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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6주년’ 정의선, ‘글로벌 빅3’ 넘어 미래 사업 수익화 시험대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4 14:17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 돌파…하이브리드로 수익 기반 강화
로봇·SDV·자율주행에 대규모 투자…연구 넘어 수익성 입증해야
전기차 등 기존 완성차 사업 수익성 유지, 노사 전환 등도 과제

정의선 회장 6주년 인포그래픽. / 사진=현대차그룹, 제작=생성형 AI

정의선 회장 6주년 인포그래픽. / 사진=현대차그룹, 제작=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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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6주년을 맞이했다.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안착하고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아우르는 전동화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체급과 수익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제 정의선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성장 다음 단계를 입증하는 일이다. 기존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을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해야 한다. 지난 6년이 현대차그룹의 외형과 사업 체질을 바꾸는 시간이었다면 향후 6년은 미래 기술에 투입한 자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시기인 셈이다.
해외 생산 시설을 정검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그룹

해외 생산 시설을 정검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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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3 안착, ‘제값 받는 브랜드’ 우뚝

2020년 10월 14일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가장 뚜렷한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같은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양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727만대로 집계됐다.
판매량에 따른 외형성장도 주요 성과다. 현대차와 기아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 원으로, 취임 연도인 2020년 163조1657억 원보다 84.1%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조4612억 원에서 20조5460억 원으로 확대됐다.

외형 성장의 배경에는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전략의 변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네시스다.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정의선 회장이 그룹 수장에 오르기 전부터 추진한 전략이다. 취임 이후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현대차그룹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축으로 성장했다. 제네시스 연간 판매량은 2019년 7만7135대에서 지난해 22만1482대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누적 판매 150만대를 넘어섰다.

기아의 브랜드 재정비와 레저용 차량(RV) 중심의 제품 구성 역시 그룹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 대표 시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중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상품성과 디자인,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더 높은 판매가격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왔다.

브랜드 가치 상승은 이 같은 전략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인터브랜드 평가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2019년 141억 달러에서 지난해 246억 달러로 약 75% 증가했다.

취임 후 본격화된 전동화 시대 대응도 빨랐다. 전동화 전략도 한 가지 기술에 집중하기보다 시장별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다변화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전기차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자 하이브리드차 공급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함께 운영할 수 있는 생산 체계는 지역별 수요와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이 됐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약 176만대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 양사의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67만9000대로 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과는 미래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이 됐다. 다만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같은 수준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전기차 수요 변화, 주요 시장의 통상 환경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기존 자동차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음 성장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 /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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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SDV·자율주행…미래 사업은 수익화가 관건

정의선 회장이 제시한 다음 성장 방향은 자동차 제조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기반 제조를 연결해 이른바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AI를 디지털 환경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과 로봇, 공장 등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해 제조와 이동, 물류 전반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와 순서 배치 등 작업부터 적용하고, 향후 제조 현장 내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과 그룹 공장에 투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제조 역량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그러나 로봇 사업의 경쟁력은 기술 시연만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실제 생산 라인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기존 자동화 설비와 비교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초기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해도 경제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자체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줄이는 것과 외부 고객에게 판매해 로봇 사업 자체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도 구분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손익은 이러한 과제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차그룹 인수 이후 로봇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해 왔지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1~2025년 누적 손실이 약 1조7000억 원에 달한다. 기술 개발과 생산 기반 구축에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생산 규모 확대와 고객사 확보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투자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SDV와 자율주행도 같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현대차는 2026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8년 양산형 SDV에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차량의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관건은 기술 투자와 수익모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를 회수하려면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한 서비스와 적용 범위가 뒷받침돼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 규제 대응, 서비스 운영 비용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기술을 개발하고 차량에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얼마의 수익을 낼 것인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공장 투입 훈련을 진행 중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 사진=현대차그룹

공장 투입 훈련을 진행 중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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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수익성과 투자 회수 균형 찾기

미래 사업의 사업화 속도는 투자 규모와 자본 배분 문제로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125조2000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AI와 SDV,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사업과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국내 생산 및 기술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새만금 AI 밸리와 영남권 투자 구상 등도 제조와 AI, 에너지 관련 산업 기반을 확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대규모 투자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지만, 투자 규모 자체가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로봇 생산시설과 AI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

기존 자동차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하거나 신사업의 상용화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투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투자 목적과 상용화 일정, 예상 수익원, 손익분기점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2026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9% 초과로 상향했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전 차종의 원가 절감, 현지 생산 확대 등을 수익성 개선의 주요 수단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매출은 95조2000억원, 영업이익률은 5.6%를 기록했다. 미래 사업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면 기존 자동차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일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생산 현장과 조직의 전환도 변수로 작용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 투입되면 반복 작업의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작업 방식과 직무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기술 도입의 속도뿐 아니라 작업자 안전, 재교육, 직무 전환, 노사 협의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현장 적용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노사 협력은 미래 사업의 본질적인 수익모델과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기술을 실제 생산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실행 조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 취임 6년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시기였다”며 “이제 다음 단계에서는 자동차 사업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과 자본, 공급망을 로봇과 AI·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 기술을 확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고객과 시장을 확보하며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 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투자 회수 사이 균형을 지킬 수 있을지가 정의선 회장의 다음 경영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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