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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국민연금 비상등…운용손실·인력유출 ‘이중고’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7-25 00:00

주식·채권 낙하에 수익률 4월까지 -3.8%
전주근무 인재이탈…이사장 리더십 공백

‘노후자금’ 국민연금 비상등…운용손실·인력유출 ‘이중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약세장에 진입한 증시와 금리인상 여파로 각각 주식과 채권 값이 낙하하면서 올해 들어 기금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기금운용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운용역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인력 유출 고민도 더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석 달 째 공석인 상태로, 정부의 공적연금 개혁 중심추 역할을 해야 하는 역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연초 이후 넉 달 새 운용손실 36.2조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919조원 규모 운용자산으로 평가되는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은 2022년 4월 말 현재 연초 이후 –3.79%로 잠정 집계됐다. 월별 누적 수익률이 올해 들어 연속적으로 마이너스(-)에 그치고 있다.

2022년 4월 말 기준 금융투자 부문 자산 별 비중을 보면 국내채권(34.8%), 해외주식(26.8%), 국내주식(16.6%), 해외채권(7.1%) 순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 있다. 비중이 큰 주식과 채권 부진이 수익률 악화 요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자산 별로 금액가중수익률 기준으로 국내주식은 –7.52%, 해외주식은 –6.03%에 그쳤다. 미국 연준(Fed)의 통화 긴축 가속화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 수익률이 직격탄을 맞았다.

채권 수익률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채권은 –4.20%, 해외채권은 –0.65%였다. 글로벌 통화 긴축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평가손실액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하강 곡선을 그렸다.

그나마 대체투자 수익률은 5.22%를 기록해서 전통자산 부진 대비해서 선방했다. 또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은 해외자산의 수익률 하락을 일부 만회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운용손실 압박은 커지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22년 연초 이후 넉 달 새 36조2000억원 규모 운용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올해 캐나다(CPPIB), 노르웨이(GPEG), 네덜란드(ABP) 등 해외 주요 연기금도 손실을 내고 있는 국면이다. 하지만 물가 우려에 경기침체 공포까지 번지면서 자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운용 환경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국민연금은 올해 연간 기금운용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연금 기금 연간 수익률은 최근 2019년 11.31%, 2020년 9.7%, 2021년 10.77%로 장기 평가 기준이 되는 3년 운용 평균이 10.59%로 두 자릿수의 높은 성과를 낸 바 있다. 코로나19 발발로 몸집을 키운 유동성이 증시 강세장을 이끈 점 등이 배경이 됐다. 국민연금이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적은 2008년(-0.19%), 2018년(-0.92%) 두 차례다. 만약 국민연금 2022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그칠 경우 4년 만에 운용 손실 기록이 된다.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인력 이탈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퇴사자 수는 1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금운용 핵심 인력 이탈인데다, 퇴직자 중 과반이 넘는 숫자가 해외투자, 대체투자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점이 뼈아픈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안정적인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을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조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요인이 작동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2017년 전북혁신도시 이전이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민간 대비 처우가 약한 점도 인재 이탈 압력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연수, 해외 투자기관 근무 기회 등을 제공하는 인력양성 프로그램(NPS WING Program) 등 '당근책'도 제시하고 있지만 구조적 인력 유출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인재 충원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22년 올해 기금운용직 정원이 증가하면서 지난 4월 19명을 충원했고, 이후 채용도 진행형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8월 2차 채용으로 35명 채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이직에 따른 결원을 충원하기 위해 추가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기 없는’ 공적연금 개혁 추진동력 미흡

기금운용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시기이지만 국민연금 리더십 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김용진 전 이사장이 지난 4월 사퇴한 이후 공석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제청을 거쳐 임명하는 자리인데,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다보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까지 줄줄이 인사가 밀리는 상황이다. 또 국민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 임기 만료도 올해 10월로 가까워져 있다.

국민연금의 연간 기금 운용 수익률이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개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당초 추계한 적자 연도는 2039년이며, 고갈 연도는 2055년으로 예상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올해 6월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는 공적연금 개편을 국정과제로 삼았다. 내년 3월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통해 하반기에 국민연금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적연금 개혁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향후 선거 등 정치 스케줄 등을 고려할 때, '인기 없는' 공적연금 개혁을 선(先)순위로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기금 1000조원 시대를 대비하는 상황에서 장기 투자 수익을 지키기 위해 전문성 있는 인재 유지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주 본사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금운용본부라도 서울에 두는 식으로 묘안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연기금 및 운용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해외 우량 투자처 발굴(딜 소싱)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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