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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 컬리 대표, ‘꿈의 직장’ 골드만삭스 사표 던진 사연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7 00:00 최종수정 : 2026-05-07 08:13

금융·컨설팅업계 거친 인문학 전공자
배움에 대한 갈증이 만든 창업 욕구

김슬아 컬리 대표, ‘꿈의 직장’ 골드만삭스 사표 던진 사연은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김슬아닫기김슬아기사 모아보기 컬리 대표가 걸어온 길은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다. 정치학을 전공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골드만삭스에 몸을 담았다. 이후 맥킨지앤컴퍼니, 테마섹,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투자업계를 두루 거쳤다.

그런 그가 2014년 돌연 창업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였다. 이 고민은 향후 마켓컬리라는 서비스로 구체화됐다.

1983년생 김 대표는 민족사관고등학교 국제반 재학 중 미국의 루미스 채피 스쿨(Loomis Chaffee School)로 전학을 갔다. 이후 미국 동부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웰즐리 칼리지에 입학해 2007년 국제관계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금융·컨설팅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했다.

특히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 등 이른바 ‘MBB(맥킨지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앤컴퍼니)’로 불리는 컨설팅사에 몸담으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컨설팅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던 김 대표의 진로를 바꾼 것은 ‘배움’에 대한 갈증이었다. 인문학 전공임에도 금융업계에 진출한 것 역시 새로운 영역을 배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컨설팅업계를 겪어본 이후,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던 시기인 2014년은 2세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초기 단계였다. 다만 당시 온라인 유통은 가격경쟁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었고, 신선식품은 품질 관리와 배송 한계로 인해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였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은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신선식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기 어려운 온라인 환경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이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상품 선별 기준과 물류 시스템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2015년 컬리는 설립 초기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거의 매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 대표가 강남 테헤란로 일대를 돌며 100명이 넘는 투자자를 직접 만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2016년 시리즈B(170억 원) ▲2018년 시리즈C(670억 원) ▲2019년 시리즈D(1350억 원) ▲2020년 시리즈E(2000억 원) ▲2021년 시리즈F(2254억 원) ▲2021년 프리IPO(2500억 원) 등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다만 추진했던 상장은 시장 환경 악화로 철회했다.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김 대표는 고객 경험 관리에 공을 들였다. VOC(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며 서비스 품질을 점검하고, 내부 회고를 통해 단기 및 중장기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컬리의 사업의 성과로 나타났다. 빠른 성장보다 고객 경험과 서비스 완성도를 우선시하는 전략이 드디어 지난해 흑자 전환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회사를 ‘결승선이 없는 마라톤을 뛰는 조직’에 비유했다. 단기적인 매출 규모나 업계 1위 달성보다 고객이 컬리를 통해 ‘잘 먹고 잘 사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향후 컬리의 성장 전략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만큼, 김 대표의 선택이 컬리의 다음 단계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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