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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에스원, 행동주의 펀드 ‘외통수’…’타의적’ 가치제고 급선회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5 15:35 최종수정 : 2026-10-15 16:01

4500억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에스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및 지분변화./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에스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및 지분변화./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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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에스원이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와 소각 카드를 꺼냈다. 사실상 전무했던 자본배분 효율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있다. 에스원은 주주환원을 표방하지만 사실상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가깝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주의 펀드가 설계한 ‘외통수’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스원은 전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454만5454주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주당 9만9000원(총 450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공개매수가는 지난 13일 종가(8만7000원) 대비 13.79% 높은 수준이다.

이는 발행주식총수(3799만9178주)의 11.96% 수준이다. 매수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다. 취득한 주식은 공개매수 종료 후 1년내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418만8939주)도 오는 11월에 전량 소각한다. 공개매수 주식과 기존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총수는 2926만4785주로 줄어든다.

지난 7월 31일 에스원은 자사주 취득·처분·소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조금 넘은 시점에 전략이 바뀐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것은 에스원이 아닌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로 보인다. FCP는 지난 8월 27일 삼성SDI·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5개 계열사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 20.6%(781만5656주)를 주당 11만6000원(총 9066억원)에 전량 인수하는 제안을 내놨다.

FCP는 앞서 언급한 삼성그룹 계열 5개사 주주다. FCP는 삼성그룹 5개사와 에스원의 사업적 시너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본배분 효율성을 겨냥한 셈이다.

FCP가 제시한 주당 매수가(11만6000원)는 당시 주가 대비 약 40% 넘는 할증이 붙은 수준이자 역대 최고가(11만5000원)를 넘는다.

삼성그룹 5개사가 FCP 제안에 응하면 FCP는 에스원 1대 주주인 일본 세콤(25.65%)에 이어 2대 주주(20.57%)에 오른다. 이때 FCP 입장에서는 에스원 지분확보를 위한 자금이 소요되지만 삼성그룹 5개사로 해당 자금이 유입된다. 각 기업들이 확보한 자금을 가치제고 혹은 성장에 투입하면 FCP 입장에서는 더 큰 이득을 보게 된다.

삼성그룹 5개사가 FCP 제안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FCP에만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닌 삼성그룹 5개사가 에스원 지분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는지를 시장에 상세히 알려야 하는 것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의 진짜 의미

에스원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및 구성요소./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에스원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및 구성요소./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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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는 저평가된 기업 지분을 확보하고 서한 발송, 이사회 진입 등을 통해 기업이 가치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한다. 하지만 이는 행동주의 펀드 전략 중 하나일 뿐이다.

FCP의 전략은 사실상 삼성그룹 전반 복잡한 지배구조를 겨냥하고 있다. 계열사 전체가 얽히고 설킨 지분구조를 어떤 명분으로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본질을 묻는 것이다.

만약 삼성그룹이 FCP 제안을 받아들여 에스원을 지배구조에서 완전히 떼어낸다면 유사한 지분구조를 가진 계열사들이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 제안을 거부하는 경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룹 지배구조 유지에 대한 명분을 내놔야 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삼성그룹은 다소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에스원이 내놓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을 보면 삼성그룹 계열사는 응모하지 않는다. FCP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타의적 주주환원’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에스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진행되면 삼성그룹 계열사와 세콤은 최대주주 연합 과반 지배력이 자연스레 확대된다.
에스원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에스원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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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은 자본비중이 높아지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하는 전형적인 비효율적인 자본배분 상태다.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에스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00억원이 넘는다.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2000억원 전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이다. FCP가 에스원을 중심으로 지배회사들에 동시 압박을 가하는 전략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선택지를 상당히 좁힌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에스원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려도 FCP 입장에서는 손해볼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FCP는 이미 에스원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어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 결정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뿐만 아니라 국내 그룹 전반 불필요한 지배구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사례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 활동이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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