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기사 모아보기)이 배당 투명성과 주주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리며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86.7%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정량적 지표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준호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 친정체제와 집중투표제 미도입 등 실질적 이사회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는 명확한 한계를 마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73.3→86.7% ‘꾸준한 개선’
24일 NHN이 공시한 ‘2025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3개 항목을 준수했다. 준수율은 86.7%다.
특히 자본시장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목은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항목의 준수다. NHN은 매년 12월 31일에 주주명부를 먼저 폐쇄해 주주를 확정한 뒤,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해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 규모를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NHN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 지은 뒤 배당 기준일을 사후에 설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2024년 공시 당시 자산총액 2조 원 미만 기업들의 배당 예측성 준수율이 10% 안팎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여기에 2025년 사업연도부터 또 하나의 질적 지표를 추가했다. 바로 ‘정기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다.
앞서 NHN은 2024년과 2025년 정기주주총회 당시 연결 결산 및 회계 감사 소요 시간, 사내외 이사 일정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주총 집중일에 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열린 제13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자본시장의 주총 분산 개최 기조에 맞춰 ‘주총분산 자율준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집중일에 총회를 개최, 주주 참여권을 한 단계 더 보장했다.
이처럼 2024년 배당 투명성 확보에 이어 2025년 주총 분산 개최까지 연이어 연도별 과제를 풀어내며, 정량적 지표만 놓고 보면 거버넌스 우수 기업으로 가기 위한 기틀을 성실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호 의장 사수’, 책임경영 속 가려진 견제력
문제는 지배구조의 질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 독립성’ 대목이다. NHN은 이번 보고서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외형적으로는 경영(대표이사)과 감독(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이원화해 상호 견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부 거버넌스를 들여다보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현재 NHN의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은 사외이사가 아닌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이준호 회장이다.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기준이 ‘대표-의장 분리’를 권고하는 본질적인 취지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경영진의 독주를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감시·견제하도록 하는 데 있다. 오너가 의장직을 직접 사수하는 구조에서는 이사회의 고유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NHN의 이 같은 선택은 나름의 명분을 갖는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IT(정보기술) 인프라·게임·커머스 시장 환경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창업주 중심의 강력한 ‘책임경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실제 NHN은 최근 수년간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기술 중심의 신사업으로 전사 역량을 집중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NHN 계열사 수는 2021년 86개, 2023년 83개, 2024년 78개, 2025년 60개까지 줄어드는 등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NHN클라우드를 필두로 한 AI(인공지능) 인프라 확충 등 대규모 자원 배분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너 중심의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진을 견제하는 실질적 거버넌스를 확립하지 못하면서, NHN 이사회는 여전히 ‘이준호 회장 친정체제’ 아래 놓이게 됐다. 외형상의 제도 분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너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향후 NHN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여정의 숙제로 남게 됐다.
‘집중투표제’ 미도입 딜레마, 진정한 밸류업으로 가는 과제
NHN이 미준수한 다른 지표는 ‘집중투표제 도입’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주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이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액주주들이 연대할 경우 소수의 지분으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어,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대표적인 장치로 꼽힌다.
NHN을 비롯한 국내 다수의 대기업과 IT 상장사들은 경영권 방어와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 저하, 투기성 자본의 공격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 제도의 도입을 꺼려왔다. NHN 역시 지배력 안정과 신속한 책임경영 체제 유지를 위해 이번에도 집중투표제 도입을 유보하는 선택을 내렸다.
하지만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경쟁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관련 제도를 도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NHN의 2025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배당 절차 개선’이나 ‘주총일 분산 개최’처럼 경영권이나 실질적인 지배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주주 편의성 지표는 성실히 수용했으나, 오너십을 직접 견제할 수 있는 핵심 지표 앞에서는 명확한 경계선을 그어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최근 주가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NHN 주가는 3만5550원으로, 지난 5월 29일 한때 6만4900원까지 급등했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다시 박스권 하단으로 회귀했다. 거버넌스 지표 개선이라는 정량적 성과가 실질적인 밸류업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IB(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 눈높이가 단순한 정량적 수치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구축된 오너 중심 책임경영 체제 속에서 이사회의 실질적 독립성과 주주 가치 제고를 어떻게 시장에 증명해 나갈지가 향후 NHN 밸류업 성패를 가를 핵심 숙제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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