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원 연구원은 "미국이 브라질 등에 관세를 부활시킨 것은 철강이나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미국이 무역 흑자를 내는 교역국"이라며 "관세 부과로 교역이 위축될 경우 미국의 무역 흑자가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수입의존도 또한 높지 않은 편이며, 철강은 캐나다에서, 알루미늄은 캐나다와 중국, 아랍에미리트에서 더 많이 수입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시킨 점을 관세 부활의 근거로 내세운다"면서 "연초 이후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각각 8.9%, 59.1% 절하됐다"고 밝혔다.
환율 절하로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아닌 농업의 피해가 심화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농업 분야의 수출 경쟁력 제고라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가 부과되자 중국은 남미산 농산물을 대신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42.1% 감소한 반면 아르헨티나 수입은 동기간 315.7% 급증했다는 것이다.
중남미 통화 가치 하락으로 중남미 농산물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는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팜벨트(Farm-belt)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를 꾀하든지, 아니면 중남미 국가의 농산물 수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G2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단기적 성과가 기대되는 중남미 국가에 대해 관세 공격을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현지시간 2일 트럼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재개를 발표한 바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