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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천하대포<天下大 酉+甫> 여민동락을 꿈꾸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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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2-18 21:57 최종수정 : 2014-06-22 13:00

정희윤 은행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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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천하대포<天下大   酉+甫> 여민동락을 꿈꾸며
“태화산을 밟고 올라가 성을 만들고 황하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못을 만드는 가 하면 억장길이의 높은 성벽에 기대어 자리잡은 채 헤아릴 길 없이 깊은 골짜리를 내려다보는 견고한 요새로 삼았다. 훌륭한 장수와 굳센 쇠뇌로 요지를 지키며 신임하는 신하와 정예 병사로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통행인을 검색했다.”

사마천은 중국 역사상 첫 통일국가를 일궈냈던 진나라가 망한 까닭을 논할 때 한나라 때 명사 가의(賈誼)가 쓴 ‘과진론(過秦論)’을 극찬하면서 그의 평가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가의가 묘사한 진시황 체제 절정기를 살피면 이토록 막강한 군사력과 방어 시스템을 지닌 나라가 어떻게 망할 수 있었나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곧 이은 그의 설명이 통렬하다. 통일국가 시스템을 그쯤 갖추기 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던 군주 진시황은 점차 어긋난 행로로 기울어 버린 것이다.

천하가 이처럼 평정되자 진시황은 그만 ‘관중(關中, 함곡관 이서지역으로 전국시대 진나라의 원 본거지를 이르는 이름) 땅이 지닌 견고함이 천리나 이어진 셈이므로 자손 만세 제왕의 업이 이어지리라는’ 만족감에 마음을 놓아 버리고 만다. 그 결과 인의(仁義)의 정치를 펴지 못하고 법령의 힘을 앞세우는 통치로 백성들의 마음을 떠나 보낸다.

당대의 식자층이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자 분서(焚書)를 먼저 단행했다가 이마저 만족스럽지 않자 갱유(坑儒) 사태를 감행했으니까.

◇ 공벌과 수성의 방법이 다르니 구별했어야 한다는 지적

가의는 또한 말한다. 전국시대 진나라는 협소한 영토와 (일개) 제후의 신분으로 100여 년 간 동쪽 여덟 곳 제후들을 입조 시켰으며 결국 천하일통에 성공했으나 일개 필부 한 명이 일으킨 난으로 말미암아 칠묘(七廟)가 파괴되고 (황제의 위를 이어받은 후손이) 천자된 몸으로 다른 사람에게 죽음으로써 천하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가장 큰 쇠망 원인으로 가의는 ‘공벌(攻伐)과 수성(守城)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을 꼽고 있다.

그렇다고 사기(史記)에 포함돼 있는 진시황본기를 보면 시황이 백성들을 힘겹게 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시황 25년 연나라 왕 ‘희’를 서로잡고 초나라 강남지역을 평정, ‘회계군’을 설치함으로써 강성대국의 기틀을 완비하고 나자 그는 백성들이 잔치를 벌이도록 하면서 술과 고기를 하사했다.

이에 관해 사마천이 남긴 문장이 ‘천하대포’(天下大 酉+甫)다.

만약 천하의 백성과 함께 통일 강성대국 건설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마음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30년 채 지나지 않아 대국의 운을 남에게 넘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수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바 있다.

◇ 백성을 어떤 존재로 여기고 관계 설정해야 하는가

가의는 진시황이 천하를 병탄하기까지(겸병에 몰두하는 동안) 무력 뿐 아니라 사술을 동원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 문맥에 비춰 보면 찬성하는 뉘앙스가 더 짙다.

다만 그는 통일국가 황제에 오르는 공을 이룬 뒤 그것을 안정시킬 때는 인의를 따르는 것을 귀하게 여겨야 했었다고 질책한다.

전국시대 내내 거듭된 전쟁으로 뭇 백성들이 피폐하던 와중에 진시황이 패권을 차지하자 이제 생명의 안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반가움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던 백성들은 불과 한 세대가 가기 전에 반란군의 대열에 선뜻 합류하는 모습으로 극한의 반전을 보여줬다.

먼 변방 이민족 정벌에 나서고 만리장성을 쌓아 굳건한 방책을 세우면서 강성한 나라를 만들기는 했어도 관리의 행정이 지극히 가혹하고 상벌이 부당했으며 세금이 절도 없이 가중되자 민심이 떠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는 꾸짖음은 새겨 볼 가치가 높다.

가의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백성관은 ‘안정된 백성들은 더불어 의를 행하고 위난에 던져진 백성들은 함께 어울려 그릇된 일을 하기 쉽다’는 말에서 잘 드러난다.

◇ 바람직한 경영 임직원의 일체감 형성 어떻게 가능한가

사마천은 가의의 과진론을 지지함으로써 백성을 무지하다 폄훼하거나 국정집행의 대상으로만 삼으려던 법가주의 계열 개혁가들의 생각과 정반대 신념을 높이 샀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열전에서 “현인이란 반드시 천하를 안정시키고 만민에게 질서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한 것이 그렇고 혹리열전 첫머리에서 논어 위정편 가운데 “백성을 법령(政)으로 인도하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형벌만 면하려 하고 부끄러워함이 없어지지만 덕으로 이끌고 예로 규제하면 부끄러워함이 있으며 또한 선에 이를 것”이라는 글귀를 인용한 까닭이다.

나온 김에 위정편의 글귀를 하나 더 보면 擧直錯諸枉(거직조저왕)이면 則民服(즉민복)이란 말이 있다. 곧은 사람을 써서 굽은 사람마저 교화를 시킨다면 백성이 절로 따를 것이라는 해석이 타당해 보인다.

사람을 제대로 발탁하며 법령에 얽매이기보다 덕치를 숭상하는 리더십에 목말라 하는 요즘이라고 표현한다면 과한 일일까. 금융회사 경영을 맡은 사람들이 임직원과 진정 동고동락하려 하며 형벌보다는 천하대포의 칭찬과 포상의 리더십을 원리로 삼는 그런 금융계로 탈바꿈 하는 일은 먼 나라 이야기이기만 한 것일까. 옛 선현들의 말씀에서 오늘날 금융계와 금융사 경영 도리를 더욱 깊이 천착해 볼 일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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