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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1분기 부진…대규모 투자 전략 고심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10 00:00

인텔·TSMC, 바이든 요청에 투자 추진
오스틴 팹·평택 공장 투자 발표 가시화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공장.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공장.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19조100억원으로 전년 및 전 분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는 물론 환율 영향이 컸던 전 분기 수준에도 못 미쳤다.

PC와 모바일 중심의 메모리 출하량은 양호했지만, 낸드 가격 하락과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완전 정상화를 보이고 있고, 2분기에도 서버 수요 강세 등으로 메모리 시황이 개선돼 실적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 판매 가격이 경쟁사 수준으로 회복되고, 모바일향 비중이 높은 제품 믹스에도 불구하고 D램, 낸드 ASP(평균판매단가) 상승률이 15%, 10%에 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스틴 라인 가동 정지에 대한 보상금이 지급된다면 동 부문 실적이 당사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익성이 연말까지 지속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의 투자 계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투자 계획 발표를 조만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12일 삼성전자, TSMC, 글로벌파운드리, AT&T, 인텔, GM 등의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라인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요구에 화답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지으려는 공장을 6곳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120억달러(약 13조원)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미국의 요청으로 6곳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생산 규모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향후 3년간 설비투자에 1000억달러(약 11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밝힌 바 있다.

올해 설비투자 집행 규모도 30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한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200억달러(약 22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뉴멕시코주 리오랜초 반도체 패키지 생산시설에 35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투자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와 코로나 백신을 맞바꾸는 ‘백신 스와프’가 이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주요 후보지로는 미국 오스틴, 애리조나, 뉴욕과 국내 사업장인 기흥·화성·평택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오스틴 공장 인근에 매입해 둔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마쳤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스틴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은 지난 1월 열린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대내외 불확실한 상황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토대로 향후 3년 내 의미 있는 M&A(인수합병)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부회장도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하게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경기도 평택 캠퍼스 P3 라인 투자 결정도 내야한다.

최근 업계에는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을 목표로 ‘P3 전담팀’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P3와 관련된 투자 계획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공장의 면적은 70만㎡로 P1, P2에 투자된 30조원보다 투자 규모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 EUV(극자외선) 장비가 도입되면서 투자비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수인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구속 된 상황에서 반도체 투자 계획을 신속히 결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경제계는 물론 정치계, 종교계에서도 반도체 산업 위기를 이유로 이 부회장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제단체장들은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했지만,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세계 1위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의 사면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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