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메모리 치킨 게임 이제 그만…삼성의 ‘감산’ 의미는?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10 18:00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25년 만에 감산 공식화
메모리 가격 하락세 완화 전망·반등 시기 앞당겨질 듯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삼성전자가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과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경쟁사들의 메모리 치킨 게임에도 감산 없이 버텨냈던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도는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의 경우 1조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4년 만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질렀다.

이날 예상치를 밑도는 영업이익보다 업계의 눈길을 끈 것은 삼성전자의 인위적 감산 발표였다. 인위적 감산이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라인 가동을 멈춰 생산량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당사는 그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라며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한 셈이다.

메모리 한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지만, 삼성전자는 그간 감산을 추진한 경쟁사들과는 달리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이어왔다. 삼성은 단기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다가올 반등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메모리 시장에선 그간 치킨게임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1980년대 미국 인텔이 세계 최초로 D램을 개발하며 반도체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으나 도시바와 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결국 인텔은 D램 생산을 포기했다.

1996년~1998년에도 메모리 시장 속 치킨 게임이 발생했다. 1995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D램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잇따라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했는데, 이들 기업 간 D램 가격 경쟁이 펼쳐지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에도 치킨게임이 재발했다. 당시 D램 기업들이 공급을 늘리는 ‘치킨게임’을 벌인 탓에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다. 2008년 3분기 삼성전자 DS사업부는 24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하이닉스는 4600억원의, 마이크론은 3억 3800만달러(약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물건을 팔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 것이다.

당시 대만과 일본 D램 기업들이 치킨게임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모두 사라졌다. 메모리 빅3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로 굳혀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무감산 기조를 유지해 온 삼성전자는 “다시는 치킨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치킨게임에 2015년~2016년 반도체 다운사이클 당시엔 모두가 공급을 축소하며 반도체 불황을 탈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다운사이클에선 삼성이 무감산 기조를 이어가자 업계에서는 치킨게임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과잉 재고로 반도체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업계에선 그간 삼성전자의 감산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감산 없이는 반도체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부터 감산을 진행했고, 마이크론의 경우 최근 추가 감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란 시각도 있었다.

결국 삼성이 감산에 동참하면서 업계는 반도체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가 부진해도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해지면 메모리 가격은 오히려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감산 정책으로 재고를 소진을 우선시하며 마냥 가격이 내려가길 기다리던 고객사들도 구매를 미룰 수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을 우려한 고객사들이 반도체를 대량 주문하게 된다면 재고 수준은 다시 정상화 수준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5년간 무감산 기조를 이어오던 삼성전자가 감산을 택했다는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는 것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이면에는 △출하 약세 (가수요 생성의 실패) △재고 급증 (재고평가손실 발생으로 인한 실적 둔화 가속화) △현금흐름 경색 (해외 자회사 보유 현금 이전 필요성 발생)의 삼중고가 동반된다”라며 “기존 공급 정책을 1~2개 분기만 더 유지했으면 '분기 적자'를 넘어서 '연간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산업 다른 기사

1 금호석화, 예상 깬 3분기 적자…주력 합성고무 이익 급감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3390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한 분기 만에 208억 원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페놀유도체와 합성수지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주요 원료와 제품의 고원가 재고가 실적에 반영된 역래깅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금호석유화학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조9215억 원, 영업손실 208억 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845억 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3% 줄었고 영업이익은 3598억 원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2 차입금 1.6조 물려받은 동국제강 권주혁…차입 관리·주주환원 ‘저울질’ [나는 CFO다] 권주혁 동국제강 재경실장(CFO)이 취임 첫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차입금 상환과 현금 확보에 우선 투입했다. 사옥 재매입과 운전자금 조달이 겹치며 1년 새 76% 넘게 불어난 차입금을 물려받은 상황에서 자금 관리에 나선 것이다.동국제강은 인적분할 이후 공모 회사채 없이 금융기관 차입에 기대 자금을 조달해 왔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1조6689억 원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차입금이 약 70%에 달한다. 여기에 2027년까지 지켜야 할 최저 배당 약속도 걸려 있다. 권 실장으로서는 빚을 관리하면서 주주와의 약속도 지켜야 하는 셈이다.지주사 재경팀장에서 핵심 계열사 재무 수장으로1970년생인 권주혁 실장은 동국 3 LS, 금속 밸류체인 구축·자금 마련 '두 마리 토끼' 잡는다…LS글로벌, LS메탈 사업 인수 LS그룹이 계열사 사업을 재배치해 금속 밸류체인 구축과 투자 자금 마련을 동시에 노린다. 원자재를 사고팔던 LS글로벌에 가공 사업을 붙여 조달부터 가공·판매까지 한 회사가 맡는 구조를 만들고, 사업을 내놓은 LS메탈 모회사 LS일렉트릭은 그 대금을 전력 투자에 돌리겠다는 구상이다.이에 더해 지주사 LS가 LS글로벌 증자에 참여하며 계열사 간 사업 이동을 뒷받침했다. 증자 금액과 LS글로벌이 치를 사업 인수대금은 비슷한 규모다.다만 사업 양도대금은 자회사 LS메탈로 들어가는 만큼, LS일렉트릭이 이를 투자에 활용하려면 자금을 모회사로 옮기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LS글로벌, 1504억에 사업 양수…LS, 1501억 원 증자 '뒷받침'6일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