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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 고객사·매출 등 영업기밀 요구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9-27 15:06

최근 3년 매출·고객사·재고 현황·증산 계획 등 제출 요구
11월 8일 제출 마감…DPA 동원해 강제 제출 검토
“영업기밀 제출 난감…향후에도 제출 요구 가능성 우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최근 3년치 주요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미 백악관이 개최한 3차 반도체 회의의 후속 조치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삼성전자, TSMC,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모터스(GM), 포드, BMW 등과 함께 3차 회의를 열고 반도체 부족 현상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도체 부족과 관련해 상무부가 기업에 투명성 제고를 요청했다. 45일 내로 재고와 주문, 판매 등과 관련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라는 것이다.

당시 러몬도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제공 요청은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병목현상이 어디서 일어나는지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수단이 있다”며 사실상 강제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은 국내외 반도체 제조·설계 업체와 중간·최종 사용자 등이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 기업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미국과 거래하는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3년치 매출액과 제품별 매출, 원자재 및 설비 종류, 고객 명단, 재고 현황, 증산 계획, 예상 매출 등 영업 기밀을 제출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의 고객사와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해당 정보가 유출되면 향후 가격 협상 및 신규 고객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 기업뿐만 아니라 고객사도 반도체 주문량,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향후 6개월 구매 예정 수량 및 구매 계약 기간 등을 제출해야 한다.

설문조사 마감일은 45일 후인 11월 8일까지다. 미국은 자발적인 제출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방물자생산법(DPA)를 동원해 정보를 강제로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미국의 정보 제출 요구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영업기밀인데,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는 종류와 상황이 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사와 가격, 재고 등은 기업의 영업기밀인데,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할지 의문이고, 이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지도 미지수”라며 “이번 조사가 한 차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생산 내재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에 현지 투자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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