 구조물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도 있는데 대표이사가 아닌 본부장급이 출석하는 상황에서 단순 하자 문제로 대표가 증인 명단에 오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관 활동(로비)에 따라 증인 선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회사마다 대관 조직이나 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관 활동에 따라 증인 명단의 형평성까지 달라진다면 국감 증인 선정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업계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증인 채택은 국토위의 협의와 의결을 거쳐 이뤄지는 만큼 각 의원실이 어떤 근거로 증인을 신청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국감 증인 선정에는 최소한의 원칙이 필요하다. 사안의 성격과 피해 규모, 공식적인 하자 판정 여부, 기업의 의사결정과 책임 범위 등을 따져 실제로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회사 차원의 경영 판단과 관리체계를 설명해야 한다면 대표를 부르는 것이 맞다. 반대로 특정 현장의 시공이나 공정관리가 쟁점이라면 해당 업무를 담당한 실무 책임자가 더 적절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급이 아니다. 왜 그 사람을 불러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감은 기업인을 세워놓는 망신을 주는 무대가 아니라 국민의 의문에 답을 얻는 자리다. 건설사 증인 선정 역시 ‘누구를 불렀느냐’보다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 불렀느냐’가 먼저 설명돼야 한다. 그래야 국감의 질문에도 설득력이 생긴다.

누가봐도 형평성에 의문을 갖지 않도록 사안의 성격과 책임 범위에 따른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국감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출발점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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