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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DLF 선고’ 일주일 연기…숨죽인 금융권 CEO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8-21 06:00

법원 "판결문 완성도 높이려 연기…결론 바뀌지 않을 것"

손태승 ‘DLF 선고’ 일주일 연기…숨죽인 금융권 CEO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 1심 판결 선고를 앞두고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유사 소송과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련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숨죽여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손 회장이 1심에서 승소하게 되면 당장 같은 내용의 소송을 진행 중인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도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감원이 징계를 결정한 금융사 CEO들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손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취소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 선고 기일을 오는 27일로 변경했다.

판결 선고는 당초 전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워낙 중요하고 관심도 높은 사건이다 보니 판결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주일 연기가 결정됐다”며 “다른 이유는 없고 결론이 바뀌고 이럴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월 손 회장에 대해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중징계를 의결하고 금감원장 전결로 징계를 확정했다. DLF 판매 당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부터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직무 정지는 4년, 해임 권고는 5년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징계취소 행정소송과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법원은 “금융회사 임원의 제재 조치가 추상적·포괄적 사유만 제시해 구체적·개별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내부통제 부실로 CEO에 대해 중징계를 할 수 있는지와 금감원이 은행 CEO를 징계할 권한이 있는지 등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을 근거로 CEO 제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법은 제24조에서 ‘금융회사는 법령 준수, 건전 경영, 주주·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시행령 제19조에서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분장·조직구조, 업무수행 때 준수해야 할 절차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배구조법 제35조에서는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임원이 제24조를 위반해 내부통제 기준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감원장으로 하여금 문책경고 이하 제재를 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마련하지 못한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논리다. 반면 손 회장 측은 내부통제 기준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내부통제 부실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해왔다.

법원은 지난 6월 25일 마지막 변론에서 금감원 측에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징계의 적절성 여부를 법적으로 따져보는 첫 판결인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회장뿐 아니라 함 부회장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CEO들의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월 손 회장과 같은 사안으로 문책경고를 받은 함 부회장의 소송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함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CEO 징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법원 결정에 따라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사 CEO들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손 회장에 대한 징계처분과 같은 근거를 내세웠다.

금감원이 패소할 경우 향후 사모펀드 판매사 CEO 제재 수위가 금융위에서 경감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사 임원의 징계 절차는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업권마다 다르다.

금융지주사 임원, 증권사를 포함해 금융투자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과 자본시장법은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임원 징계 조치 권한을 경징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중징계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라임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KB증권 현 각자대표(문책경고),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전 대신증권 대표(직무정지),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각각 직무정지, 주의적 경고) 등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올해 3월에는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사장에 문책경고를 내렸다.

금융위는 1심 선고 결과를 살펴본 뒤 이들 CEO에 대한 제재 수위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모펀드 제재와 관련해 “(1심 판결이) 임박했으니 결과를 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하나은행 라임·독일 헤리티지·디스커버리·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에 대한 제재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5일 1차 제재심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2차 제재심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 행장)은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받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가 금융사 CEO들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요 금융사 지배구조에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징계를 받으면 잔여 임기는 채울 수 있지만 다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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