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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국감 피했지만…도덕성 논란 ‘여진’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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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22 00:00 최종수정 : 2018-10-22 08:02

한화투자·이베스트 ‘ABCP 부도’ 논란
유령 주식 유진·횡령사건 KB도 리스크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월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증권사 CEO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금융감독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들어 증권업계의 도덕성 해이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감사가 증권가를 한차례 훑고 갔지만 이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당분간 세간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가운데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56개 업체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의 제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238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증권사의 재재 건수는 125건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제재 금액도 209억9천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제재 건수 상위 10곳 중 9곳이 증권사로 조사된 가운데 업체별로는 KB증권이 18건으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래에셋대우(14건), 삼성증권(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 ABCP 부도 책임 공방

지난 5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1억5000만달러화 채권이 만기 상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CERCG 보증으로 발행된 1645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까지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동반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해당 채권을 매입한 증권사는 발행가의 80%를 손실로 처리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해당 ABCP 판매를 주선했고 현대차투자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 5개 증권사가 매입했다.

이 상품은 전문투자자(채권딜러)를 거쳐 증권사와 KTB자산운용사, 은행의 신탁에 판매됐으며 이 중 KTB자산운용 및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펀드에 포함돼 4433명이 손실을 부담했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등장한 배경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ABCP 발행에 법적 책임이 있는 주관사가 어디냐는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의 질의에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라고 답했다.

윤 원장은“CERCG를 공기업으로 분류한 것은 한국적 기준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끼친 피해가 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증권업계 CEO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한 권 대표는 “법적으로 주관사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어 법무법인에 문의한 결과 ‘아니다’라는 답변을 얻었다”는 해명을 남겼다.

◇ 삼성증권, TRS 거래 논란 중심에

지난 9월 금감원은 KB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기업 관련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 거래 과정에서 매매·중개 제한을 어기거나 무인가로 중개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례를 대거 적발했다.

TRS는 총수익매도자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흐름을 총수익 매수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약정이자를 받는 거래를 말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총 16개 증권사가 58건의 TRS 거래(평균 1000억·총 5~6조원 규모)에 대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2개 증권사는 44건의 TRS를 매매 중개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거래상대방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이 계열사 간 자금을 지원하거나 지분취득 등을 목적으로 TRS 거래를 이용하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블루홀이 삼성증권과 맺은 TRS 거래가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는 지난해 삼성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 삼성스카이제일차와 벤처캐피탈(VC)과 임직원이 보유한 블루홀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 37만2597주를 주당 48만원에 사들이는 TRS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1788억4700만원이다.

문제는 블루홀의 TRS 계약이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에 해당돼 상법 제342조 2항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12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장병규 블루홀 의장은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불법적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 연이은 배당사고에 내부거래 의혹까지

‘유령주식’ 사태로 국감장에 설 것이라고 점쳐졌던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CEO들은 일단 한숨 돌린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6일 우리사주 조합원에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1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1000주의 주식을 입고했다.

이후 22명의 직원이 잘못 입고 처리된 주식 1208만주를 매도했고 이중 16명이 총 501만주를 체결시켰다. 이에 이날 장중 주가는 11.7%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결국 삼성증권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사퇴한 구성훈 대표의 뒤를 이어 장석훈 부사장을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유령주식 사고는 유진투자증권에서도 발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 개인투자자 A씨가 보유한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 주식의 병합 사실을 계좌에 제때 반영하지 않아 실제 A씨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보다 많은 주식이 매도됐다.

A씨의 매도 주문이 나온 후에 주식병합이 전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유진투자증권은 초과 매도된 주식을 회사 비용으로 시장에서 사들였다.

이후 A씨에게 초과 매도 주식을 사들인 매입비용과 차익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A씨는 자기 계좌에 있던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돈을 돌려줘야 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이를 두고 유진투자증권은 A씨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했고, A씨가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서 해당 사실이 드러났다.

KB증권에선 직원이 고객 휴면계좌에 있는 투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KB증권은 지난 7월 초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한 조사에서 직원이 고객 휴면계좌에 있는 투자금 억600만원가량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KB증권의 자진 신고에 검사에 나선 금감원은 현재 법리검토 등 추가조사를 마치고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 계열사 내부 거래 등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공정위는 박현주 회장 일가가 지분 약 92%를 보유 중인 회사이면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줬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 이상준 회장, 회삿돈 불법 유용 혐의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부당 경영행위와 관련해 ‘기관경고’ 등 중징계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골든브릿지증권에 대한 기관경고 및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감원은 골든브릿지증권 전·현직 대표 등 임직원에 대한 제재안도 함께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골든브릿지증권 노조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 과정에서 경영진의 배임 등 부당 경영행위가 있었다며 금감원에 검사를 촉구했다.

이에 금감원은 작년 10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골든브릿지증권에 대한 부문검사를 실시하고 전·현직 경영진의 부당경영행위 여부를 살펴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실질 사주인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회삿돈을 불법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골든브릿지증권의 지분 41.84%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골든브릿지의 최대주주로 지분 67.51%를 보유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 2002년부터 7차례의 유상감자(약 3757억원)를 단행해 4000억원대였던 자기자본이 1000억대로 급감했다.

당시 노조는 모회사 골든브릿지와 그 대주주인 이 회장이 편법 고액배당을 유상감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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