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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기사 등판...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10.9조 제련소 건설 승부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5 18:48 최종수정 : 2025-12-17 21:05

테네시주에 신규 제철소 프로젝트 발표
'중국 의존도 줄이기' 미국과 이해관계 일치
최대주주 MBK·영풍과 지분 차이 확 줄일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10조9000억원 규모의 현지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의 전략광물 무기화에 맞선 한미동맹 핵심 사례이자, 최 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전략적 승부수로 평가된다.

15일 고려아연은 미국 종속회사 '크루서블 메탈즈'를 통해 10조9000억원 규모의 현지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신규 제철소는 테네시주에 있는 기존 니르스타 제련소 부지를 인수해 시설을 재구축한다. 연간 생산량은 아연 30만톤, 연 20만톤, 동 3만5000톤, 희소금속(안티모니·게르마늄·갈륨 등) 5100톤을 목표로 한다.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JV'에 2조8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크루서블 JV는 미국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출자한 곳이다. 유상증자 이후 JV는 고려아연 지분 10%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 주요 주주가 되는 셈이다.

나머지 재원은 미국 정책금융 지원 대출(6조9000억원)과 미국 상무부 보조금 지원(3000억원), 고려아연 직접투자 8570억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투자 목적에 대해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내 전략적 지위 확보 및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미중 패권 전쟁 과정에서 중국은 첨단산업의 핵심인 전략광물을 수출 통제로 무기화해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미국이 중국 외 지역에서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고려아연과 손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로 이번 투자는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영풍 연합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MBK·영풍는 고려아연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19%를 보유한 최 회장은 우호 지분을 합쳐도 32%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이사 임기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는 내후년 경영권을 뺏길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해 최 회장측에 선다면, MBK·영풍과 최 회장 지분이 각각 40% 안팎으로 비슷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가 아닌 고려아연 지분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적 상시게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라고 반발했다.

변수는 한국 정부가 누구의 편을 들어주는가에 있다. 지난해 말 최 회장은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자 이를 철회하고 최 회장이 직접 사과했다.

다만 이번에는 고려아연의 미국 전략 투자가 국익과 부합한다는 명분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 측이 투자 결정 이전부터 우리 정부와 긴밀한 교감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이례적으로 경제사절단에 합류한 바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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