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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지능 VS 플랫폼 지능, 미래에셋과 토스가 던진 화두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26 13:16

IB-WM 선순환 전통 모델…중소형사 AI 활동 돌파구 마련 관건

증권사 연도별 총자산 합계 추이(단위: 조원)/출처=나이스신용평가

증권사 연도별 총자산 합계 추이(단위: 조원)/출처=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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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증권업계가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등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IB와 WM 연계 모델 강화가 시장 지배력과 비례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토스증권은 각기 다른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같은 증권사지만 서로 다른 수익 접근 방식이 더욱 돋보이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총자산은 지난 2020년 말 약 584조8000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기준 857조원으로 약 46.5% 성장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전체 순영업수익은 17조5000억원에서 18조1000억원으로 3.7% 증가에 그쳤다.

연환산 기준(2025년 3분기 연환산 24조1000억원)으로는 37.7% 확대됐지만 여전히 총자산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적 정점이었던 2021년(23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3% 성장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과거 대비 더 많은 자본과 부채를 끌어 썼지만 벌어들이는 수익은 정체된 셈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위탁매매는 2021년 7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조3000억원까지 급감했다. 2025년은 연환산 기준 6조3000억원 수준으로 실적 회복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2021년 4조7000억원에서 2025년 연환산 기준 3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으로 과거 성장 탄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사 위주로 IB 비중이 높아지면서 증권업 전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자기매매 부문은 지난 2022년 2조1000억원 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연환산 기준 2조9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하지만 자기매매는 시장 변동성에 민감해 향후 안정적인 실적 전망을 담보할 수 없다.

자산관리 부문은 2025년 연환산 기준 1조4300억원으로 이전 최고점이었던 2021년(1조32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위탁매매나 운용보다 변동성이 낮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은행(IB)에 가까워지는 한국·NH·삼성·KB

증권산업은 각 사업부문별로 기민하게 연결돼 있다. 예를 들면 IB부서가 상품 소싱(주식, 채권 등)을 담당하고 WM에서 소화하기 때문에 IB-WM 연계 영업은 핵심 중 핵심이다.

위탁매매의 경우 투자자들이 타 증권사로 계좌를 옮길 유인이 크지 않다. 매매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것은 물론 위탁계좌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 또한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IB부서가 매력적인 상품을 소싱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인투자자들은 리테일이나 WM 부서를 통해 해당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증권사를 옮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위탁매매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뚜렷하지 않다.
증권사 사업부문별 수익(2025년 3분기 말 기준, 단위: 억원)./출처=나이스신용평가

증권사 사업부문별 수익(2025년 3분기 말 기준, 단위: 억원)./출처=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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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중 IB 부문 손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3941억원)이다. 이어 메리츠증권(3908억원), NH투자증권(3602억원), 삼성증권(2052억원), KB증권(1809억원), 키움증권(1738억원), 미래에셋증권(79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WM 부문에서 가장 높은 손익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2352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365억원으로 뒤를 이었지만 IB부문에서 2위를 기록한 메리츠증권은 WM에서 297억원을 기록해 키움증권(112억원)보다 앞서는데 그쳤다.

전 사업부문에서 비교적 고른 수익을 내는 증권사들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투자증권(IB 3941억원, WM 1365억원), NH투자증권(3602억원, 961억원), 삼성증권(2052억원, 1209억원), KB증권(1803억원, 599억원)들은 여타 증권사 대비 IB가 WM 대비 2~4배 규모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은 사업구조 다변화와 안정적 수익 창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시장에서 ‘투자은행’(IB)이라는 수식어가 그나마 어울리는 증권사들이다.

토스증권, 자본력 압도한 플랫폼 지능

IB와 WM이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브로커리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사 중 브로커리지 수익 1, 2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IB 부문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관련 인력 이탈과 WM 강화로 체질이 변했다. 상품 생산(IB)보다 관리(WM) 쪽에 집중하는 과정에서도 브로커리지 수익은 견고했다. 선순환 공식이 증권사 성장에 반드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키움증권은 정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 증권사 타이틀을 등에 업고 국내 주식수수료 부문 1위를 오랫동안 고수했으며 역으로 IB부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를 보면 토스증권의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토스증권 해외주식 수수료는 4494억원으로 업계 1위다. 미래에셋증권(4318억원), 키움증권(3205억원) 등 리테일 강자들을 앞섰다.

핵심은 자본력 중심이 아닌 플랫폼 경험(UX)이다. IB-WM이라는 거대한 조직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증권업계 고정관념과 승자독식 구조에 균열을 낸 것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양극화되고 있다. 대형사에 수익이 집중되는 반면, 중소형사들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특히 IMA, 발행어음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성장이 예고되면서 편차를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소형사들의 근본적 문제는 차별화와 전략 부족이다. 기존 대형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물론 토스증권과 같은 틈새시장 공략 등도 보이지 않는다.

생산적 금융·모험자본 공급, 미래에셋 반격 기대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업계 2위(10조4000억원)다. 하지만 IB 부문의 지속적인 약화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2%로 국내 대형사 10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중 두번째로 낮다.

낮은 자본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 강제적인 자본재배치가 불가피하다.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등이 맞물리면서 미래에셋증권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15.2%로 가장 낮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PF 위험값 차등 적용(최대 90%) 규제는 우발부채 비율이 높은 곳에는 부정적이다.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단위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단위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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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중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156.3%)이며, 대신증권이 2위(102.4%)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50~60% 수준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함게 삼성증권(39.3%), 신한투자증권(37.6%)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클린자본’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IMA로 조달한 저렴한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서 IB부문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

이는 다시 WM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전 사업 부문 성장이 가팔라질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는 증권사들의 IB를 중심으로 한 소싱 능력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중소형사들과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중소형사들은 생존을 위해 완전히 다른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인 만큼 이를 활용한 기업회생 자문 및 VC 연계 등 특화와 위탁매매 질을 높이기 위한 리서치 서비스 등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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