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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누구나 대화하듯 주식 거래하는 오픈API…증권사의 ‘AI 플랫폼화’ 신호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3 10:46

코딩 넘어 자연어로 주문·계좌분석…증권사 서비스의 중심이 ‘앱’에서 ‘AI 인터페이스’로

토스증권, 누구나 대화하듯 주식 거래하는 오픈API…증권사의 ‘AI 플랫폼화’ 신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토스증권이 누구나 대화하듯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API를 정식 출시하면서 증권업계의 서비스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단순히 개발자에게 거래 기능을 개방하는 수준을 넘어, 챗GPT·클로드 등 대형언어모델(LLM)을 통해 일반 투자자도 자연어로 주식 주문과 계좌 조회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다.

증권사의 API가 그동안 ‘개발자를 위한 금융 인프라’였다면, 토스증권은 이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투자 인터페이스’로 확장했다. 증권사 앱에 접속해 여러 메뉴를 찾아 주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와 대화하는 것만으로 투자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토스증권은 13일 국내·해외주식을 하나의 API로 거래할 수 있는 ‘토스증권 오픈API’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 전체 고객으로 이용 대상을 확대했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API와 AI의 결합이다. 투자자가 발급받은 API 키를 챗GPT나 클로드 등 외부 LLM에 연결하면 별도의 코딩 없이 자연어 명령을 통해 종목 조회부터 주문까지 할 수 있다.

가령 투자자가 AI 대화창에 “A종목 10주를 시장가로 매수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명령을 해석해 실제 주문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종목 정보와 실시간 시세 조회는 물론 본인 계좌 정보 확인, 일반·조건 주문 등도 가능하다.

토스증권이 오픈API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한 ‘개발자 고객 확대’가 아니라 증권 서비스의 접점을 넓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증권사 API는 일정 수준의 개발 역량을 가진 이용자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 반면 AI가 자연어와 API 사이의 중간 단계 역할을 맡게 되면 투자자는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투자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API의 대중화가 곧 AI를 통한 투자 서비스의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토스증권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 증권사 간 경쟁이 ‘어떤 MTS가 편리한가’, ‘수수료가 얼마나 저렴한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누가 AI가 활용하기 좋은 투자 인프라를 갖추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외 주식을 하나의 API로 연결한 것도 의미가 있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별도의 시스템으로 이용하는 대신 하나의 API에서 시세 조회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서 투자자가 AI를 활용해 국내외 자산을 아우르는 투자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API의 의미가 달라진다. 고객이 증권사 앱에 직접 들어와 거래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객이 사용하는 다양한 AI 서비스와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증권사의 거래·계좌 인프라가 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증권사가 고객의 ‘최종 화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증권사는 자체 MTS와 HTS를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투자자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으면 투자자는 증권사 앱을 직접 열지 않고도 AI를 통해 증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증권사의 경쟁력이 앱의 화면과 편의성을 넘어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거래 인프라의 개방성으로 확장되는 이유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자연어 명령이 실제 주문으로 연결되는 만큼 잘못된 해석이나 오작동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중요하다. 특히 ‘매수해줘’와 같은 명령은 단순 정보 조회와 달리 실제 금융자산의 이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문 확인, 투자자 인증, 권한 관리 등에서 기존 MTS보다 높은 수준의 통제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토스증권의 오픈API는 증권사가 AI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API가 증권사의 기능을 외부에 연결하는 기술이었다면, 생성형 AI와 결합한 API는 증권사의 기능을 사람의 언어와 연결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토스증권이 이번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시장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가 반드시 증권사 앱의 메뉴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AI와 대화하면서 투자하고 그 뒤에서 토스증권의 거래 인프라가 작동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의 디지털 경쟁이 ‘더 편한 MTS’를 만드는 경쟁에서 ‘AI가 금융서비스를 호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쟁’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토스증권의 오픈API 정식 출시는 단순한 신규 서비스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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