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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는 은행들] “많이 벌었을 때 내보내자”…연말 감원 바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2-15 17:00

[몸집 줄이는 은행들] “많이 벌었을 때 내보내자”…연말 감원 바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 연말도 은행권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들이 비대면 시대를 맞아 몸집 줄이기에 고삐를 죄면서다. 은행들은 퇴직금 규모를 늘리거나 대상자 범위를 넓히면서 강도 높은 희망퇴직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은행들은 더 좋은 조건을 내걸어 인력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은 희망퇴직을 위한 노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또는 늦어도 다음달 중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이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직원 총 503명이 신청서를 냈다. 지난해 신청자 356명보다 147명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농협은행 희망퇴직 대상은 만 56세(1964년생)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1965~1980년생) 이상 직원이다. 만 56세 직원에게는 월평균 임금 28개월치와 전직 지원금 4000만원,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이 지급된다. 일반 직원의 경우 만 55세 직원은 35개월치, 54세 직원은 37개월치를 각각 받는다. 1967~1972년생은 39개월치, 1973~1980년생은 20개월치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일반 직원에게 최대 20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지만 올해는 지급액을 크게 늘렸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SC제일은행은 최대 38개월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주고, 취업 장려금 2000만원과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씩 최대 2명을 지원한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25일까지 만 56세 직원 10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 31명이 회사를 떠났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뿐만 아니라 과장급 이상인 1966~1970년생,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 대리급 이하 일반 직원으로까지 대상자를 확대했다. 보상도 은행권 상위 수준으로 늘렸다. 부산은행은 1965년생에게 월급의 32개월치를, 대리급 이하 직원에게는 38개월치를, 1966년∼1970년생에게는 38개월∼40개월 치를 각각 특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경남은행은 1965년생에게 27개월치를, 대리급 이하 직원에게 37개월치를, 1966~1970년생에게 37개월~40개월치를 각각 특별퇴직금으로 준다.

은행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건 비대면 영업 확대와 점포 축소로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은행권의 연말·연초 희망퇴직은 정례화된 추세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에서 2020년 6월 말 7만7016명으로 952명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629명이 감소했다. 올해는 전체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올해 견조한 이익을 챙긴 만큼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이 내보낼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은 신규 채용도 줄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신입 행원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대폭 줄였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산업의 인력구조는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 형태로 변모했는데, 책임자급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는 은행의 활력 저하와 비용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진은행과 마찬가지로 영업력이 강화된 조직체계를 만들어간다면 장기적으로 종형 형태의 인력구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단순히 인력감축을 통해 비용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어떠한 인력을 어떠한 방식으로 채용하고 유인부합적인 적절한 평가와 보상 체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영과제”라며 “그동안 진행됐던 비용절감 차원의 인적자원관리를 수익창출을 위한 인적자원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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