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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3사 전략 돋보기(3)] 롯데주류, ‘처음처럼’ 해외사업 ‘속도’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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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13 00:00

작년 베트남 소주수출 전년비 30% 증가

맥주 점유율 3위 애로…가격 조정 고심

▲ 처음처럼 베트남 플래그십 스토어.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주세법 개정을 앞두고 국내 주류 회사들이 가격 조정에 나서는 등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오비맥주는 ‘필굿’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국내 주류 회사들의 역동적인 상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롯데주류가 작년 맥주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는 처음처럼 등 해외 주류 수출이 탄력을 받으며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주류가 클라우드 등 맥주 가격을 인상할 경우 60억원 수준의 매출액 증가, 맥주 사업 적자 축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주, 맥주 각각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자 롯데주류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외국 맥주 주문자 위탁생산에 따른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 맥주부진 탓에 지난해 영업손실 500억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3462억원, 영업이익 849억원, 순손실 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12.7% 늘었으나 순이익은 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음료 영업이익률이 9% 이상으로 회복됐고 소주 점유율도 상승했으나, 맥주의 적자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주류사업 관련 차입금을 지난해 약 700억원 상환한 타격도 컸다.

지난해 롯데칠성 주류사업부 실적은 소주의 선방과 맥주의 고전으로 설명된다. 연간 소주 매출은 전년 대비 8.9% 증가(추정)했다. 국내 점유율 역시 20%까지 상승해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까지 상승했지만 ‘피츠’의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연간 매출은 클라우드가 930억원, 피츠가 57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공장 가동률도 35% 내외에 그쳤다. 가동률 기준 손익분기점은 60% 수준이다.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에 광고 선전비와 지급수수료 증가가 겹치면서 주류 사업부의 영업 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올해는 맥주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외형 성장 전략 대신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예상된다.

2018년 기준 1429억원(추정)까지 치솟은 광고선전비가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급수수료와 판매촉진비 등도 효율화 기조가 지속된다. 이 경우 매출 성장률은 10~15%에 그치겠지만 적자폭은 200억~300억원 이상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칠성이 외국 맥주 OEM(주문자위탁생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공장 가동률이 의미있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동남아 판매 비중이 높은 모든 외국 주류 회사가 잠재적 발주처다.

하반기 맥주 주세법 변경 가능성도 맥주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과세 기준을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할 경우 국산 맥주는 현재보다 세금이 같거나 약간 하락해 소비자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입 맥주의 경우에는 세금 부담이 커져 소비자 가격이 국산 맥주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 아사히와 같은 프리미엄 맥주는 큰 영향이 없겠으나 저가형 수입맥주는 국내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 김태환 효과? 해외사업 성과 기대감↑

김태환 대표가 선임되면서 해외 사업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소주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소주 시장은 전체 동남아 소주 시장의 32%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고 주변국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

‘처음처럼’은 베트남에서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28%의 성장세를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30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현지 대형 마트에서 ‘처음처럼’, ‘순하리’, ‘설중매’ 등 롯데주류의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특히 ‘순하리’의 경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민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데 머물렀지만, 현재는 ‘K팝’, ‘박항서 매직’ 등을 기점으로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과 호감이 높아져 우리 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외국 소비자들이 우리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지난 3월 말부터 ‘순하리’의 미국 수출 전용 대용량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 대용량 ‘순하리’는 뉴욕, LA, 시애틀 등 주요 도시의 주류 매장(Liquor shop), 바(Bar),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순하리’는 미국에서 2018년 기준으로 전년비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에 출시된 대용량 제품은 북미 지역 소비자들의 문화와 소비 패턴을 고려한 제품인 만큼 현지 시장에서 ‘순하리’의 인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순하리는 지난 2015년 첫 수출 이후 매년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보이며 현재 미국, 캐나다, 베트남, 중국, 대만, 호주 등 세계 3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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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소주는 쉽고 맥주는 어렵다?

롯데주류가 최근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 붐을 타고 소주와 맥주의 가격을 인상할 시 소주는 200억원, 맥주는 60억원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맥주의 경우 기존 카스, 하이트 대비 고가인 클라우드의 출고가를 인상할 경우 소매점 판매 가격이 6000원대로 오른다는 부담이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주류세 개편안이 나온 후에나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하이트진로가 선제적으로 소주 가격을 올렸다”면서 “우리도 가격 인상 시점과 폭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는 소주 가격 인상의 경우 롯데주류가 느끼는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는 통상적으로 시장 점유율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업체가 따라서 가격을 올려왔다. 소주업계 2위인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 가격 인상 정책을 따라갈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소주 카테고리에서 브랜드 별로 가격 차이를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 부담 경감 요인이 된다.

대형마트 등은 출고가격이 반영돼 소비자가격이 결정되지만 일반 음식점 등 유흥 채널은 브랜드에 관계 없이 동일한 가격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출고가를 올리지 않아도 음식점에선 ‘참이슬’과 같은 가격을 받는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처음처럼 출고가를 올리지 않아도 외식을 할 때 소주 가격이 브랜드에 관계 없이 동일하게 500원, 1000원 인상됐다고 체감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은 손해”라고 말했다.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에 이어 견고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인상에 동조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어주고 있다.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만큼 가격 인상이 시장에 주는 저항이 덜하기 때문이다.

맥주 가격 인상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롯데주류는 맥주시장에서 철저한 후발주자로, 점유율이 매우 낮다. 업계는 오비맥주(60~65%), 하이트진로(30~35%), 롯데주류(5~10%)의 맥주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2014년 클라우드, 2017년 피츠를 출시했다. 맥주 시장에 뛰어든 이후 아직 한번도 가격 인상에 나선 적이 없다. 클라우드의 경우 출시된 지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롯데주류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필요성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클라우드가 ‘100% 올 몰트’를 표방하는 프리미엄 맥주라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일반 음식점에서 ‘카스’나 ‘하이트’ 대비 약 1000원 가량 비싼 5000원에 판매된다. 이 상황에서 출고가를 올려버리면 클라우드는 음식점에서 6000원에 판매될수도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적으로 쉽게 지갑을 열수 없는 가격대다.

2017년 출시된 피츠는 시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기에 부담이 있다. 지금 가격을 올리면 너무 빠르지 않냐는 분석이다.

만약 피츠 가격을 인상한다고 해도 클라우드 맥주 가격을 그대로 두면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클라우드 가격 차별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래저래 롯데주류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했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 인상 움직임이 없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2위 업체가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점유율이 낮은 3위업체가 가격을 먼저 올릴 경우 위험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2위 점유율이 확고한 소주는 롯데주류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맥주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롯데주류가 클라우드와 피츠 가격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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