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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4지구 입찰 하루 만에 ‘유찰’…절차·법리 모두 흔든 조합 판단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10 16:08

성수4지구 전경./사진=대우건설

성수4지구 전경./사진=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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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이 마감 하루 만에 유찰 처리됐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조합은 지난 2월9일 입찰을 마감했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조합은 10일 대우건설이 일부 분야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찰을 유찰 처리했다고 통보하고, 곧바로 2차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조합 측은 대우건설이 ▲흙막이 ▲전기 ▲통신 ▲구조 ▲조경 ▲소방 ▲기계 ▲부대토목 분야 세부 도면이 제출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해당 도면들은 정확한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한 근거 자료였지만, 대우건설의 도면 미제출로 조합은 공사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도서들이 입찰 단계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할 필수 항목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던 만큼, 당초 요구되지 않았던 서류를 이유로 입찰을 종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 측은 최초에 원론적인 큰 틀에서만 얘기했지 자세한 상세도면에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며 “통상적으로 자세한 상세도면은 설계가 확정되고 난 뒤에 나오게 된다. 이번 입찰에서도 지침에서 요구한 모든 서류를 충실히 제출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시공자 선정 입찰 단계는 실시설계가 아니라 개념 설계와 공사비.사업 수행 능력을 비교하는 단계”라며 “특정 분야 세부 설계도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입찰 자체를 무효로 돌리는 사례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에 대한 법적 쟁점도 뒤따른다는 점이다. 법원은 과거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 과정에서 일부 설계 도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입찰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사례가 있다. 또 입찰 이후 사후적으로 기준을 적용해 경쟁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제시해 전례가 있다.

성수4지구 조합이 대우건설에 보낸 공문.사진=조합

성수4지구 조합이 대우건설에 보낸 공문.사진=조합

대우건설 측은 경쟁입찰의 목적이 여러 시공사의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선택지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제안서 검토 없이 입찰을 종료한 조합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판례 취지를 고려할 때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조합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조합이 유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나 대의원회 등 내부 의결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자 선정은 사업 수익성과 조합원 부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안으로 통상 주요 결정은 내부 의결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입찰 유효성 판단은 조합 재량 영역이지만 그 재량 역시 정관과 절차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한다”며 “이사회나 대의원회 의결 없이 유찰을 결정했다면 향후 절차 위반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측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음에도 조합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입찰을 유찰시키며 사업기간도 2개월가량 지연시키는 바, 현재 공정성이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정건설사에만 유리하게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하게 관련 법령과 판례에 따른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특정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정비사업 전반의 절차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조합은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주체”라며 “절차적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결국 조합과 조합원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219-4일대에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3.3㎡(평)당 공사비는 1140만원 수준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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