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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여신금융협회장 민·관 대결 구도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4-29 00:00 최종수정 : 2019-04-29 08:28

정수진·고태순·박지우·이기연 거론
“위기 속 업계 살린 적임자 필요” 공감대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민·관 대결 구도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오는 6월 15일 김덕수닫기김덕수기사 모아보기 여신금융협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을 위한 예비 후보자들의 물밑 작업에도 시동이 걸렸다. 차기 회장으로는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과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이기연 전 여신협회 부회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카드·리스·할부·신기술금융업 4개 업권의 여신전문회사들이 처한 난제를 해결하고 이끌 새 회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여신금융협회는 다음달 차기 협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업계는 여신금융 업황을 잘 아는 베테랑이면서 규제 타파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협회장을 원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여파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고, 캐피탈 업계도 영업 경쟁 심화라는 난국에 처해 있어 업계 이익을 대변해줄 협회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 내달 본격 선거 레이스 시작

업계 안팎에서는 차기 협회장으로 유력한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편 이사진을 만나 적극적으로 출마 의사를 피력하는 인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물은 민간 출신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과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이다. 관 출신으로는 이기연 전 여신협회 부회장이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도 거론된다.

정수진 전 사장은 1955년 전남 장성 출생으로 전남대 경제학과 졸업한 후 보람은행에 입행했다. 보람은행 안양지점장,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하나은행 리테일영업그룹 총괄(부행장),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거쳤다. 2016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나카드 대표를 지냈다. 현직을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업계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매력이다. 최근 임기가 끝난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역할을 할 일이 있다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박 전 사장은 취임 후 자산을 크게 늘리고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연달아 갱신하는 등 KB캐피탈을 크게 성장시킨 인물이다.지난 3월 DB손해보험이 소비자정책 자문위원에 위촉한 이기연 전 여신협회 부회장도 새 회장에 거론된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여간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나 레버리지 비율 확대 등 카드사들이 요원하게 여기는 현안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부회장은 1986년 한국은행 입행 이후 금감원으로 옮겨 신용감독국 팀장, 법무실장 은행·중소서민감독 담당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그는 현 11대 회장 선출 당시에도 회장 후보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입후보하지는 않았다.

여신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은 8개 카드사(비씨·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사장들과 7개 캐피탈사(롯데·아주·하나·현대·IBK·JB우리·KB캐피탈)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구성한다.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하고 추천한 뒤 여신협회에 소속된 전체 회원사가 모이는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거친다. 김덕수 회장도 후보자 시절 당시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로 최종 추천됐다.

이사회는 아직 회추위를 구성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모여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회장 공모는 이르면 내달 초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 김덕수 회장 선출 당시 여신협회 이사회는 2016년 5월 말 회추위를 구성하고 6월 초 후보 공모를 마감했다. 일단 회추위만 열리면 회장 선출 일정이 숨가쁘게 이뤄지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이사회가 열려 회추위 일정이 나올 것”이라며 “지난번 회장 선출 일정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업계마다 “이런 회장 바란다” 분분

업계에서는 어떤 출신이건 간에 카드와 캐피탈을 잘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 완패 등 ‘산 넘어 산’ 온갖 풍파를 겪는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에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관(官)’ 출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회장이 민간기업 출신인 탓인지 업계 이익을 관철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았느냐는 시각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은 최악의 환경에 직면한 카드업계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관 출신이 오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신협회의 관(官) 인사로는 기획재정부 출신인 오광만 전무가 있다. 지난해 5월 선임된 오 전무는 금융협회에 부회장직이 사라진 추세에 맞춰 ‘전무’ 직위를 준 것이라 사실상 부회장인 셈이다. 만약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직에 온다면 여신협회 1, 2인자가 모두 경제 관료다. 한편에서는 카드사에서 김덕수 회장이 나온 만큼 이번에는 캐피탈 업계에 힘을 실어줄 인사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여신협회에서 카드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회원사 수만 놓고 보면 캐피탈사가 많을뿐더러 카드사들의 성장이 주춤하는 사이 캐피탈들이 무섭게 자산규모를 키우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사실상 정부 임명직이었던 금융관련 협회 인사가 ‘낙하산’이라는 인식이 세간에 퍼진 것도 차기 여신협회장 선출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금융 당국이 몸을 사리는 중이라 협회에 차기 회장을 점찍지 않아서다. 올해 초 역대급 흥행을 일으킨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도 정·관계 출신과 민간 금융회사 출신으로 총 7명의 후보 지원자가 몰리면서 ‘역대 최다 후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 역대 여신협회장은

역대 여신금융협회장은 민·관 출신 금융계 전문가가 앉는 자리였다. 1998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과 함께 설립된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업과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과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장은 5대 금융협회장 중 한 자리다. 2003년 일어난 카드사태(카드사 유동성 위기)로 은행계 카드사들이 은행에 합병하는 등 여신협회의 최대 회원이었던 이들이 탈회하자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도 덩달아 타격이 컸다. 때문에 3대 이호군 회장부터 8대 장형덕 회장까지는 비상근 회장체제로 운영됐다. 카드사·캐피탈 각 업권에서 1년제로 돌아가며 선출되다 지난 2010년 9대 이두형 회장부터는 상근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회장직에는 경제부처나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오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김덕수 회장의 전임자인 10대 김근수닫기김근수기사 모아보기 회장(현 신용정보협회장)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부위원장)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9대 이두형 회장도 행정고시 22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고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반면 2016년 11대 회장에 오른 김덕수 회장은 2000년 선출된 유종섭 전 회장에 이은 두 번째 ‘민간 전문가’로 불린다. 1987년 KB국민은행에 입행 후 인사부장과 기획조정본부장을 거쳐 KB국민카드 부사장으로 옮긴 뒤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KB국민카드 사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사장직까지 올랐던 인물이어서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실무형’ 회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카드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하던 신용카드 인지세(기존 1000원→현재 300원) 인하를 이뤘고 행정정보 공동이용 시스템 구축,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설립 등 업계 과제들에 대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이슈는 워낙 정부 의지가 강해 협회장으로써 카드업계 의견을 관철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워낙 강해 여신협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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