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 1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7% 오른 144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7억 원으로 149.3% 증가했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약 20년간 독자 개발한 끝에 지난 2020년 5월 미국 시장에 발매한 자체 신약이다. 올 1분기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13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6% 늘었다. 고마진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실도 자연스레 강화됐다.
현지 직판 플랫폼과 현지에 특화된 세일즈 전략 등이 주효했다. 회사는 미국 내 영업 인력을 중심으로 신규처방건수(NBRx) 콘테스트 등을 펼치고 있다. 이에 분기 월평균 NBRx가 처음으로 160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이르면 이달부터 DTC(Direct-to-Consumer) 광고를 진행해 엑스코프리 인지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적응증과 제한 연령 확장도 노리고 있다. 회사는 적응증을 기존 부분발작에서 전신발작(PGTC)까지 추가하기 위해 연내 관련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복용 연령은 소아까지 넓힐 수 있도록 현탁액 제형을 개발해 NDA(임상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백신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1분기 외형이 대폭 확대됐다. 회사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15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0%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1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다만 전년 동기(281억 원)와 비교하면 손실이 46.2% 감소해 적자폭은 개선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지난해 추진한 M&A 효과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10월 백신 원료, 유전체 분석 등으로 유명한 독일 기업 IDT바이오로지카(이하 IDT)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오던 IDT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한 뒤 그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설비 운영 효율화, 생산량 확대 등으로 올해 IDT 연 매출을 41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단 목표다.
백신 판매 호조도 실적 개선을 거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는 올해부터 남반구 수출량이 늘고 있다.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도 PAHO(범미보건기구) 선행입찰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중남미 시장 공급 기간을 2027년까지 확대됐다. 또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는 가격 경쟁력과 접종 편의성 등 강점으로 국내 공급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와의 협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와 올 초, 백신 6종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항체주사에 대해 사노피와 국내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중 소아용 6가 혼합백신 ‘헥사심’은 지난 1월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적용됐다. 이후 2월엔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가 영유아 대상 접종을 개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도 글로벌 임상 3상 투약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