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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선의 좋은 말 쉬운 글] 인간관계와 말 수는 반비례 한다는 사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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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6-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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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선 언론학 박사]
“전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짧게 얘기할게요.”

정작 이렇게 말하고 나서 정말로 짧게 말을 맺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그리고 자기가 얼마나 말을 길게 하고 있는 지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 역시 적다.

입이 한 개이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덜 말하고 더 듣기 위함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만하다. 비록, 말 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가 원해서 자기 얘기를 할 때가 되면 말이 길어진다.

그런데 자기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자칫 만남의 기피대상으로 전락하는 주요한 요인임을 한번쯤 새겨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늘 찾는, 주변에서 인기 있는 대화상대가 되고자 한다면 말을 길게 하면 안 된다. 말이 적을수록 유리하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내 귀를 열어두기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때가 있었나 생각해보자.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지루해서 정신을 딴 데 팔았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꽤 많다.

한 예로, 학창시절 조회시간은 참 지루했다.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올 때는 많지 않았다.

어떤 지인이 자신의 난감했던 상황을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처음엔 좀 듣다가 이내 시간이 아까워지며 그 자리를 뜨고 싶다. 하지만 내가 궁금해 하는 정보나 나에게 유익한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 앞에서는 귀를 쫑긋하고 그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런 태도의 차이는 상대방이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지 아닌지에 기인한다. 내가 기꺼이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며 집중해서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면 그 말이 길어질수록 대화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진다.

직장이나 학교 혹은 모임에서 인기 있는 사람은 두 종류다. 정말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크게 실속 없는 얘기를 할 바에야 입 닫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게 인간관계를 강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대화의 기술이 여기에 숨어 있다.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싶다면 말을 하기 보다는 말을 들어주는 게 답이다. 누구라도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이라 했으니, 상대가 내 앞에서 마음껏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도록 내 귀를 활짝 열어주면 된다. 그럼 다음에 그 사람은 대화상대로 또 나를 찾을 것이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느새 나는 주변인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된다.

말을 줄이면 말실수도 줄어든다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말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역시 인간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말을 덜 하면 자연히 말실수는 줄어든다.

말이 많은 사람은 당연히 말실수도 빈번하다.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실없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게 남의 뒷담화를 하게 될 수도 있으며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을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썰렁하게 만들기도 한다. 굳이 불필요한 얘기를 꺼내서 득이 될 이유가 없는데, 이를 방지하려면 말 수가 적어야 한다. 크고 작은 말실수가 잦은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말을 덜 하고 조심해야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언쟁이 발생했을 경우다. 화가 나고 억울할 때일수록 말을 덜 해야 유리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다.

말을 덜 하라는 것은 무조건 참는 것과 다르다. 상대가 하는 모든 말을 맞받아치지 말라는 얘기다. 그렇게 일일이 대꾸를 한다고 해서 상대가 내 입장을 이해하고 갑자기 미안하다면서 태도를 바꾸는 일은 없다.

오히려 둘 사이의 긴장만 고조되어 상황이 악화되는 결과를 맞게 될 뿐이다. 게다가 한 마디 한 마디 맞받아치다가는 똑같이 나쁜 사람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고 감정싸움으로 번져서 일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커지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다툼 상황에서는 말을 적게 해야 한다. 대신 ‘회심의 한마디’를 준비한 뒤 반격하는 것이 효과 만점이다.

정곡을 찌르는 포인트를 찾고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옳은 소리를 던지는 것이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팁이 된다.

그러려면 상대가 하는 말을 가능한 많이 들어야 한다. 들으면서 논리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내 입장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할 적절한 대응 문구를 찾는 편이 낫다. 그럼 나는 오히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달변가’보다는 ‘달청가’가 되는 습관을

달변가 주위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는 평소에 자신의 생각과 철학과 의견을 많이 쏟아냈기 때문에 그에 찬성하는 무리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되레 그를 멀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기가 생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직업을 갖지 않은 바에야 어떤 집단 내에서의 인기도가 삶에 결정적인 지배력을 갖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기왕이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는 인물이 되어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내 말을 스스로 조심함으로써 나의 격이 높아지는 효과 역시 돈으로 살 수 없이 가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잔소리를 삼가고, 내 얘기만 하는 것을 조심하고, 쓸데없는 얘기를 줄이도록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면 좋겠다.

아예, 무조건 듣기만 하겠다는 자세로 사람들과의 대화에 임해보도록 하자. 말이 많아서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많이 들어줘서 싫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말하기보다 듣기의 태도가 몸에 배게 되었을 때 분명히 나는 이전과는 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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