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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 금리인하 반대자 2명 나온 뒤...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0-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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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자율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당연시했던 가운데 소수의견이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한은 금통위가 16일 채권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25%로 내렸지만, 반대자가 2명이나 나온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 만장일치 인하를 강세 재료, 이일형 위원 1인의 인하 반대를 중립, '복수의' 인하 반대를 숏 재료로 보기도 했던 가운데 이날 채권시장에선 숏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금통위 내 가장 강력한 매파인 이일형 위원 외에 가장 최근에 금통위원이 된 임지원 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 시장금리는 장중 좀 더 위 쪽으로 향했다.

■ 소수의견 2명 나온뒤...채권 숏 시나리오 실현

그간 채권시장에선 10월 금리 인하 이후 내년 초 추가 인하가 가능해야 장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란 견해들이 적지 않았다.

금통위 내 의견 구도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지원 위원이 이일형 위원의 편에 서면서 채권 롱을 예상하던 사람들의 경계감을 키웠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일형 위원 1인의 인하 반대가 시장 컨센서스였지만, 뜻하지 않게 임지원 위원이 가세했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폭망하지 않으면 내년 초 금리인하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 발언은 중립적이었지만 소수의견 관련 시나리오가 가장 매파적인 쪽으로 나오면서 시장금리가 반등했다"고 밝혔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전원일치냐, 소수 1인이 나오느냐를 주시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동결 소수의견 2인이 나왔다"며 "이에 장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 소수의견 2명 나온 뒤...추가 인하의 문도 열어둔 한은 총재

이날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통방문에 나타난 '2차례 인하 효과 점검'이 조속한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이런 표현과 함께 2명이나 인하에 반대하면서 이 총재는 의견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관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두 차례 인하 효과를 살핀다는 말은 추가 인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실효하한이나 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지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지만 필요시 금융경제 상황에 대응할 여력은 남아 있다"면서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여력 남아 있어 금리 이외의 (QE 등) 비전통적인 정책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인식이 금통위원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총재는 또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향후 정책여력이 더 축소되면 금리외의 수단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전통적인 수단을 국내에서도 쓸 수 있는지 연구 중이라고 했다.

■ 소수의견 2명 나온 뒤...내년 인하 시점 불확실성 속 적정 레벨 찾기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대외재료들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사실상 2019년은 2번의 금리인하로 갈무리되는 가운데 내년 금리 추가 인하 시점 등은 유동적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금리인하가 사실상 끝났다"면서 "채권 금리들은 적정 스프레드를 탐색하다가 브렉시트, 미중 협상 결과에 따라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금리가 딱히 나쁜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 1.25%에 3년 구간 근처가 1.35% 근처면 적정금리로 보여진다. 스프레드도 현재 상황에선 그럴싸하다"고 진단했다.

소수의견 2명에 놀라 밀렸던 채권가격도 오후 들어 다시 올라오면서 적정 레벨을 찾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하 반대가 예상보다 많아 일드 커브 플랫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도 보였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장중 채권가격이 낙폭을 만회하면서 올라오고 커브는 플랫 모드"라면서 "상대적으로 강했던 2~3년 국채의 힘이 떨어지고 크레딧과 장기물이 좋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단 가격이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는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일부 물건을 채웠다"면서 "다만 한은 스탠스도 애매하고 내년까지 버텨야 하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고 수급 요인 등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채권시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자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보였다.

■ 소수의견 2명 나온 뒤...앞으로 금통위 세력구도 어떻게 재편될지도 관심

이날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금통위 내 다양한 의견이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점도 거론됐다. 미국 연준처럼 국내에서도 위원간 의견이 갈리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이견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면서 "지금처럼 금융시장과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이견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준 점도표에 인상 5, 유지 5, 인하 7로 나타나는 것처럼 금통위 내 다양한 의견도 자연스럽다고 했다.

아무튼 이날 임지원 위원이 금리동결을 주장하면서 향후 금통위의 세력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와 관련한 관심도 엿보인다.

현재 금통위 내에는 절대 매와 절대 비둘기가 존재한다는 식의 평가도 있는 게 사실이다.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낮은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금리를 더 내리자고 할 수 있는 인물이며, 이일형 위원은 부동산과 금융안정 문제를 근거로 계속 금리 인하에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또 이날 임지원 위원이 인하에 반대했기 때문에 '한은 차원'에서 금리 동결을 원했다면 동결을 시킬 수도 있었다.

이주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는 사실상 같은 의견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순수한 한은이 인하를 원했다'는 평가도 있다.

E 증권사 딜러는 "임지원 위원 소수의견을 감안할 때 결국 정통 한은맨들이 인하를 택한 것"이라며 "오늘 한은 총재의 추가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도 그렇고, 대외 상황에 따라서 내년 초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에 손을 들어준 이 총재가 추가 인하까지 원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의심도 보였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지금은 분위기 상 한은 총재나 부총재 쪽에서 직접 인하에 반대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 임지원 위원을 동결 쪽에 세우는 구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은 총재가 인하 효과와 관련해 경로 차원도 점검해 본다고 했는데, 경로가 별로이면 추가 인하에 대해 의미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4월이면 현재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와 매파 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현 시점에서 임기가 가장 많은 남은 금통위원은 이주열 총재와 임지원 위원이다.

이 총재와 임 위원은 2022년 3월과 5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대신 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위원은 내년 4월, 윤면식 부총재는 내년 8월에 임기가 끝난다. 내년 봄 금통위원이 대거 새 얼굴로 바뀌는 것이다.

금통위가 2차례의 인하 효과를 점검할 필요성을 거론한 만큼 당장 내년 1,2월까지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 중엔 추가 인하가 가능하더라도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도 했다.

특히 내년 4월 절반이 넘는 금통위원 물갈이가 이뤄지는 만큼 금리 결정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물론 4월엔 총선도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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