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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의 고민(6) 버틸 것인가? 비켜줄 것인가?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홍석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09-24 06:00

50대 직장인의 고민(6) 버틸 것인가? 비켜줄 것인가?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어떻게 버틸 것인가?

오랜 기간 팀원으로 근무하다가 팀장이 되었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며 성과를 내는 것이 당연하고 익숙하다. 회사를 그만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연말이 되거나 선배와 동료가 갑자기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진다. ‘나도 언제까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특별한 전문성과 성과가 없는 임원이나 팀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팀장 7년 차가 넘었고, 자신보다 뛰어난 후배가 성장하고 있다면 ‘내가 후배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먼저 회사를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밖에서 나를 받아줄 곳이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50대 직장인에게 ‘버틸 것인가, 비켜줄 것인가’는 참 어려운 고민이다.
그래도 버틸 수밖에 없다. 급여가 끊기면 생활비부터 자녀의 교육과 결혼, 노후 준비까지 부담이 커진다.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여러 일을 하다 보니 회사 밖에서 나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자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조금이라도 더 기여하고 싶다.

하지만 버티는 것도 쉽지 않다.
가장 힘든 것은 언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이다. 후배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부담이다. 성과에 대한 압박도 크다. 매년 새로운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아직 회사에서는 인정받고 있지만, 회사 밖에서는 자신이 없기에 버틸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회사에 계속 머물기 위해서는 지금의 자리에서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나만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을 찾아 회사의 성과에 기여해야 한다. 후배를 성장시키고, 회사 밖에서도 통할 전문성을 준비해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비켜줄 때를 알고 행해야 한다

더 이상 성과를 만들 자신이 없을 때, 자신보다 뛰어난 후배의 성장을 막고 있을 때, 회사의 전략과 자신의 역할이 맞지 않을 때, 회사와 자신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이 필요할 때다.
비켜준다는 것이 직장생활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을 마치고, 다른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다음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새로운 선택일 수 있다.

비켜줄 때는 감정적으로 떠나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의 기여에 대한 합리적인 퇴직 조건과 보상, 새로운 출발을 위한 전직과 재취업 지원, 회사와의 좋은 관계를 차분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떠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은 남은 조직과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남기는 것이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일이 잘 돌아가도록 업무와 주요 의사결정의 맥락을 정리한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뿐 아니라 실패의 경험까지 후배에게 전한다.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 ‘내가 없어도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 더 큰 사람이다.

50대가 된다는 것은 무조건 물러날 준비를 하라는 뜻이 아니다.
언제까지 버티고, 언제 어떻게 비켜줄 것인지 준비하라는 뜻이다.
버틸 때는 자리가 아니라 가치를 지키고, 비켜줄 때는 자존심보다 조직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살까지 그 자리에 있었느냐가 아니다.
남아 있는 동안 조직과 구성원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 큰 성과를 만들어 회사로부터 인정받고, 구성원에게 존경받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내가 떠난 뒤에도 내가 키운 사람들이 더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면 어떨까?
그때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그 자리를 지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떠난 뒤에도 내가 남긴 가치가 살아 있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것을.
그것이 50대 직장인이 회사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흔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 홍석환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인사조직 박사과정을 마쳤다. 삼성 비서실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했고 GS칼텍스 인사기획·조직문화팀장을 거쳐 임원이 되어 KT&G 인재개발원장을 맡았다. 인사혁신처·서울시·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포스코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인사·조직 관련 자문과 강연을 꾸준히 해 2024년에 명강사 대상을 수상했다. 어서와~ HR은 처음이지? 왜 모두가 그 상사와 일하고 싶어 하는가, 사장이 붙잡는 김팀장,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 신입사원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취업의 비법, 임원의 품격 등 20여 권을 저술했다. 매년 100회 이상 강의를 하면서 여러 경제·언론 매체에서 경영 관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홍석환 칼럼니스트/HR전략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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