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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유소, 좀 살만 하죠”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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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4-25 04:03

[인터뷰] 서울 역삼동 SK폴 주유소 운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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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서울 역삼동 SK폴 주유소와 이곳에서 각각 200m, 500m, 700m 정도 떨어진 GS폴 주우소와 SK폴 셀프주유소, GS폴 주유소의 이날 유가 현황. 정수남 기자

24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서울 역삼동 SK폴 주유소와 이곳에서 각각 200m, 500m, 700m 정도 떨어진 GS폴 주우소와 SK폴 셀프주유소, GS폴 주유소의 이날 유가 현황. 정수남 기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세계 소비의 블랙홀인 중국의 완만한 경제 성장과 미국과 유럽 연랍 등 주요 국가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국내외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 4사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들 업체는 정제 마진을 높이고 비용 절감 등으로 양호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주유소들도 셀프주유소 전환과 인건비 절감 등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

24일 서울 역삼동 옛 역삼세무서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SK폴을 운영하는 사장(남,62)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주유소 간 경쟁 심화로 주유소 운영이 어려울 것 같은데.

△ 그렇다. 1990년대 정부가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와 종전 유가 고시제를 자율화로 변경하면서 주유소 경영 환경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 주유소에서 200m, 500m, 700m 정도 각각 떨어진 곳에 주유소가 위치해 있다. 이들 세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 오다보니 대로변 GS폴 주유소보다 리터당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각각 300원 이상 이곳이 저렴하다. 이유가 있나.

△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곳은 박리다매 경영을 하는 것이고 인근 경쟁사 주유소는 고가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 뿐이다. 강남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수익을 맞추기 위해 각각의 가격 정책을 펼친다. 여기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SK폴 셀프유소는 우리보다 유가가 30∼40원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여기서 700여m 떨어진 GS폴 주유소도 박리다매를 펼치고 있다.

- 강남은 유가가 비싸기로 이름났다. 요즘에는 전국 평균 수준인 곳이 많은데.

△ 강남 중에서도 압구정동이나 신사동 쪽은 아직도 기름값이 비싸다. 서초구나 역삼동 쪽은 저렴한 편이다.

- 그럼 수익도 떨어지지 않나.

△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요즘 주유소 경영 형편이 더 좋을 것이다.

- 이해가 안되는데.

△ 예를 들어보자. 2011년과 2012년 국내외 유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당시 주유소들은 인근 주유소 가격을 예의주시할 뿐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인근 주유소보다 10∼20원만 비싸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서 였다. 이로 인해 오히려 주유소들은 역마진을 보면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같은 저유가 시대에는 인근 주유소 눈치를 보지 않는다. 워낙 저유가라 인근 주유소와 50원 이상 차이가 나도 고객들은 주유에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 주유소들 형편이 나아진 이유다.

- 그래도 전국 주유소 50% 이상이 전국 평균 매출도 못올리고 있는데.

△ 본인이 생각하기에 전국 주유소 80∼90%는 적자라고 생각한다. 거리제한 있고, 유가 고시제 시행 전이 주유소 전성기였다. 요즘에는 기름 1드럼(200ℓ)을 팔면 2만원 정도 이익이 남는다. 여기서 임대료, 인건비를 빼면 손에 쥐는 것은 고작 몇 푼이다. 지금은 의욕을 상실해서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

- 이곳에서 주유소를 얼마나 운영했나.

△ 7개월 정도했다. 그 전에는 인천과 홍천 등에서 주유소를 소유히거나 운영했으며, 이곳에서는 운영만 담당하고 있다. 주유업계에서 35년 정도 종사했다.

-그렇다면 전문 경영인인데 앞으로 얼마나 주유소를 운영할 생각인가.

△ 이곳을 운영하는 한 투자회사가 조만간 주유소를 매각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투자사는 석유제품 대리점과 서너곳의 주유소를 운영했으나, 현재 모두 정리하고 이 주유소만 남았다. 최근 석유제품 유통이 큰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 그래도 정유사들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재미를 봤는데.

△ 매출은 크게 줄었다. 정제 마진을 높이고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을 극대화 했을 뿐이다.

- 주유소 운영에서 가장 큰 애로가 있다면.

△ 주유소 카드 수수료는 1.5%지만, 유가에는 세금이 60%다. 주유소에서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내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주유소가 기름을 많이 팔수록 카드사만 좋은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카드 결제 비율은 65%인 반면, 주유소 카드 결제 비율은 95% 이상이다. 주유소 한곳이 지불하는 카드 수수료가 연간 6000만원에 육박한다. 카드 수수료를 해결 없이 주유소는 살아남을 수 없다.

-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뜨고 있는데, 전기차 충전소 사업은 어떤가.

△ 네덜란드가 2025년까지 자국에서 고체연료 자동차를 없애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앞으로 네덜란드에서는 전기차나 수소차 등만 운행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지는 몰랐다. 이로 인해 전기차 충전소 사업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이 고논축 전기차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어, 앞으로 전기차 충전도 현재 주유소처럼 5분 내에 끝날 것이다. 수익성이 문제다. 현재 국내 전기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우리라도 늦었지만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으나,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

- 일각에서는 저유가가 2∼3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떤가.

△ 유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급성장세로 돌아서면 유가가 상승할 것이다. 아울러 산유국이 몰려 있는 중동 지역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지면 역시 유가는 상승하다. 국내외 유가와 경제가 대외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가는 장담하기 어렵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현재 국내 정유사나 주유업계는 전의를 상실했다. 주유소도 사양 사업이다. 앞으로 일상에서 주유소는 사라질 것이다. 인천으로 돌아가 당분간 주유와 세차, 튜닝 등을 한곳에서 가능한 주유소를 운영하고 싶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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