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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엔젠바이오, 대규모 유증에 무상감자까지…벼랑 끝 전술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2 12:57

주주가치 희석 80%...보호예수 부재, 오버행 이슈 우려
연구개발 인력 90% 이탈…기술 기업 근간 ‘흔들’

엔젠바이오 주주가치 희석 규모(단위: 주)/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엔젠바이오 주주가치 희석 규모(단위: 주)/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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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엔젠바이오가 유상증자와 동시에 무상감자를 진행한다. 표면적 재무개선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이다. 인수합병(M&A)를 통한 외형확대는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특히 대규모 인력 유출 등은 향후 리스크 우려가 지속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2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173억원)과 채무상환자금(51억원)으로 사용된다. 특히 17%에 달하는 고금리 단기차입금(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환을 통해 이자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증자와 함께 무상감자(3주→1주)도 진행한다. 누적된 결손금을 보전하고 자본잠식을 해소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무상감자는 주주들에게 보상없이 주식수를 줄이는 대신, 줄어든 자본금만큼 회계상 결손금을 털어내는 방식이다. 주당 1000원 이하로 거래되는 ‘동전주’ 이미지도 탈피하게 된다. 게다가 증자를 통해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위험에서도 벗어난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상장폐지와 거리를 둔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다. 문제는 유증과 감자를 실시한 이후 실적 개선 등에 대해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엔젠바이오는 국내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정밀진단 패널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전국 33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 타이틀이 무색한 이유는 비용이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매출 규모는 형성되지 않았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가 일부 암종에 한정돼 있고 환자 본인부담률도 50~90%에 달한다는 점도 NGS 검사 채택을 늦추는 요인이다.

핵심 인력 이탈, 생존과 재무개선 ‘딜레마’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인력 이탈이다. 지난 2022년 말 62명에 달했던 연구개발 인력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6명으로 약 90% 급감했다. 기술 기업은 인력이 핵심 자산이자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능력을 좌우한다. 따라서 인력난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엔젠바이오는 경영전략을 일부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매출액은 직전연도 대비 약 279% 급증한 21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체 성장이 아닌 인수합병(M&A)에 따른 결과다. 엔젠바이오는 지난해 9월 수도권 대학병원과 대형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엔젠파마(누리팜)를 인수했다. 엔젠파마 실적이 반영되면서 엔젠바이오의 상품매출은 2024년 1억3000만원에서 2025년 142억3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올해부터는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DTC 유전자 검사 사업을 중단했다. 이는 대규모 연구개발 인력 축소와도 연결된다.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 개선 및 수익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셈이다.

따라서 기존 ‘기술력 있는 벤처’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있다. 이번 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715만주다. 현재 주식수 대비 무려 80%에 달하는 규모이며 증자 후 발행주식 총수의 44.45%를 차지한다.

게다가 미상환 전환사채(CB)와 주식매수선택권 등 잠재적 출회물량(1273만주)을 고려하면 가치제고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번 신주는 보호예수도 설정되지 않아 오버행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SH헬스케어투자1호조합(21.95%)은 이번 배정물량의 50%만 참여한다. 투자자들은 최대주주가 책임경영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비우호적인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엔젠바이오 유상증자 참여는 성장보다는 생존에 베팅하는 격이다. 사업구조 변화와 주주가치 희석 등이 투자 메리트를 낮추면서 증자 흥행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엔젠바이오는 오버행 규모가 상당하고 기술 기업 프리미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캐시카우 확보가 우선인만큼 투자매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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