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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 텃밭 뺏긴 광주銀…시중銀 지방공세에 출혈경쟁 [지역금고 新지형도]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9 00:00

직전 입찰대비 지자체 협력사업비↑
금리인상기, 약정 중 예금금리 인상

농협에 텃밭 뺏긴 광주銀…시중銀 지방공세에 출혈경쟁 [지역금고 新지형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시중은행들이 조달 기반을 넓히기 위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금고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지방은행이 기존 금고를 다시 맡는 데 드는 출연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부산·광주·경남·전북은행이 재선정된 주요 금고 네 곳을 비교한 결과, 4년간 지자체에 출연하기로 한 협력사업비는 직전 약정보다 최대 121억원 늘었다. 연평균 증액분은 각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대비 0.15~0.73% 규모다. 네 곳 중 세 곳은 직전 약정 대비 출연금 증액률이 행정안전부의 사후 통보 기준인 20%를 넘어서면서 은행들의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첫 정기 금고 공모에서는 NH농협은행이 일반회계금고를, 옛 광주시 1금고였던 광주은행이 특별회계금고를 맡게 됐다. 내년도 전체 예산이 25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통합시에서 경쟁 범위가 전남까지 넓어지면서, 개정 조례에 따라 시군구별 점포 분포도 평가에 반영됐다.

지방은행은 기존 금고를 지키기 위해 출연금을 더 약정하는 동시에, 행정통합으로 관할이 넓어진 지역에서는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영업망까지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달경쟁 심화, 지방금고 노리는 시중은행

시중은행이 지역 금고를 공략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달경쟁 심화 속에서 공공예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고은행은 계약 기간 지방세를 수납하고 사업비를 지급하면서 집행 전 자금을 예금으로 맡는다. 수시입출금 자금을 낮은 금리로 확보할수록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 군산시가 올해 공고한 금고 약정에서 NH농협은행과 전북은행의 공공예금 금리는 모두 연 0.5%, 10억원 이상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는 연 0.6%다.

반면 1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연 2.30%, 2.04%다. 금고가 관리하는 자금이라도 예금 종류에 따라 은행이 부담하는 금리가 달라진다. 게다가 지자체의 자금·전산 관리 경험은 산하기관 자금관리나 지역화폐 운영 같은 기관영업으로 범위를 넓힐 때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지방금고로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들어 수도권 기초지자체에서 광역지자체로 입찰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북 울진군과 의성군의 2금고를 맡고 있는 국민은행은 문경시와 경주시 금고 공모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 9월 경북도 금고에 처음 도전했다.

직전인 2022년 경북도 금고 공모에는 기존 운영기관인 농협은행과 DGB대구은행(현 iM뱅크) 두 곳만 제안서를 냈다. 2019년 공모 때도 응찰 은행은 두 곳이었다. 두 자리를 놓고 두 은행이 경쟁하던 구도에 올해 국민은행이 가세하면서, 세 은행 중 한 곳은 금고를 맡지 못하게 됐다.

심사 결과 농협은행이 839.6점으로 1금고를, iM뱅크가 817.8점으로 2금고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814.9점으로 3위였다. 국민은행과 iM뱅크의 격차는 2.9점에 불과했다.

경북도는 이번 공모에서 대출·예금금리 평가 배점을 종전 20점에서 22점으로 높였다.

지역은행에는 협력사업비뿐 아니라 지자체에 제시할 금리도 경쟁 조건이 된 셈이다.

농협銀, 전남광주 1금고 첫 확보…영업망 우위

대형 은행들이 지방시금고 경쟁에서 승리한 사례도 나왔다.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는 관할 구역의 변화가 금고 운영기관을 갈랐다.

옛 전남 1금고를 맡았던 농협은행은 올해 7월 통합시 출범 이후 6개월간 한시 일반회계금고를 운영했고, 지난달 정기 공모에서도 같은 금고에 선정됐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일반회계와 지역개발기금 등을 관리한다. 광주시 1금고를 맡았던 광주은행은 같은 기간 특별회계 22개와 기금 32개를 맡게 되며 텃밭을 내줬다.

심사에서는 주민 이용 편의성에 100점 만점 중 24점이 배정됐다. 개정된 평가 방식에 따라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별 영업점·무인점포·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분포, 인구 규모를 반영했다. 광주·전남 전체 은행 자체 점포는 광주은행이 103개로 농협은행의 93개보다 많았다. 전남만 보면 광주은행은 36개, 농협은행은 64개였다.

농협은행은 전남 22개 시·군 모두에 영업점을 뒀고, 광주은행은 곡성·구례·진도에 점포가 없었다. 광주은행은 지난 6월 세 지역의 점포 개설 준비 책임자를 발령했다. 이번 통합시 공모에서는 전체 점포 수와 함께 각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창구의 분포가 평가 대상이 된 셈이다.

평가에 어떤 영업망을 포함할지도 쟁점이었다. 올해 6개월 한시 금고 선정 때는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의 점포와 지방세 수납 실적을 농협은행 평가에 반영했다.

앞서 광주·전북·부산·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은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지역농협 실적의 반영 기준을 명확히 해 달라고 공동 건의했다. 지방은행들이 출연 조건에 더해 금고 선정 기준에도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사업비 120억↑, 약정 중 금리인상도

시금고 등 기관영업에 꼬리표처럼 뒤따르는 ‘승자의 저주’는 은행들에게 있어 특히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2020년 부산시 1금고에 단독 응찰했던 부산은행은 2024년 공모에서 국민은행·IBK기업은행과 맞붙었다.

결과적으로 부산은행은 1금고를 지켰지만, 4년간 약정한 협력사업비는 303억원에서 424억원으로 121억원(39.9%) 늘었다.

부산시 결산 공시상 실제 출연액도 2024년 75억7500만원에서 새 계약이 시작된 2025년 1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공모에서 2금고를 지킨 국민은행은 4년 약정액을 102억원에서 210억원으로 높였다. 부산에서는 기존 운영기관 두 곳 모두 자리를 유지하면서 출연 약정액을 늘린 것이다.

옛 광주시에서는 2024년 국민은행과 경쟁해 1금고를 지킨 광주은행이 협력사업비를 직전 4년간 4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높였다.

다만 120억원은 2025년부터 4년간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한 당시 약정액이다. 광주은행의 옛 광주시 1금고 운영은 올해 7월 통합시 출범으로 예정된 만기보다 2년 6개월 일찍 끝났다.

울산에서는 국민은행이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1·2금고에 제안서를 냈고, 경남은행이 두 번 모두 1금고를 지켰다. 경남은행의 4년 협력사업비는 11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올해 7월에는 울산시와 계약을 변경해 시 정기예금 평균금리를 2.27%에서 2.65%로 올리는 사례도 발생했다.

2금고 농협은행의 금리 인상분까지 합쳐 울산시는 현 약정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이자수입이 약 40억원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의 금고 유지 비용과 지자체의 이자수입이 함께 달라진 사례다.

전북은행의 전북도 2금고 협력사업비는 33억원에서 4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선정돼 올해 1월 시작한 4년 계약 기준이다. 당시 우리은행은 사전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제안서를 낸 곳은 농협은행과 전북은행 두 곳이었다. 새 계약에서는 농협은행이 일반회계에 더해 특별회계 2개와 기금 4개를 맡고, 전북은행은 특별회계 3개와 기금 12개를 맡았다.

전북도는 금고별 회계 배분도 조정했다. 도의회가 제시한 2024년 말 기준 평균 잔액은 당시 1금고인 농협은행이 3777억원, 2금고인 전북은행이 6889억원이었다.

당시에는 전북은행이 특별회계와 기금을 모두 맡고 있었다. 전북은행 측은 도 예치금의 90% 이상이 금리가 높은 정기성 예금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사업비와 예금 잔액, 자금에 지급하는 금리를 함께 봐야 금고 운영 조건이 드러나는 이유다.

비교 대상 네 곳의 4년 협력사업비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새 약정액은 합계 179억7500만원으로, 직전보다 58억2500만원 늘었다. 은행별 연평균 증액분은 각 은행의 2025년 당기순이익 대비 0.15~0.73%, 판매관리비 대비 0.09~0.52%에 해당했다. 증액 규모는 부산은행이 연 30억2500만원으로 가장 컸고, 순이익 대비 비중은 광주은행이 0.73%로 가장 높았다.

개별 금고로 좁혀 보면 출연금이 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더 뚜렷하다. 부산시 1금고의 경우 2024년 입찰 당시 알려진 예금 평균잔액 약 9000억원을 적용하면 연간 협력사업비 106억원은 평잔의 1.18%에 해당한다. 같은 잔액을 기준으로 출연금 증액분만 환산해도 조달비용이 연 0.34%p 높아지는 셈이다.

행정안전부는 연평균 협력사업비가 직전 약정보다 20% 이상 늘면 지자체가 사후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비교 대상 가운데 부산은행(39.9%)과 광주은행(200%), 전북은행(36.4%)의 약정이 이 직전대비 증액률 기준을 넘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9월 은행들이 협력사업비를 정할 때 수익성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분석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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