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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매도 금지, 총선용 아닌 투자자보호 ‘먼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1-13 00:00

외국인이탈 모니터링·투자자 불만 심리 개선
빌린만큼만 주문 가능한 전산시스템 정비 시급

[데스크 칼럼] 공매도 금지, 총선용 아닌 투자자보호 ‘먼저’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조치가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5일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선포하고 나섰다. 지난달 금융권을 대상으로 이뤄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여권을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 개선을 요구한 지 약 2주 만에 이뤄진 급격한 조치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금융위의 속전속결에 대해 뒷말만 무성하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취해왔던 입장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그동안 개미투자자들은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면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금융위에 끝없이 요구해 왔다.

이럴 때 마다 금융위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금융당국이 갑작스럽게 입장을 급선회 한 것이다. 벌써부터 금융당국이 총선을 의식해 주판알을 튕기면서 정치적 손익을 따지는 셈법을 펼친 결과, 이같이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는 그 정의가 ‘나에게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팔아 치우고, 나중에 주가가 하락할 경우 그 주식을 헐값에 사서 다시 갚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 그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싼값에 되사들여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도록 하는 매매기법을 말한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보도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탓에 변동성을 줄이는 순기능을 맡고 있다. 이런 까닭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주식 시장에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행위는 주가 폭락과 같은 금융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자 긴급 조치 차원에서 적극 활용돼 왔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에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나마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는 주가조작 방지 등 순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위험성도 함께 안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국가가 허용하는 공매도를 우리나라에서만 금지시키는 경우,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결과도 초래 할 수 있다. 소위, 세계적 기준인 글로벌스탠다드에서 벗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속한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동안 공매도 금지는 정말 긴급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조치는 앞선 사례들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경제적 위기에 봉착해 긴급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의 안정에 우선 순위로 두고 정책을 펼쳐 온 금융당국에서도 공매도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올해 초만 해도 금융위원장이 공매도의 일부 허용을 전면 허용으로 바꿔 공매도 시장을 정상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같은 입장이 국회를 거치면서 갑자기 변화를 가져왔다.

증권가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서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이 절실한 정치권의 요구를 금융당국이 수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금리 인하 요구권’을 비롯해 금융사 인사 등을 둘러싸고 금융당국의 ‘관치’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 '정치 금융' 이란 꼬리표까지 얻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잡음이 공매도에 대한 근본적 문제마저도 모두 덮어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공매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기관들이 시세차익을 얻고자 공매도를 활용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의 규제를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외국인·기관에 비해 자본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당연한 주장인 지 모른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차 수수료 등 차별적 구조 속에 진입 장벽도 턱없이 높은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처럼 공매도 자체는 손을 봐야 할 곳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공매도 거래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해야하는 문제를 비롯해 무차입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해결할 일도 첩첩산중이다.

공매도의 지속적인 존속 여부 역시 심도 있게 논의할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나서서 이번에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조치를 한 것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단순히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단기적 미봉책이 되어서도 더더욱 안될 것이다.

결국, 관건은 외국인의 관행적인 불법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빌린 만큼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 도입 등 후속 조치부터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매도 재개 시점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 여부 등을 충분히 모니터링 하면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후 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불안한 심리를 유지하는 것부터 개선시켜 나가야겠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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