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올해 목표이자 당부다. 임 회장뿐만 아니라 KB·신한·하나·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지역 기반 금융지주 회장들까지 앞다퉈 AI의 '실무 적용'을 강조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AX에 속도가 붙고 있다.

AI 활용 '실질적' 업무 혁신 도모
우리은행은 최근 기존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엔터프라이즈 레벨 AI 에이전트 기반 AX 추진’ 사업에 돌입했다. '엔터프라이즈 레벨 AI(Enterprise Level AI)'란 전사(全社) 차원의 비즈니스 환경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해 설계된 AI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한 AX는 국내 금융권 중 우리은행이 최초다. AX를 통한 실질적 업무 혁신을 위해 현업 담당자의 제안을 반영한 575개의 에이전트 요건을 도출했고, '실행 용이성'과 '투자 대비 효과'를 기준으로 심층 평가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업여신 ▲자산관리 ▲내부통제 ▲고객상담 ▲업무자동화 등 5대 과제 영역의 29개 업무에 적용할 175개 AI 에이전트를 최종 선정했다.
오는 12월에 1차로 97개의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예정이며, 2027년 초까지 78개의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므로 은행 내 금융 AI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적 금융 관련 업무에 AI를 우선 적용하자는 임종룡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미 다양한 형태의 AX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은행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는 생성형 AI 기반 ‘심층 리서치(Deep Research)’가 있다. ‘심층 리서치’는 행원이 산업·기업 분석을 요청하면 내부 금융 데이터를 수집·연계·분석해 단시간 내 전문가 수준의 보고서 초안을 제시하는 지능형 보고서 작성 지원 시스템이다.
자료 수집·정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뿐만 아니라, 내부 핵심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므로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닌 맥락이 담긴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심층 리서치’ 시스템에 산업 동향·뉴스 등 외부 정보 분석에 능한 AI 'MS 코파일럿'을 결합해 보고서의 정밀도를 더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유망 기업과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것인데, 해당 시스템을 통해 기업 분석 수준과 시간이 모두 단축된다면 성과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부산은행도 AX 활발
AI의 실무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우리은행만의 얘기가 아니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마이데이터와 AI 기술 결합한 '맞춤형 재무 상담 서비스'를 전국 영업점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맞춤형 재무 상담'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오프라인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흩어져 있는 고객 금융 정보를 통합, 생성형 AI 기술로 데이터를 분석해 영업점의 현업 행원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지역 기반 은행들 역시 AX에 적극적이다. 제주은행은 KT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 지방은행 최초로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인공지능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제주은행의 AI 플랫폼은 실시간 질의응답을 비롯해 보고서·공문 자동 작성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단계적 고도화를 통해 내부통제 점검·여신 심사 지원·시스템 개발 업무 보조 등 은행 주요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도입, 활용할 방침이다.
이희수닫기
이희수기사 모아보기 행장은 “지방은행 최초로 생성형 AI를 실무에 도입해 직원 주도의 업무 혁신을 이루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금융 이력에 더해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함께 분석하므로 고객의 상환능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평가, 생산적·포용금융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머신러닝 기반 분석 기술로 고객의 신용도를 다각도로 판단함으로써, 기존 평가 체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요소까지 심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실질적인 상환 능력을 갖춘 고객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도 AI로
잇따른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금융당국의 강력한 '신뢰금융' 기조에 AI를 금융소비자 보호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 LG유플러스와 협업한 ‘AI 기반 보이스피싱 실시간 대응 체계’를 공개했다.국민은행의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과 LG유플러스 AI 통화앱 ‘익시오(ixi-O)’의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를 연동한 것으로, 통신 단계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정황이 포착되면 관련 정보가 국민은행의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즉시 전달된다.
범죄를 발생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해 계좌 지급정지, 정밀 모니터링 전환 등 신속한 선제 조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AI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지난해 약 1720억원의 금융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는 사전 예방을 통한 범죄 원천 차단 사례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구축한 'AI 기반 내부통제·안전관리 시스템'을 이달부터 영업점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해당 시스템은 IP CCTV 중앙집중화와 AI 영상분석 기술을 결합,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한 사고 대응을 구현했다.
AI 기반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전 영업점 CCTV 영상을 본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AI 영상분석을 활용해 ▲고액 인출·계좌이체 등 중요 거래 시 이상징후 탐지 ▲CCTV 기반 현금 계수 결과 자동 추출·저장 ▲내금고·기계실 출입 시 2인 1조 원칙 준수 여부 감시 등 주요 내부통제 기능이 적용된다.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했다. 야간·휴일에는 스마트 화재탐지기와 CCTV를 연동해 초기 화재를 감지하고, 영업 중에는 명찰형 비상벨(착용형 비상 호출 장치)을 통해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I 이동객체 탐지를 통해 침입자와 침수 등 이상 상황을 인식하고, 상황실 및 보안업체와 연계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사고 대응 속도도 기존 대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세룡 우리은행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은 “AI 기반 내부통제 및 안전관리 시스템은 금융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을 동시에 강화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금융 환경 조성을 위해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체계를 지속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추진을 위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I 기반 경영·업무 시스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적 금융을 원활히 뒷받침하고, AI 생태계 확산에도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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