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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정은보 “두산에너빌 주주보호 미흡” 한 목소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9-02 00:00 최종수정 : 2024-09-02 08:34

거래소, 주주보호 정책 정정공시 요청
금감원은 두산 구조개편안 2차례 거부

이복현·정은보 “두산에너빌 주주보호 미흡” 한 목소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에 이어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도 두산에너빌리티(대표이사 회장 박지원)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거래소는 앞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5월 31일 공시를 완료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중 ‘주주보호 정책’ 마련 여부에 대해 정정할 것을 요구했다.

지배구조보고서는 주주 권리,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현황, 외부감사인 독립성 등을 담은 보고서다. 거래소 기업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지난 2017년 처음 도입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법인 중 자산 5000억원 이상인 곳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다. 현재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중심에 서 있는 두산밥캣(60%)과 지주회사 두산(60%)보다는 낮다. 총자산이 5000억원을 넘지 않는 두산로보틱스는 공시 대상이 아니다.

지난달 14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신고한 내용을 살펴보면 거래소는 ‘기업의 소유구조 또는 주요 사업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합병, 영업양수도,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등에 대한 소액주주 의견 수렴, 반대주주 권리보호 등 주주보호를 위한 회사의 정책을 설명한다’는 세부원칙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다.

기존에는 정책을 마련했다는 의미인 ‘Y(O)’로 표시돼 있었는데, 정정한 보고서에는 ‘N(X)’으로 바뀌어 있었다. 회사 측은 “당사가 보고서에 제시한 근거가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명문화된 주주보호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거래소가 판단해 정정공시를 요구함에 따라 X로 정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주에게 충분한 설명 및 간편한 접근을 위해 회사 홈페이지 팝업창을 활용한 관련 설명 자료 업로드(주주서한 포함)와 ‘콘택트 어스(Contact Us)’를 통해 메일 질의 시 회신 및 통화, 전화 문의 시 자세한 내용 설명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소액주주와 따로 소통한 내역, 해외투자자와 소통을 위한 행사, 외국인 주주를 위한 소통채널을 확대해야 한다. 주주총회 의결사항 중 반대 비율이 높거나 부결 안건이 있는 경우 주주와의 소통 노력과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회사는 “소유구조나 주요 사업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사항에 대해 주주 의견수렴 및 권리보호를 목적으로 관계 법령에서 요구하는 제반 절차 등을 성실히 준수해 진행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 의견수렴 및 반대주주 권리보호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시에 충실한 공시를 이행하고 기업설명회 등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실시하거나 주총 개최가 요구되는 경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주총 개최일을 지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총 15개 핵심지표 중 7개 항목을 미준수했다. 이중 과반수인 4개가 주주와 관련된 지표들이다. 먼저 지난해와 올해 초에 실시한 주총에서 소집 결의 및 공고를 3주 전에 함에 따라 기업지배구조에서 요구하는 기간인 4주를 지키지 못했다.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누적된 결손금에 따라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부재로 현재 시점에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배당정책과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은 것도 “지난 3년간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중투표제 미적용에 대해선 “주주제안권을 통해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서면으로 특정 사항을 주총 목적사항으로 할 것을 제안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주주 제안이 접수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밥캣을 분할한 후 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것이 골자였다. 다만 적자 기업인 로보틱스와 우량 기업인 밥캣의 자본거래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소외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반발이 일었다.

금융당국은 이에 불편한 기색을 비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24일 로보틱스가 제출한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지난달 26일 로보틱스가 다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또 반려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에만 두 차례 두산그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정신고서에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정을 요구하겠다는 게 당국 내 합의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주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면 경영진은 들을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경우 기업의 향후 목표를 CEO가 직접 나서 설명하는데, 두산 경영진이 투자자에게 이런 노력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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