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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1.6조 물려받은 동국제강 권주혁…차입 관리·주주환원 ‘저울질’ [나는 CFO다]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6 15:09

사옥 재매입·운전자금 부담 겹치며 1년 새 차입금 76% 증가
취임 첫 반기 638억 원 순상환…현금도 450억 원 늘려
순이익 웃도는 최저 배당 약속 2027년까지 유지

권주혁 동국제강 재경실장(CFO). 사진=동국제강

권주혁 동국제강 재경실장(CFO). 사진=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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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권주혁 동국제강 재경실장(CFO)이 취임 첫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차입금 상환과 현금 확보에 우선 투입했다. 사옥 재매입과 운전자금 조달이 겹치며 1년 새 76% 넘게 불어난 차입금을 물려받은 상황에서 자금 관리에 나선 것이다.

동국제강은 인적분할 이후 공모 회사채 없이 금융기관 차입에 기대 자금을 조달해 왔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1조6689억 원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차입금이 약 70%에 달한다. 여기에 2027년까지 지켜야 할 최저 배당 약속도 걸려 있다. 권 실장으로서는 빚을 관리하면서 주주와의 약속도 지켜야 하는 셈이다.

지주사 재경팀장에서 핵심 계열사 재무 수장으로

1970년생인 권주혁 실장은 동국제강그룹 재무라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3년 6월 옛 동국제강이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 동국제강·동국씨엠으로 인적분할한 이후 동국홀딩스 재경팀장을 맡았다.

이후 지난해 12월에 진행된 그룹 정기 인사에서 동국제강 재경실장에 선임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 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동국제강 이사회는 권 실장에 대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철강업의 경기 변동성과 원가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자금 운용·투자 우선순위·비용 효율화 관점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낸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사옥 비용에 운전자금까지…1년 새 76% 불어난 차입금

권 실장이 이어받은 재무제표에는 사옥 재매입 흔적이 남아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삼성생명으로부터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를 6450억6000만 원에 사들였다.

페럼타워는 분할 전 옛 동국제강(현 동국홀딩스)이 2014년 6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뒤 2015년 4월 삼성생명에 4200억 원에 매각한 사옥이다. 이번 재매입으로 동국제강그룹은 10년 만에 사옥을 다시 확보했다. 양수 결정은 권 실장 부임 전에 이뤄졌다.

인수 자금은 신디케이션론과 보유현금으로 마련했다. 신디케이션론은 여러 금융기관이 대주단을 꾸려 함께 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동국제강은 하나스틸제일차 등에서 4200억 원을 빌렸고, 만기는 2030년 8월이다.

같은 시기 실적 부진으로 단기 운전자금 대출도 늘었다. 원화 단기 일반대출은 2024년 말 7900억 원에서 2025년 말 1조850억 원으로 증가했다. 사옥 인수 대출과 운전자금 대출이 겹치며 총차입금은 2024년 말 9311억 원에서 2025년 말 1조6433억 원으로 76.5% 늘었다.

차입 구조도 부담이다. 동국제강이 발행한 사채는 하나은행 지급보증을 받은 외화 사모사채 3000만 달러가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금융기관 차입이다.

만기도 짧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1조6689억 원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차입금은 1조1626억 원(69.7%)이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87.3%로, 기준선인 100%를 밑돈다.

사옥에서 나오는 수익도 아직 이자 부담을 메우지 못한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취득 후 5866억 원을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했다. 이는 양수금액의 약 91%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투자부동산 임대수익은 125억 원으로, 직접 운영비용 56억 원을 빼면 69억 원이다. 이는 신디케이션론 금리(연 3.90~3.98%)를 적용해 단순 계산한 반기 이자 약 82억~84억 원보다 적은 규모다.

다만 향후 임대료 수입 예정액은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향후 1년 안에 받게 될 할인 전 운용리스료는 174억 원으로 지난해 말 136억 원보다 증가했다.

동국제강 분기별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한국거래소, 동국제강

동국제강 분기별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한국거래소, 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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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웃도는 배당 약속

빚 부담에 더해 주주와의 배당 약속도 남아 있다. 동국제강은 공시를 통해 최저 배당 기준 주당 400원을 2025년부터 2027년 사업연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594억 원으로 전년 1025억 원 대비 42.1%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3275억 원에서 1146억 원으로 65.0% 줄었다.

외형도 줄었다. 매출은 분할 첫해인 2023년(7개월) 2조6321억 원, 2024년 3조5275억 원을 거쳐 2025년 3조2034억 원으로 감소했다. 전기로 철강사인 동국제강 주력 제품은 철근·형강 등 봉형강과 후판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봉형강 70.5%, 후판 27.4%다.

그럼에도 배당 약속은 이어졌다. 동국제강은 2025년 사업연도 배당으로 주당 400원, 약 198억 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순이익 82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배당 최저선 지키며 상환 먼저 나서

권 실장이 취임 첫 반기에 택한 해법은 ‘우선 상환’이다. 업황 회복으로 현금 유입이 늘자 이를 차입금 상환과 현금 확보에 먼저 투입했다.

올해 상반기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6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42억 원 대비 96.1% 증가했다. 봉형강 수출은 상반기에만 1889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2504억 원의 75% 수준에 달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495억 원의 약 2.8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빚을 갚는 데 쓰였다. 동국제강은 상반기 1250억 원을 새로 빌리고 1888억 원을 갚아 638억 원을 순상환했다.

다만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256억 원 늘었다. 공급자금융약정에 따른 회계상 대체분 838억 원과 환율 변동 효과 55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급자금융약정은 금융기관이 회사 대신 납품업체에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회사가 나중에 금융기관에 갚는 구조다. 이 경우 매입채무 등이 단기차입금으로 대체돼 잡힌다.

투자 지출도 조절했다. 상반기 설비투자는 2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4억 원 대비 줄었다. 이 과정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787억 원에서 6월 말 3237억 원으로 450억 원 늘었다.

배당은 약속한 최저선을 지키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상반기 배당금 지급액은 2025년 사업연도 기말배당 99억 원(주당 200원)이다. 지난 8월 이사회에서도 같은 금액인 주당 200원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연간 최저 배당 기준인 주당 400원에 맞춘 금액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실적 개선 속도가 둔화했다. 3분기 동국제강 잠정 영업이익은 2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늘었지만 2분기 456억 원과 비교하면 34.4%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2%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62억 원으로 2분기 116억 원 대비 46.5% 감소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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