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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점 공식 깨야 산다…롯데하이마트 김종윤의 첫 승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8 00:00

PB·홈케어·매장혁신·생활밀착 4대 전략 강화
야놀자서 ‘실행형 경영자’ 평가…실적 개선 과제

가전양판점 공식 깨야 산다…롯데하이마트 김종윤의 첫 승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 확대와 매장 혁신, 생활밀착형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기존 가전양판점의 공식을 깨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노리는 롯데하이마트가 야놀자 출신 김종윤 신임 대표의 지휘 아래 사업모델 혁신을 실적 반등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총매출액은 73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 준 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28% 감소된 수치다. 대형가전 시장 부진의 영향이 컸다.

앞서 1분기 총매출액은 636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48억 원으로 전년보다 37억 원 확대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총매출액은 1조3686억 원으로 1.8% 줄었고, 영업손실은 139억 원으로 133억 원 늘었다.

1분기 감소했던 총매출액이 2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외형 반등을 이익 개선으로 연결하지 못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월별 매출 흐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총매출액 증감률은 지난 4월 -6.2%, 5월 -0.8%를 기록한 뒤 6월에는 8.3%로 올라섰다. 이를 근거로 회사는 2분기부터 매출 개선 추세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6월 반등에도 2분기 전체 총매출액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매출 회복의 신호는 나타났지만, 이를 뚜렷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기까지는 갈 길이 남았다는 평가다.

가전 판매점 넘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기존 혁신 전략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과제는 김종윤 신임 대표에게 넘어갔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야놀자 출신인 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며 사업모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야놀자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신규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어려움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가전 판매 채널 다변화, 코로나19 이후 대형가전 교체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에는 고물가와 고환율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대형가전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는 ▲홈 만능해결 서비스 강화 ▲스토어 포맷 혁신 ▲자체브랜드(PB) 리뉴얼 ▲이커머스 개편 등 4대 전략을 추진해 왔다. 2022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실적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던 4대 핵심 전략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올해 45%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PB ‘PLUX(플럭스)’ 단독 매장과 지역 허브 매장,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이커머스, 구독 서비스인 ‘하이마트 구독’, 가전 위탁판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가전을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구매와 관리, 수리, 교체를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에게는 이 같은 사업모델 혁신을 실질적인 매출 확대와 수익성 회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김종윤 대표에게 넘어간 혁신 바통

1978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구글과 맥킨지앤컴퍼니, 야놀자 등을 거치며 사업 전략과 마케팅, 신사업 개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야놀자에서는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사업책임자(CBO), 야놀자클라우드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 유치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했으며 AI·데이터 기반 운영체계와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모델 구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켜 실행에 옮기는 ‘실행형 경영자’로 알려졌다. 야놀자 내부에서도 새로운 사업 방향을 빠르게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경영자로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이 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한 배경에도 이러한 실행력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 글로벌 사업 운영 경험이 작용했다. 가전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데이터플랫폼 ‘THE COMPASS’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사업에 투입한 자본만큼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투자한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2025년 연간 0.31%에서 올해 2분기 기준 –4.24%로 떨어졌다.

투입한 자본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능력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영업 과정에서 남기는 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세후 영업수익성을 나타내

는 순영업이익(NOPAT) 마진은 올해 2분기 –3.09%에 그쳤다.

ROIC에서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인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뺀 격차도 2025년 -2.0%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5.59%포인트로 확대됐다.

사업에 투입한 자본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이를 활용해 벌어들인 수익이 더 적었고, 그 격차도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이사 및 대형가전 수요 위축이 자리한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백색가전은 이사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신규 구매와 교체 수요가 정체됐다.

롯데하이마트가 서비스와 PB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확대하고 있긴 하나, 아직 대형가전 판매 부진을 상쇄할 정도로 성장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올 하반기 IT·모바일 제품을 강화해 고객 방문을 늘리고 이를 수익성이 높은 대형가전과 생활·주방가전 구매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전사 업무와 고객 행동 데이터 분석, 상담·판매 지원 등에 AI를 확대 적용해 생산성과 점포 운영 효율도 높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개선을 통한 이익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AX(AI 전환) 추진을 통해 생산성과 판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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