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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받고 주식 빌려주세요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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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4-18 22:25

장기투자자, 대차거래로 7% 가외수입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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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short stock selling).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다음 나중에 그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을 말한다.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공매도를 활용하면, 일단 비싸게 판 뒤 나중에 주가가 하락했을 때 싸게 사서 갚아 그 차이만큼을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 공매도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 같은 큰손들이 즐겨한다. 이들은 공매도 자체로 이익을 얻기보다, 상승에 베팅하되 하락했을 경우 입게 될 손실을 일부 줄이는 일종의 헤지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다면 누군가가 그 주식을 빌려준다는 뜻일 텐데, 누가 빌려주는 것일까?

◇ 주식 있으면 누구나 빌려줄 수 있다

누군가 주식을 빌려주고 또 누군가는 빌려서 공매도하는 이 과정을 ‘대차거래(貸借去來)’라고 부른다. 대차거래에 참여하는 주체 중 빌리는 쪽은 기관과 외국인이다. 제도적으로는 개인에게도 열려있지만 신용, 거래 규모 때문에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들은 주식이 모여 있는 곳, 즉 한국예탁결제원이나 증권사 등에서 원하는 주식을 빌린다. 결국 이곳에 주식을 맡겨둔 주식의 진짜 주인이 빌려주는 대여자가 되는 것이다. 증권사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며 대차거래를 중개할 뿐이다. 빌려주는 데 특별한 자격요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위탁계좌에 주식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대여할 수 있다.

◇ 지금도 수천억이 앉아서 돈 벌어

당연히 공짜는 없다. 빌려주는 대가로 소정의 이자를 주고받게 된다. 소정이라고는 하지만 얼마치의 주식을 빌려주느냐에 따라 꽤 짭짤할 수도 있다. 계좌에 잠자고 있던 평가액 1000만 원어치의 ‘○○건설’ 주식을 연 3% 이율로 60일간 빌려줬다면? 두 달 만에 14만 8000원 정도가 세전수익으로 떨어지게 된다. 개인투자자들 중엔 1년, 2년씩 손도 안대고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럴 바엔 주식을 빌려주고 가외수입을 챙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들 중엔 이런 거래방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대여자로 참여한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아직은 인덱스펀드를 포함한 기관과 외국인들이 훨씬 더 많다. 다행히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대차거래 영업을 강화하면서 대여자로 참여하는 금액과 비중도 늘고 있다고 한다. 관련 통계가 없어 거래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업계 관계자의 귀띔에 따르면, 대차거래 규모가 가장 큰 삼성증권의 경우 개인이 내놓은 대여주식 규모가 1조 5000억 원에 달하며 그중에서 실제로 대차거래로 나간 주식은 2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 다음이 우리투자증권 정도, 대여를 희망한 개인 주식은 1조 3000억, 대차거래 금액은 1400억 원 수준이다. 삼성증권 계좌를 갖고 있는 개인고객의 주식 2000억 원어치와 우리투자증권 고객 주식 1400억 원은 지금도 가만히 앉아서 이자를 벌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은 대여자 중 개인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된 편이라고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25% 정도라고. 대차거래를 하려면 중개하는 증권사들도 담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대형사들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 ‘귀한 몸’은 이율 7% 넘어

대차거래는 특정 주식을 몇 주 빌리겠다는 수요가 있을 때 빌려줄 사람을 찾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거래소 단위가 아니라 증권사별로 거래가 이뤄진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서비스를 개선해 풀(pool)을 만들어놓고 대여를 원하는 고객들은 자기 주식을 그곳에 등록해 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 좌판에 상품을 진열해 놓고 누군가 주식을 빌려 가면 증권사가 그들에게서 수수료를 챙겨 약간의 이문을 떼고 대여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적용되는 대출이율은 정해져 있지 않고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변한다. 같은 종목이라도 어제오늘의 이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인기도에 따라 편차가 발생한다. 좌판에 올라온 수량은 많은데 찾는 사람은 별로 없는 종목이라면 연 1% 받기도 힘들지만, 너도나도 빌리겠다고 몰리는 종목은 연 7%를 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량주는 낮고 중소형주는 높은 편이다. 쉽게 말해 공매도의 매력이 높아지는 상황, 이를테면 갑자기 급등해 조만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법이다.

◇ 증권사마다 다르다…잘 골라야

증권사마다 빌리고 빌려주는 사람이 다르고 대출이율도 다르므로 어느 증권사와 거래하느냐에 따라 수익성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차거래를 위해 증권사를 선택할 때는, 해당 증권사가 주식을 빌려다 쓸 큰손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차거래 이자는 대여 풀에 등록한 때부터가 아니라 실제로 누가 빌려가는 순간부터 계상되기 때문에 빌려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여기간도 중요하다. 이왕이면 자주 빌려가고 또 한 번 빌리면 오랫동안 빌리는 큰손을 많이 확보한 증권사에 주식을 대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여가능 종목 수가 많은지 여부도 체크항목이다. 그러므로 대차거래를 하고 싶다면 증권사 몇 곳을 골라 영업점에 직접 확인해 보고 거래를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HTS의 대차거래 화면상에서 대여가능 종목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보유종목 중에서 대여 가능한 종목이 무엇인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대차거래 Q`&`A

Q 대여신청 수량보다 대차수량이 적다면

A 증권사마다 처리절차가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여신청 수량이 많은 고객의 주식부터 대여해 준다. 수량이 동일하면 대여신청 순서가 빠른 계좌부터 처리한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수량, 순서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비율대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Q 빌려준 주식을 매도하고 싶은데



A원한다면 언제든 매도할 수 있다. 단, 일반 매도화면이 아니라 대차거래 메뉴에 있는 매도화면을 이용해야 한다. 매도 때문이 아니라도 대여한 주식을 돌려받고 싶으면 대여회수를 신청하면 된다.

Q 주주로서의 권리행사는



A 주식을 대여해도 배당, 유·무상증자 등 주주로서의 권리는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의결권은 없다. 의결권을 행사하고 싶다면 기준일로부터 3영업일 전에 대여회수를 신청해야 한다.

Q 과세는



A 대여한 상태에서 받는 배당금엔 똑같이 15.4%의 세금이 붙지만, 대여한 대가로 받는 이자수익에는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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