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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혼란의 가상화폐 시장, 선의의 피해자는 없어야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8-26 14:02 최종수정 : 2021-08-26 14:24

김재창 증권부장

김재창 증권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재창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은 어림잡아 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하룻동안 거래되는 돈의 규모도 이미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액을 넘어서는 일도 흔하다.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벼락 거지’가 된다는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될 정도로 이제는 투자의 ‘핫 트렌드’가 된 느낌이다. 그런데 최근 가상화폐 투자자들 가운데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상화폐거래소의 신고 마감이 불과 한 달여(9월 24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이날까지 금융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등록해야 향후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데 8월말 현재까지 신고 접수를 마친 곳은 업계 1위인 업비트 한곳뿐이다.

업비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거래소들은 신고 기한이 임박했는데도 여전히 신고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해줄 은행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거래소들은 사실상 커다란 벽에 가로막혀 있다.

거래소에 대한 자금세탁방지의무 검증 책임을 맡은 은행들이 실명 계좌 발급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2위인 빗썸과 3위 코인원조차 기존에 계좌 발급 제휴를 맺은 NH농협은행과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악의 경우 가상화폐거래소의 무더기 폐쇄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여기에 규제의 ‘칼자루’를 쥔 금융당국 책임자의 최근 발언도 가상화폐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가상화폐는) 금융자산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고 후보자는 “가상화폐의 성격, 화폐로서의 가능성 등에 대해 국제사회도 아직까지 명확한 개념 정립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요 20개국(G20).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상당수 전문가는 가상화폐는 금융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화폐로서도 기능하기 곤란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가상화폐가 우리 투자시장의 주무대에 등장한 것은 사실 채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체가 없다”거나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된 신개념 미래화폐”라는 식으로 갑론을박이 분분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혼란의 와중에 강도 높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좀더 유연한 자세로 시간을 두고 가상화폐 시장에 접근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당장 거래소의 줄폐업이 현살화할 경우 수많은 거래소 종사자들의 실업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이들 중에는 “뻔한 월급에 앞날이 걱정스러워서”, “치솟는 집값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초조감 때문에”라고 투자이유를 밝힌 이들이 적지 않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말이 투자세계의 금언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일은 정부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얼마 전 국민의힘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은 거래소 신고 기한을 6개월 추가 연장하고 가상화폐 전문은행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뼈대로 한 특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00% 이 법안대로 하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금과 같이 가상화폐에 세금은 매기면서 거래소는 사실상 없애겠다고 하면 쉽사리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조금더 찬찬히 서로간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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