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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트렌드] 이 가을, 시니어를 위한 추천 영화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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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06 07:55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영화는 처방약 같다.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할 때 적절한 위로를 전하며, 상처를 다독인다. 영화는 우리네 삶을 투영하기도 하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과 바람을 담아내 잔잔한 울림을 전하기도 한다. 영화가 있어서 따뜻한 가을, 시니어를 위한 영화를 추천한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뜻하는 버킷 리스트. 이 말은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 상영 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는 카터 챔버스(모건 프리먼 분)와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 콜(잭 니콜슨 분)은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되는데,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살아 가치관이나 성격에서 크게 차이 나지만, 곧 공통점을 발견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카터 챔버스는 대학 신입생 시절 철학 교수가 과제로 내준 버킷 리스트를 떠올리면서 종이에 하고 싶은 일을 적고, 그것을 본 에드워드 콜도 가슴에 불을 지핀 듯 도전 정신이 일어난다.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버킷 리스트에 적힌 것을 하나씩 실행하기로 마음먹은 둘. 곧바로 병원을 나와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동안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한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대사는 ‘단순히 삶을 살아갈 뿐인’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집트 속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입구에서 저승사자가 2가지를 물어본다는군. ‘첫째는 인생을 즐겼는가?’, ‘둘째는 당신은 누군가를 즐겁게 했는가?’”이 질문들은 매일 숨 가쁘게 달리는 일생에 우리는 과연 하루하루를 즐기는지, 후회 없는 삶을 사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70세 시니어의 인턴 도전기

<인턴>
아직 일하고 싶은 열정은 넘치는데, 나이가 많아 주저한다면 영화 <인턴>을 보기를 권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잡지사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동분서주하던 신출내기 앤 해서웨이가 <인턴>에서는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을 둔 성공한 CEO 줄스 오스틴으로 등장한다.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은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철저한 자기 관리와 완벽을 추구하는 꼼꼼함으로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인물. 그녀는 시니어 인턴을 뽑는 면접 자리에서 70세의 지원자 벤(로버트 드니로 분)을 마주하고, 40년간의 직장 생활로 업무에 관한 풍부한 노하우와 다양한 인생 경험을 가진 벤을 채용한다.

하루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힘겹게 일하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잃던 줄스 오스틴은 벤의 따뜻한 위로와 오랜 경험에서 비롯한 지혜로 숱한 도움을 받는다.

벤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직원들이 무례하게 일을 시키고 무시하는 태도에도 존칭을 사용하고, 어떤 일이든 돕겠다는 열성을 보이며 신입사원과 같은 마음으로 노력한다. 그들보다 아는 것이 많아도 결코 위세 부리지 않고 늘 상대방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조언하는 벤의 자세는 ‘나이 들어감’에 대한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여전히 일하고 싶고, 할 수 있다고 믿는 시니어의 마음을 대변한다. 둘의 대화에서 잔잔한 위로와 인생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잘 이별하는 방법

<덕구>

일곱 살 덕구(정지훈 분)는 할아버지 슬하에서 어린 여동생 덕희(박지윤 분)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인도네시아인 엄마는 덕구 곁에 없다. 마을에서는 ‘죽은 남편의 목숨 값을 갖고 도망친 외국인 며느리’로 추문에 올랐지만 덕구의 기억 속 엄마의 마지막은 할아버지 손에 모질게 내쫓긴 모습이다.

덕구는 자신에게서 엄마를 빼앗고, 남들이 다 있는 로봇 장난감도 사주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마냥 야속하고 창피하다. 자신에게 웅변을 시키고, 원하지도 않는 대통령이 되라고 강요하는 할아버지가 못마땅하다. 장손의 의무라며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집안 어르신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게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편 덕구 할배(이순재 분)는 어린 손자들을 키우기 위해 일흔의 나이에도 마을의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돈을 번다. 어려운 형편에도 바르게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그에게 자기 몸 아픈 건 아무 일도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의사로부터 남아 있는 날이 얼마 없음을 전해 들은 덕구 할배는 남은 시간 손자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기로 한다.

<덕구>는 너무나 소중하지만 쉽게 지나치는 가치, 가족과 사랑의 중요성을 길어 올리는 영화다. 가족의 가치가 희미해지고, 개인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요즘, 영화는 나를 위해 희생하고 무한한 사랑을 주는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가족만은 내 편이 되어주고 곁에 있다는 믿음도 보여준다.

오래된 부부의 잔잔한 사랑

<위크엔드 인 파리>

젊은 날의 사랑이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라면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의 사랑은 은은한 모닥불 같은 것이 아닐까.

영화 <위크엔드 인 파리>는 오래된 부부의 이제는 좀 덜 뜨겁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지속하는 온기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결혼한 지 30년. 권태를 겪는 부부 닉(짐 브로드벤트 분)과 멕(린제이 던칸 분)은 잃어버린 로맨스를 되찾기 위해 신혼여행지였던 파리를 다시 찾는다.

그 당시의 설렘과 낭만, 추억이 깃든 곳에서 관계를 새로이 회복하고, 시들어버린 사랑의 꽃을 다시 피우려는 것.

하지만 파리에 여행 와서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자신과 달리 무뚝뚝하게 받아치는 멕이 서운한 남편 닉. 혹시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닐까 의심하며 둘은 이혼 이야기까지 꺼내지만, 우연히 만난 옛 친구 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뜨거운 사랑은 아니어도 여전히 서로에게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 나이 들어 배우자와 살아가는 이상적인 삶을 그리고 있다.

잊힌 옛사랑을 추억하다

<카사블랑카>

오랜만에 고전 영화 한 편을 보며 추억에 잠겨도 좋겠다. 영화 <카사블랑카>는 1949년 개봉한 작품으로 70여년이 흐른 지금 봐도 손색없는 스토리와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당시 전란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기항지로 붐비던 모로코 왕국의 항만 도시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이곳에서 옛 연인을 만난 남녀 이야기를 다룬다.

카사블랑카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릭 브레인(험프리 보카트 분)은 어느 날 밤 찾아온 부부를 맞이하는데, 그중 부인 일리자(잉그리드 버그만 분)가 과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상대임을 알게 된다. 파리에서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누던 당시의 감정이 일어서인지 둘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고 고뇌에 빠진다. 점점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 앞에서 둘은 어떤 선택을 할까.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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