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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드라마 만드는 ‘패션전문기업’ 한섬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2-20 00:00

웹드라마 인기로 브랜드 인지도↑
외부인사 영입해 해외패션도 강화

▲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포스터. 사진제공 = 한섬

▲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포스터. 사진제공 = 한섬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지난 10월 19일 드라마 첫 공개 후 12월 중순 기준 유튜브 조회수 총 1194만 회, ‘좋아요’ 약 14만 개. 드라마 회차마다 수백 개 댓글이 달렸고 인스타그램에는 500여 개 이상 게시물이 올라오며 회자.

온라인 상에서 높은 인기를 나타내며 화제가 된 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기록들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영상 연출로 화제가 된 이 드라마는 유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나 방송사에서 만든 게 아니다. 패션전문기업 한섬(대표 김민덕)이 만들었다.

한섬이 영상 콘텐츠 제작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웹드라마 ‘핸드 메이드 러브’를 처음 제작한 후 다양한 드라마·예능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스토리를 입힌 영상 콘텐츠를 통해 기업 팬덤을 형성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브랜디드 콘텐츠’란 브랜드 광고 방식의 일종이다. 소비자에게 오락이나 정보 등 부가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직접적 광고나 상품 판매보다 브랜드 인지도 구축과 선호도 증가를 목적으로 만든다.

한섬은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을 통해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푸쳐핸썸’ 채널 드라마·예능은 한섬 패션으로 채워지지만 제품 제조사 기업명이나 브랜드 로고 등을 전혀 노출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쇼핑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섬 관계자는 “웹 예능을 주로 소비하는 MZ세대는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광고를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제품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고객이 먼저 찾을 만한 영상 콘텐츠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팅은 수치로 그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바이트 시스터즈 방영 이후 한 달간(10월 19일~11월 18일) 한섬 온라인몰 더한섬닷컴 매출은 66.8% 증가했다.

또 등장인물인 배우 강한나, 이신영이 입고 나온 청바지, 셔츠 등이 완판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건수도 82.8% 증가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지난 7일 웹예능 ‘푸쳐핸썸 게임’도 선보였다. 푸쳐핸썸 게임은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게임을 통해 패션 관련 지식을 배워가면서 ‘패잘알(패션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인기 농구 선수 허훈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푸쳐핸썸 게임’ 1화는 공개 일주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12만 회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웹드라마에 이어 웹예능에서도 인기를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잠재적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도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한섬의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인 한섬은 장기화한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한 한섬은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더 캐시미어 등 토종 브랜드를 필두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2012년 당시 4963억 원이었던 매출은 이들 브랜드 실적에 힘입어 2017년 1조 2287억 원으로 5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1005억 원으로 52.4% 늘었다. 한섬 고급화·명품화 전략과 온라인 채널 강화 전략에 따른 온·오프라인의 고른 성장세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섬은 경쟁 패션전문기업과 비교해 해외명품·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약한 편이지만 이 점을 역이용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섬은 최근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패션부문을 신설하고 그 수장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사장이다.

박 신임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30년간 해외패션사업을 이끈 이 분야 베테랑이다.

삼성물산 효자 브랜드인 톰브라운, 꼼데가르송, 아미, 르메르, 메종키츠네 등을 수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섬의 박 사장 영입은 해외패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인 셈이다.

박 사장을 영입하며 해외패션 조직 규모도 확대했다. 기존엔 본부 단위였고 최고 책임자도 부사장급이었는데 내년부터 사장급으로 격상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섬 자체 브랜드들은 탄탄한 팬층을 갖고 있어 매출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약한 수입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강화하면 새로운 매출 상승의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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