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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비판 화두…대규모 상생금융 지원책 잇따라 [2023 금융지주 결산-②]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2-30 06:00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20개 사원은행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위한 2조원+α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 앞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금융위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20개 사원은행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위한 2조원+α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 앞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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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금융지주를 둘러싼 주요 화두는 ‘상생금융’이었다. 주요 금융지주는 자영업자·소상공인·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규모 민생 금융 지원책을 잇달아 내놨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 금융지주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은행권에 대한 ‘이자장사’, ‘돈 잔치’ 등의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조3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지난해 연간 순이익(15조7312억원)보다 2.91% 증가한 규모다.

역대급 실적은 이자이익이 견인했다. 4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30조2433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2177억원)와 비교해 3.51% 늘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과 기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뒤 내부 임직원들의 성과급이나 퇴직금을 늘리고 주주 배당 확대에만 몰두해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도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서민과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날로 커져가는 가운데 은행권은 역대급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졌다.

특히 올 초 ‘공공재’ 발언으로 은행을 압박하고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독과점’, ‘갑질’, ‘종노릇’ 등 은행권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되고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이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소상공인의, 자영업자의 발언을 전한 데 이어 은행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한편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과점 체제 해소 방안 마련에 나선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한 상생금융 확대 압박도 이어갔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올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을 잇따라 방문해 상생금융 동참을 이끌어냈다. 당시 은행뿐 아니라 카드, 보험 등 금융권에서 잇달아 수수료 및 금리 인하, 연체이자율 감면, 원금상환 지원, 채무감면 등의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발표한 상생금융 대책은 총 1조1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및 금리 인하, 연체율 감면, 원금 상환 지원, 채무 감면 등 소비자가 받게 되는 혜택 규모를 합산한 규모다. 금융권에서 실제로 집행한 상생금융 실적은 지난 8월 기준 4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주요 금융지주는 올 연말에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경감하고 취약차주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금융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

은행권은 지난 21일 국내 20개 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원방안에는 공통 프로그램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금리 4%를 초과해 납부한 이자의 최대 90%, 최대 300만원까지 환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은행권은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총 재원 2조원의 약 80%인 1조6000억원 규모로 대출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1인당 평균 85만원 수준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 프로그램은 4000억원 규모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폭넓게 지원한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기료, 임대료 등 이자환급 외 방식의 지원,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이외 취약계층 지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은행권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횡재세(windfall tax·초과이윤세)’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기도 했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익을 얻었을 때 이익 초과분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20일 일명 횡재세 법안인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금융회사가 직전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횡재세 도입이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은행권 횡재세와 관련해 “과세 형평성을 저해하고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세 부담이 전가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횡재세보다는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 등을 위해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사회적 기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발표 이후 “상생금융 이슈를 법으로 하는 방안도 고민했었지만 은행마다 사정도 다르고 고객도 다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법으로 획일적으로 하는 것보다 은행 특성에 맞게 하는 것이 더 낫고, 입법 과정에서 불확실성도 많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하는 것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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