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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예보 노조 "검사·조사 등 업무출장 70.8% 서울 집중"…지방이전 재검토 촉구 [막 오른 금융권 하투(夏鬪)]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5 07:00

2022년 이후 국내 출장 2만5497건…서울 1만8053건
보호예금 3322조원…이전 대상 제외·비용편익 공개 요구
대통령실에 의견서 전달…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둬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과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저지 공동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과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저지 공동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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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반대 근거로 업무상 이동의 서울 집중도를 제시했다. 2022년 이후 금융회사 검사·조사와 유관기관 협업 등을 위해 실시한 국내 출장 가운데 70.8%가 서울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예보가 보호하는 예금도 3322조원에 달한다.

예보 노조는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예보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등 관련 인프라와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금융위기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며 위기대응 실효성을 기준으로 이전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호예금 3322조…금융 인프라 접근성 제시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이날 예보의 업무 특성상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지방이전이 금융위기 대응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과 생명보험·손해보험·금융투자·저축은행 등을 포함해 예보가 보호하는 예금은 총 3322조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 예금은 2128조원이다.

실제 예보 직원의 업무 이동도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2022년 이후 예보가 금융회사 검사·조사와 유관기관 협업, 보호상품 점검, 차등보험료율 산정 등을 목적으로 실시한 국내 출장은 총 2만5497건이다. 이 가운데 서울 출장은 1만8053건으로 70.8%를 차지했다.

예보 노조는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법무·회계법인, IT 전문기관 등 관련 금융 인프라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는 점을 입지 판단에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금융안정의 생명은 연결과 신뢰, 그리고 사람"이라며 금융회사와 중앙은행, 감독기관, 정부 등과 신속하게 접촉하고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보는 금융회사 부실 징후 포착 이후 경영 정상화와 매각·합병, 계약 이전, 청산·파산 등 정리 과정에 관여하는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노조 측은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직접 현장에 나가는 업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하면 예보와 금감원이 경영관리인을 파견하고 해당 금융회사 현장에서 직접 경영관리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저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저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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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쟁점…이전 대상 제외 요구

예보 노조는 지방이전 문제를 단순한 근무지 변경이 아닌 금융안전망과 금융소비자 보호의 문제로 규정했다.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기관 간 물리적 거리 자체가 위기 대응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회사 부실이 수일이 아니라 수시간 만에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이른바 '골든타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분초를 다투는 신속성이 생명인 위기 대응의 순간에 기관 간의 물리적 거리는 곧 의사결정의 지연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예보 노조가 공개한 적정입지 연구 결과와도 연결된다. 연구진은 금융위기 대응성, 조직 안정성, 정책 부합성,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금융회사와 금융 인프라가 밀집한 서울의 현행 입지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예보 노조는 정부에 예보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고 금융시스템 수호와 위기 대응 실효성을 기준으로 이전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안전망 핵심 기관 이전이 국가 경제에 미칠 비용과 편익도 별도로 분석해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인력 이탈·청년층 부담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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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이탈 가능성도 주요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앞서 예보 노조가 공개한 적정입지 연구에 따르면 5년 차 미만 직원의 지방이전 시 계속근무 의향은 12%에 그쳤다.

노조는 금융·법률 분야의 전문성과 과거 금융위기 대응 경험이 조직 내부에 축적돼 있는 만큼 인력 이탈이 금융안정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리적인 사옥은 옮길 수 있지만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경험까지 그대로 이전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청년 직원의 생활 기반에 미치는 영향도 이날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예보 직원의 익명 사연도 소개됐다. 맞벌이 부부인 해당 직원은 지방이전 논의 이후 임신·출산과 경력 유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부부의 출산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방이전이 청년 직원에게 단순한 출근지 변경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 가족과의 분리, 주거와 경력개발 등 생애계획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년 직원 등 특정 세대에 주거·가족·경력의 희생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미래 핵심인력 이탈이 금융안정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정책 판단에 반영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통령실에 의견서…법적 대응도 검토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에 지방이전 관련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이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에 지방이전 관련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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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에 지방이전 관련 의견서를 전달했다. 예보를 이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고 금융시스템과 위기 대응 기능을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검토해 달라는 취지다.

예보의 구체적인 이전 지역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개별 기관이 어느 쪽으로 이전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고 여러 가지 소문만 무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향후 대응 방식 역시 정부 논의 경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다른 기관과의 추가 공동행동이나 금융노조 총파업 연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련 연대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상황에 따라서 모든 가능성, 법률 검토와 법적 대응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향후 노정 협의에도 성실히 임하되 정부의 논의 경과에 따라 투쟁 방향과 방식도 조정할 방침이다.

예보 노조는 지난 11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서울 잔류를 골자로 한 적정입지 연구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20일에는 노동이사를 통해 이사회에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지방이전 관련 내부 검토자료와 대외협의 내역 제출을 요청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과 대통령실 의견서 전달까지 이어지면서 예보의 지방이전 반대 대응은 외부 연구와 기관 내부 공론화를 넘어 대정부 직접 대응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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