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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동이사제 사실상 무산…ISS “노조 추천이사 반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03 09:51

“우리사주조합, 설득력 있는 근거 제시 못해”

KB금융 노동이사제 사실상 무산…ISS “노조 추천이사 반대”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KB금융지주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불투명해졌다. KB금융 이사회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ISS의 의견이 외국인 주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사주조합의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그룹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일 열리는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제3호(윤순진 사외이사 선임안)·제4호(류영재 사외이사 선임안)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주주들에게 권유했다. ISS는 “우리사주조합 측은 현 이사회에 변화가 필요한 이유,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3호, 4호 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29일 주주 제안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의 적극적인 책임 이행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이사회는 일찌감치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 입장을 내고 주주들에게 주총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했다. 당시 이사회는 “당사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후보군 구성·평가·압축·평판 조회·최종 선정의 단계로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진행된다”며 “주주 제안 후보의 법적 자격요건 충족 요건과는 별개로 KB의 모범적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이미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지배구조 전문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ESG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같은 분야의 전문가를 충원하기보다는 현 이사들이 다양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ESG 활동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ISS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 같은 KB금융 이사회의 입장을 언급했다. ISS는 주총 제1호(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제2호(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냈다.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여부는 KB금융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로 판가름 날 예정인데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우리사주조합에 불리한 상황이 됐다. JP모건(6.4%), 싱가포르 투자청(2.47%)을 비롯해 KB금융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 의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SS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을 때도 반대 의견을 냈고, 두 차례 주총에서 모두 해당 후보들의 선임이 부결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사주조합이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주식 수 4분의 1 이상, 참석 주주 절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번 안건 통과를 위해 얻은 우호 지분은 약 234만주(0.6%)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이번 주주제안이 노동이사제와 취지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사외이사 요구라는 시각이 많다. 우리사주조합은 노조와 함께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왔다. 2017년 하승수 당시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를,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선임에 실패했다. 작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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