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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은행권 해외송금 무한경쟁 예고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7-03 00:57

카카오뱅크 개시…핀테크 업계도 동참
기존 은행 독점 속 후발업체 규제 불만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7월부터 연간 10조 원에 달하는 해외 송금 시장이 무한 경쟁 체제에 들어간다. 시중은행들이 독점적 지위를 가졌으나 외국환 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들도 해외 송금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은행들의 신뢰성을 강조하며 편의성을 가다듬고 있고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국환 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은 자기 자본 20억 원을 비롯해 전산설비, 외환 전문인력, 외환 전산망 등을 갖출 경우 소액 해외 송금업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액 해외 송금업체는 건당 3000달러, 고객 1인당 연간 2만 달러까지 송금을 대행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도 허용된다.

◇ 카카오뱅크 해외송금에 출사표

7월부터 영업에 들어가는 카카오 뱅크가 해외송금에서 가장 강력한 신흥 세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카카오 뱅크는 기존 은행 수수료보다 10분의 1 저렴한 수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씨티그룹(Citigroup)과 제휴를 맺어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은행업 본인가 기자회견 자리에서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와 어떤 점이 가장 차별화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해외송금’이라고 답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분의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된다면 3000원 이하로 수수료가 책정되는데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크다.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서울시와 손잡고 해외 송금 서비스에 나섰다. 지난 3월 서울시는 모바일 소액 해외송금 사업자로 센트비, 핀샷, 페이게이트 등 3곳의 핀테크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이 업체들은 기존 은행 서비스보다 40%가 낮은 수수료율을 목표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각 회사 별로 다른 전략을 준비했는데 센트비는 일본과 필리핀 송금에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핀샷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송금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페이게이트는 런던, 룩셈부르크, 캄보디아 등 현지에 지사를 설립했다.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송금 수수료 속에는 은행 자체 수수료 외에도 전신료 및 중개은행·현지은행 수수료 등 각종 추가비용을 최대한 줄여 가격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 새 도전자들 규제 완화 필요 지적

금융당국은 오는 7월 외환법 개정안 시행 전 핀테크업체들의 100만원 이하 해외 송금과 관련한 비대면 실명 확인을 거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을 검토한 뒤 제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6월에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관으로 ‘소액해외송금업 제도 설명회’가 열려 핀테크업체들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 담당 실무자들과 사업 진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당장 시행 한 달도 남지 않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규제가 많다며 이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으로 스위프트(SWIFT) 망 사용 문제와 실명 인증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빠른 송금을 위해 해외 파트너사에 미리 돈을 보내고 국내에서 고객이 송금을 하면 미리 보낸 돈에서 제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해외 파트너사에 미리 돈을 보내려면 기존 국제 은행 간 결제시스템망인 스위프트(SWIFT) 망을 써야 한다. 그런데 은행권에서 절차가 까다롭게 진행돼 사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100만원 이상 송금 시 기존 은행들은 최초 인증 후 같은 계좌인 경우 실명인증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들은 이게 불가능해 인증을 위해서는 4가지 방법(신분증 촬영, 영상통화, 기존계좌 활용, 집배원 확인) 중 2가지 이상을 거쳐야 해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논의는 핀테크 업체들이 100만 원 미만 송금 시 매번 실명확인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들은 가격 범위를 확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소액 해외송금업 신청을 위한 최소 자본기준이 20억 원은 과하다는 의견과 송금 한도가 연간 2만 달러 제한은 오히려 경쟁을 해친다는 입장들도 나왔다.

◇ 은행 서비스 확대로 반격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된 은행들은 오랜 기간 변동이 크지 않았던 송금 수수료 개편에 들어갔고 서비스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개인이 해외로 송금한 금액은 약 10조1900억 원(89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는데 그만큼 시중은행들은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은행연합회 수수료 비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6대 은행(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 중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미화 2만 달러 상당액을 초과한 해외송금액에 창구 기준 2만5000원의 송금수수료를 부여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만원 수준이다. 기존 주요 은행들은 해외 송금으로 연간 5000억 원대의 수수료 수입을 얻었다.

시중 은행들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가격과 편의성을 모두 개선해 고객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전화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하게 하거나 그간 공고했던 수수료 체계를 깨고 저렴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Q Transfer’를 통해 수취인의 거래 은행, 계좌번호 등을 몰라도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하다. 수취인은 송금 도착 문자를 받은 후 본인이 원하는 수취방법을 선택해 송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데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다. 지난해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캐나다, 영국에서만 서비스를 했는데 올해 2월부터 우즈베키스탄, 네팔, 러시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카자흐스탄, 케냐, 가나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수수료도 미화 500 달러 상당액 이하인 경우 5000원, 초과 시엔 7000원을 부과한다. 현지지급 수수료 등은 별도 부담이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인도네시아 현지 통신사를 연계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도 현지 휴대폰 번호만 알면 송금 가능하다. 최대 1000만 루피아(약 86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현지에서도 별도 수령절차 없이 통신사 모바일 지갑에 전자화폐(E-MONEY) 형태로 입금된다. 또 수수료도 은행권 최저 수준에 24시간 송금 지원, 외국인을 위한 인도네시아어를 비롯한 5개 외국어를 지원한다. 이 외에도 KB국민은행, 수협은행, 부산은행 등도 해외송금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국제금융센터의 ‘핀테크 업체 해외송금 허용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해외 사례의 경우 송금 핀테크 업체들은 성장세에 비해 여전히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은행계좌가 불필요한 점, 최소한의 신분 증명 외에는 자료 제공을 요구하지 않는 점 등은 가격 경쟁력과 별개로 거래의 안정성과 신뢰도 저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후발 업체들도 신뢰성 확보가 마지막 난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7월부터 시작되는 해외 송금 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신뢰 두 가지를 모두 잡아야 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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