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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기은·산은, 가상화폐 업자 예치잔액 1조3240억원...시중은행의 2배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05 12:25

박용진 의원 "특수은행, 사실상 불법행위 방조"
"가상화폐 이용자 보호 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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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취급업자의 예치잔액이 가장 많은 금융기관은 농협은행이고 그 다음은 기업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예치잔액은 1조3240억원으로 시중은행 7430억원의 약 2배에 육박했다.

은행은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거래에 따라 수수료 수입 등을 벌어들이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공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특수은행이 이 부분에서 많은 이익을 취한 셈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화폐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잔액'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12일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잔고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농협이 가상화폐 취급업자에게 발급한 계좌는 단 2개였지만 계좌 잔액이 7865억원에 달해 국내은행 중 단연 최고였다.

농협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3~4위권 대형사인 코인원의 주거래은행이다 보니 계좌 발급 건수는 가장 작지만, 계좌 잔고는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모(母) 계좌의 하위 개념인 가상계좌 수는 수백만 계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상계좌는 대량의 집금·이체가 필요한 기업이나 대학 등이 은행으로부터 부여받아 개별고객의 거래를 식별하는 데 활용하는 법인계좌의 자(子) 계좌다. 1개의 법인계좌 아래에 거미줄같이 많은 가상계좌가 있다.

농협은 자산 등 규모 면에서 국내 은행 중 5위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로 국내 은행 중 1위다. 지방 곳곳까지 농협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뒤집어 보면 농촌 구석구석까지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좋은 구조라는 의미다.

예치 잔액 기준 2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으로 4920억원(30개)에 달했다. 기업은행이 최근 두 달간 혜성처럼 부상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점이 잔고 급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역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관련 계좌의 예치잔액이 455억원(3개)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거래소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터주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총 3879억원(18개)의 예치잔액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12일 기준 은행의 가상화폐 취급업자 관련 계좌의 예치잔액은 2조670억원이었다. 이는 1년 전 322억원 대비 64배 늘어난 규모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의원은 "가상화폐의 투기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현재 가상화폐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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