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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품는 우버, 심기일전…업그레이드 ‘우버원’ 韓시장 흔들까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4 00:00

두 번 실패한 우버, 배민 기반으로 한국 재도전 나서
모빌리티·배달 묶은 ‘우버원ʼ, 카카오T·쿠팡 위협?

▲ 우버가 최근 DH와 기업결합계약을 체결하고 공개매수에 나섰다. 이미지 = 생성형 AI

▲ 우버가 최근 DH와 기업결합계약을 체결하고 공개매수에 나섰다. 이미지 = 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우버(Uber)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을 품에 안고 ‘2전 3기’를 노린다.

한국 배달시장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우버는 배민의 음식배달·커머스 경쟁력에 통합 멤버십 ‘우버원(Uber One)’을 접목, 다시 한 번 국내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검증된 우버원의 국내 도입이 현실화되면 카카오모빌리티와 쿠팡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모빌리티·배달 플랫폼 우버는 지난 7월 16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기업결합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이번 거래에서 평가된 DH의 기업가치는 148억 달러(약 21조9000억 원)에 달한다. 공개매수와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거래는 2027년 하반기 종결될 예정이다. 배민을 포함한 DH 계열 서비스와 우버의 구체적인 통합 전략도 거래 종결을 전후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韓서 두 차례 고배 마신 우버…배민 앞세워 세 번째 도전

글로벌 모빌리티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우버지만, 한국시장만큼은 쉽지 않았다.

야심차게 내보인 두 가지 사업, ‘우버엑스’와 ‘우버이츠’가 모두 실패했다. 결과는 실패로 같았지만 그 원인은 달랐다. 2014년 선보인 일반인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엑스는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이었으나 국내 운송법과 충돌했고, 2017년 배달시장에 뛰어든 우버이츠는 후발주자로서 충분한 이용자와 주문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배민과 요기요 등 토종 플랫폼에 밀려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우버가 글로벌시장에서 쌓은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만으로는 한국의 규제와 현지화 그리고 규모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배민을 확보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우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달 이용자와 입점업체, 배달망을 기반으로 한국 배달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 맨땅에서 시작,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던 우버이츠와는 달리 이미 구축된 배달 생태계를 확보한 셈이다.

한국시장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우버에 배민이 매력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우버의 글로벌 사업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이식하려다 실패했다면, 이번에는 이미 한국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을 품고 그 위에 우버의 글로벌 생태계를 얹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가입자 5000만 ‘우버원’…배민과 만나면 시너지 날까

우버원은 차량 호출과 음식배달, 식료품·생활용품 배송 등의 혜택을 하나로 묶은 유료 통합 멤버십이다. 차량 호출 이용자를 음식배달과 커머스로 연결하고, 반대로 배달 이용자를 모빌리티 서비스로 유입시키는 우버의 핵심 생태계 확장 수단이다.

2021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우버원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서비스 국가는 2022년 말 12개국에서 2024년 말 34개국으로 늘었고, 글로벌 가입자는 같은 기간 약 1200만 명에서 3000만 명으로 증가했다. 2026년 1분기에는 가입자가 5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이 우버의 모빌리티·배달 총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달했다.

우버원의 경쟁력은 모빌리티와 배달을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어 경쟁의 범위를 넓힌다는 데 있다. 우버가 2022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버원 회원의 지출액은 비회원보다 2.7배 많았고 고객유지율도 20% 높았다. 차량 호출과 배달 이용자를 서로 교차 유입시키며 이용 빈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록인(Lock-in)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해외시장에서도 우버이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영국에서 우버이츠의 시장점유율은 2024년 22.3%에서 2026년 29.7%로 상승했다. 호주에서는 경쟁사인 딜리버루와 메뉴로그가 각각 2022년과 2025년 철수하면서 우버이츠가 도어대시와 함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가격·마케팅 공세와 외식 브랜드 제휴뿐 아니라 모빌리티 이용자를 배달로 연결할 수 있는 우버의 사업구조가 단단히 한몫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그 같은 시너지가 일어날지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우버가 대규모 모빌리티 이용자를 기반으로 배달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면, 국내에서는 반대로 배민 이용자를 우버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끌어와야 한다.

특히 한국은 면허택시 중심의 공급구조가 강한 데다 이른바 ‘타다금지법’ 시행 이후 비택시 기반 서비스의 확장도 제한돼 있다. 배민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더라도 차량 공급을 함께 늘리기 어려워 해외만큼 빠른 확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쟁상대는 누구…카카오모빌리티와 쿠팡?

우버원과 배민의 결합 가능성을 가장 예의주시할 곳으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쿠팡이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시장에서 우버와 직접 경쟁하고 있고, 쿠팡은 배달과 커머스 그리고 멤버십을 결합해 배민을 추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두 회사가 받는 위협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카카오모빌리티에게는 배민 이용자가 우버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큰 위협이다. 우버택시가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배민을 통해 빠르게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 이용자에게 우버택시 할인이나 적립, 우선배차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 음식배달 앱 이용자를 모빌리티 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우버도 이 같은 구상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DH 인수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크로스 플랫폼 기회를 대폭 확대해 모빌리티와 배달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우버원’ 멤버십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카카오T의 독주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카카오T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 차량과 기사 확보 측면에서도 카카오T가 압도적으로 앞선다.

다만 우버가 배민의 대규모 이용자를 기반으로 우버택시의 가장 큰 약점인 낮은 인지도와 이용자 접점을 보완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카카오T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쿠팡과는 ‘멤버십 생태계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이츠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를 기반으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배달과 이커머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어 이용자를 가둬두는 전략은 쿠팡이츠가 배민을 추격한 핵심 동력이었다.

그런데 배민에 우버원이 접목되면 쿠팡만의 강점이었던 ‘결합 멤버십’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쿠팡 와우가 쇼핑과 배달, 콘텐츠를 묶는다면 우버원은 모빌리티와 배달, 장보기·쇼핑을 연결할 수 있다. 배민이 운영하는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비배달 혜택을 우버택시가 보완하면서 국내 멤버십 경쟁이 ‘쿠팡 와우 대 배민클럽’에서 ‘쿠팡 생태계 대 우버·배민 생태계’로 확대되는 셈이다.

물론 쿠팡 역시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강력한 물류망과 와우회원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에 우버원이 도입된다고 해서 곧바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 보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에는 배민 이용자의 모빌리티 전환이, 쿠팡에는 우버의 자금력과 통합 멤버십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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