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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카드사 DCDS(채무면제·유예)상품 손본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2-20 22:06 최종수정 : 2013-02-21 12:46

보상 수준 비해 과도하게 높은 가입 수수료 문제
관련 민원도 2010년 15건서 작년 105건으로 증가
금감원, 보상금 환급 및 불완전판매 행위 등 감사

# 장면 1. = 직장인 박 씨(여, 32세)는 지난 2009년 A카드사로부터 우수고객으로 선정됐다는 안내와 함께 DCDS(채무면제·유예 상품)서비스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카드청구금액을 감면해주거나 면제해주고 발생하는 비용도 없다는 말에 무심결에 가입에 동의했다. 하지만 우연히 카드대금청구서를 살펴보니 크레디트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매월 2만원 이상씩 빠져나갔다. 3년여 동안 총 90만원이 서비스 수수료로 납부된 사실을 발견하고 카드사에 항의했다. 카드사에서는 가입당시 녹취기록을 근거로 가입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박 씨는 가입당시 녹취록을 요구해 확인해보니 상품 장점만 설명하고 유료부분과 보장서비스 부분에 대해서는 빠른 말투와 불분명한 억양으로 설명해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카드사에서 보내준다던 상품설명서와 약관도 보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리볼빙서비스나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할 때 높은 대출이자와 별도로 연간 6%에 달하는 DCDS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동안 납부한 수수료를 모두 반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신용카드 이용자가 죽거나 다쳤을 경우 카드빚을 면제해 주거나 유예해 주는 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상품이 ‘빛 좋은 개살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DCDS 관련 민원 건수는 총 173건으로 직장인 박 씨처럼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이 134건(77.4%), 보상금 지급 불만 관련 사항은 39건이다.

불완전판매의 경우 가입당시 본인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무료서비스인척 설명하며 수수료를 챙기는 사례가 대다수다. 보상금 지급불만에는 가입당시 설명과 달리 보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소비자의 인식과 다른 보상 기준 일을 적용하는 등의 민원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DCDS(Debt Cancellation & Debt Suspension)에 대한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 상속인 가입 사실 몰라 대상자 80%가 혜택 못 봐

카드사들이 사고가 났을 때 카드빚을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채무면제·유예상품’으로 꼼수를 부려 지난 8년간 4500여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보상수준에 비해 비싼 수수료를 고객에게서 받아 챙겼는가 하면 마치 무료인 것처럼 속여 팔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상속인 금융거래조회’가 신청된 사망자 3만8854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17명(2.9%)이 DCDS에 가입한 상태였다. 이들 중 카드요금 면제나 유예 혜택을 받은 경우는 216명(19.3%)으로 극히 드물었다. 901명(80.7%)은 DCDS 상품에 가입하고도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람 중 560명(50.2%)은 카드대금을 이미 결제해 환급(10억6000만원, 개인당 189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머지 341명(30.5%)은 카드대금을 아직 결제하지 않아 연체상태(5억5000만원, 개인당 161만원)로 조사됐다.

DCDS는 지난 2005년 1월 삼성카드에서 처음 취급을 시작했으며, 2008년 이후에는 다른 카드사들도 판매를 시작했다. 2011년 4월부터 모든 전업카드사들이 DCDS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카드사는 DCDS 상품 판매에 따른 보상금 지급 리스크를 해지하기 위해 손해보험사의 계약이행보상책임보험(CLIP)에 가입한 상태다.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카드사들이 DCDS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상금은 모두 37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DCDS 서비스에서 거둬들인 총 수수료수입은 6269억원에 달했다. 손해보험사에 낸 보상책임 보험료는 1393억원으로 조사됐다. DCDS를 통해 큰 폭의 이익을 거둬들인 셈이다. 특히 상속인들이 사망자의 DCDS 가입사실을 알지 못해 채무면제를 신청하지 않았거나 카드사가 보상업무에 소극적이어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DCDS는 현재 금융채권·채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속인금융거래조회시스템’이나 ‘보험계약조회시스템’에서 확인이 안 된다. DCDS를 판매하는 과정의 문제도 다수 적발됐다. 전화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충분한 상품 설명을 하지 않는 불완전 판매나 수수료 과다, 보상대상 질병범위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 채무면제 ‘DCDS상품’ 수수료 인하 추진

금감원은 DCDS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개발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상호여전감독국 감독국장은 “현재 보험개발원에 DCDS의 사업비, 손해율 등에 대한 추가 분석을 의뢰했다”면서 “1분기 중 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소비자권익 보호차원에서 불합리한 수수료 책정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드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 순리”라며 가격 부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도 이 점을 십분 반영해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보상금을 미지급한 대상자들에겐 환급을 추진하고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시스템과 보험계약조회시스템에서 DCDS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아울러 카드사의 전화판매(TM) 영업실태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 불완전 판매 행위가 적발된 카드사는 문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DCDS 가입사실을 몰라 보상금을 청구하지 못한 상속인 등을 대상으로 DCDS 보상금 환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 보험개발원, 카드사, 보험사 등 관련기관과 협력해 DCDS 가입자 명단과 사망자, 치명적 질병발생자 명단을 활용해 보상금 지급대상자를 파악한 후 환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확인된 미보상 사망자 901명 관련 건을 우선적으로 환급할 방침이다. 또한 보상업무 처리절차도 개선된다.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시스템, 보험계약조회시스템에 DCDS 가입사실과 채무변제 내용을 반영토록 제도를 개선하고 카드사가 정기적으로(1년 2회) DCDS 가입사실과 보상내용, 절차 등을 통지토록 지도할 예정이다.

사유발생일부터 90일 이내에 보상 신청기간을 제한하는 등 소비자권익의 불합리한 약관도 정비된다. 이종국 손해보험검사국 국장은 “보상 신청기간을 넘겨 청구 못할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보상금 을 찾아줄 예정”이라며 “법률 검토를 통해 상법상 상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소멸시한을 5년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번 조치는 금감원 내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설립된 후 감독·검사부서와의 신속한 업무협력을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상품을 적극 발굴·개선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감독·검사부서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불합리한 금융제도의 관행의 시정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용카드사 DCDS 운영 현황 〉
                                                                      (단위 : 천명, 억원, %)
* 가입 회원수는 연말 기준

                  〈 DCDS 보상금 지급실태, DCDS 민원발생 현황 〉
                                                            주) : 적용 기간: 2010년 1월 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자료 :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여전감독2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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