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가격변동 없이 1,21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상승세를 멈춘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만이다.
달러/원 환율은 개장 초부터 요동쳤다. 지난 밤 사이 뉴욕 3대 지수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심화를 이유로 모두 곤두박질 쳤고, 뉴욕 주식 거래 마감 직후 전해진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소식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다. 국내 금융시장도 개장 초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이러한 악재 노출로 달러/원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20원대로 급등 출발했으나, 이내 외환당국이 시장 진화에 나서자 상승폭을 줄였고 이후 강보합권에서 비교적 안정된 모습으로 등락을 이어갔다.
달러화가 강보합 흐름을 이어가던 오전 10시께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밑에서 고시되자 달러/원 환율도 이에 연동해 하락반전했다. 위안화는 장중 7위안 위로 복귀 했지만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글로벌증시 급락,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악재에 둘러쌓여 또 한번 급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개장초 부터 외환당국의 실개입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롱심리를 꺾었다.
당국의 시장 개입 의지를 확인한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쌓아왔던 롱포지션을 처분하기 시작했고, 수출업체도 미뤄뒀던 네고에 집중했다. 이처럼 시장 수급이 롱에서 숏으로 전환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어 잡았다.
A 외국계은행의 한 베테랑 딜러는 "외환당국이 장중 내내 시장 관리를 한 느낌이다"며 "개장 이후 환율 흐름과 장 마감 종가 관리에 신경 쓴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외환관리의 중요성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면서 "당국자들이 국내펀더멘털은 양호하다는 식의 발언을 내놓기보단 실제로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7일 진단
오는 7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 향방은 뉴욕 증시가 악재를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뉴욕증시가 반등하려면 시장참가자들이 미중 무역 갈등을 해묵은 재료로 인식해야 가능하다.
그래야만 금리 추가 인하 재료가 부각되며 뉴욕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 문제는 뉴욕시장이 아닌 워싱턴에서 들려올 가능성이 큰 '오럴리스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율이나 무역과 관련해서 중국에 대해 또다시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낸다면 시장은 심리가 수급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B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1,220원대 레벨은 당국이 허용하지 않으려는 느낌이 강했다"며 "당국이 특정 레벨을 허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는다면 달러화는 의외로 낙폭이 커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