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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지방이전 반대, 이사회서도 공론화…노동이사 '보고요구권' 발동 [막 오른 금융권 하투(夏鬪)]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1 09:48

내부 검토·대외협의 자료 제출 요청…향후 대응계획도 보고
법 개정·정관 변경 절차 필요…서울 잔류 연구 결과 공유
5년 차 미만 계속근무 의향 12%…금감원과 공동회견 예고

지난 1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과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 / 사진=지다혜 기자(2026.08.11)

지난 1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김영헌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과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 / 사진=지다혜 기자(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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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의 이전 반대 대응이 이사회로 확대됐다. 외부 연구용역과 정책토론회를 통해 금융위기 대응과 금융당국·금융회사 접근성을 문제로 제기한 데 이어 노동이사가 이사회에서 관련 내부 자료와 정부·지자체 협의 내역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예보 노조와 김대의 노동이사는 지방이전이 구성원의 근무지 문제를 넘어 예보의 금융안정 기능과 기관 운영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사회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향후 국회·정부와의 대화와 이사회 논의를 병행하고 오는 24일 금융감독원과 공동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노동이사, 이사회서 지방이전 재차 제기

20일 예보 노조에 따르면 김대의 예보 노동이사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지난 3월에 이어 지방이전 문제를 다시 공식 제기했다.

김 노동이사는 지방이전이 이사회 밖에서 다뤄질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상법상 이사회의 업무감독권과 이사의 충실의무를 근거로 경영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상법상 '이사의 보고요구권'을 발동해 예보가 그동안 진행한 지방이전 관련 내부 검토자료와 정부·지자체 협의 내역의 이사회 제출, 향후 진행 상황과 대응 계획의 지속적인 보고를 요청했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성명 발표를 넘어 객관적인 연구용역으로 논리를 세우고 노동이사를 통해 이사회라는 공식 의사결정 기구에 정식으로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와 이사회의 권한을 결합한 새로운 대응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 개정에 정관 변경까지…이전 절차 부각

이사회 대응은 실제 예보 이전 과정에서 거쳐야 할 절차와도 맞닿아 있다.

현행 예금자보호법 제5조의2는 예보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4년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예보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예보 노조에 따르면 지방이전을 위해서는 예금자보호법 개정과 함께 이사회와 예금보험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관도 변경해야 한다. 예금보험위원회는 예보 사장을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은행 부총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노동이사의 자료 제출 요구도 향후 이사회가 지방이전 문제를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조는 지방이전과 관련한 진행 상황과 대응 계획을 이사회에 지속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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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잔류 근거 이사회로…위기대응·인력이탈 제시

이날 이사회에서는 예보 노조가 지난 11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공개했던 적정입지 연구 결과도 비상임이사들에게 공유됐다. 노조는 지난 4월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에 '금융위기 대응 핵심기관으로서 예금보험기구의 역할 및 적정입지 타당성 분석' 연구를 의뢰했다.

연구진은 약 4개월간 금융위기 대응성, 조직 안정성, 정책 부합성,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금융회사와 금융 인프라가 밀집한 서울의 현행 입지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연구 결과의 결론이다.

핵심 근거는 금융위기 대응 속도와 정보 접근성이다. 예보는 보험금 지급 외에도 금융회사 상시 감시와 부실 예방, 부실 발생 시 정리 업무를 수행한다.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뱅크런 속도가 빨라진 상황에서는 금융당국·금융회사와의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이 이전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지난 정책토론회에서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당시 하루 만에 약 420억 달러 규모의 예금 인출 요구가 발생한 사례도 제시했다. 금융회사 정리계획 수립과 공동검사, 현장실사 등 예보 업무 특성상 물리적 접근성이 위기 대응과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연구 결과에 담겼다. 예보 임직원은 855명이고 최근 5년간 일반정규직 신규 채용은 연평균 약 37명이다. 예보는 법인세 비과세 비영리법인이며 예금보험기금도 국공채·은행채·예치금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돼 특정 지역 산업에 직접 투자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는 5년 차 미만 직원의 지방이전 시 계속근무 의향이 12%에 불과하다는 자체 설문 결과가 제시됐다. 노동이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비상임이사들과 공유하면서 지방이전이 구성원의 근로조건과 삶의 기반을 바꾸는 사안인 만큼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금감원과 공동회견 예고…대응 외연 확대

예보 노조는 연구용역과 정책토론회, 이사회 논의를 연계하면서 지방이전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1일 정책토론회에서 예보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금융안전망 구성 기관의 입지를 변경하려면 예금자 보호와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검증하는 별도 평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대별 영향 분석과 재직 구성원이 참여하는 노정 협의도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관계법과 근로계약상 쟁점 등에 대한 별도의 법률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노동이사를 통해 이사회 안에서 지방이전 관련 자료와 대응 방향을 확인하고, 외부에서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대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4일에는 금융감독원과 지방이전 문제와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정책토론회에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산업은행·금융감독원·한국은행·한국예탁결제원·한국거래소·한국증권금융·무역보험공사 등 여러 금융권 기관 노조 관계자가 참석한 바 있다.

예보 노조는 "정부의 지방이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국회, 정부와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한편 노동이사를 통한 이사회 차원의 논의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오는 24일 금융감독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모든 방식과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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