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이 올해 3분기 이자비용 절감과 기업금융 확대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자수익 증가율은 0.3%에 그쳤지만 이자비용을 4.7% 줄이면서 이자이익은 7% 늘렸다. 대기업 중심의 여신 성장과 비용 관리가 맞물리며 이익 창출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4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도 1조276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기업여신이 19.4% 확대되며 기업금융 성장세가 회복된 가운데 외환·투자은행(IB) 업무와의 연계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최근 조달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부실여신도 증가하면서 수익성 회복과 함께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자비용 감소가 이익 성장 견인
23일 우리금융그룹이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누적 이자수익은 13조5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7조7634억원에서 7조4008억원으로 4.7% 감소하면서 이자이익은 5조7959억원에서 6조1991억원으로 7%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분 4032억원 가운데 이자비용 감소분은 3626억원으로 약 90%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익자산에서 벌어들인 이자의 증가보다 예금·차입 등 자금조달에 지출한 이자의 감소가 이익 개선에 더 크게 작용했다.
이자비용에는 시장금리뿐 아니라 수신 규모와 예금 구성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우리은행은 누적 실적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지만 최근 분기에는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구조 변화로 금리마진이 축소됐다.
우리은행의 3분기 NIM은 1.43%로 직전 분기보다 약 7bp(0.07%p) 하락했다. 전년 동기보다도 0.05%p 낮은 수준이다. 누적 이자이익 증가세 속에서도 분기별 금리마진은 조달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곽성민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은행들의 조달금리 상승 부담이 컸던 시기"라며 "우리은행은 경쟁은행보다 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이 높아 장단기금리차 확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곽 CFO는 지난해 대비 9월 말까지 CD금리가 약 41bp(0.41%p) 오른 반면,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약 132bp(1.32%p) 상승했다고 밝혔다. 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은 장단기금리차 확대에 따른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분기 NIM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중심 여신 성장 회복
대출자산의 성장 양상도 지난해와 달라졌다. 우리은행의 9월 말 총여신은 345조6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총여신이 전년 대비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자산 리밸런싱 이후 여신 성장세가 회복된 모습이다.
기업여신은 187조9618억원으로 5.4% 늘었다. 성장세는 대기업 부문에 집중됐다. 대기업여신이 63조7336억원으로 19.4%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여신은 124조2282억원으로 0.6% 감소했다. 개인사업자(SOHO) 대출도 지난해 말보다 3.9% 줄었다.
기업여신 전체가 5.4% 증가한 가운데 대기업여신은 19.4% 늘어 기업금융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중소기업여신은 감소해 기업 규모에 따른 대출 성장세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집중했던 우리은행은 올해도 자산 리밸런싱을 이어가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중소기업 부문의 대출 축소가 지속되면서 기업금융 확대는 아직 대기업에 집중된 모습이다.
대기업대출 확대는 이자이익뿐 아니라 비이자 수익기반을 확보하려는 영업전략과도 연결된다. 우리은행은 기업과의 대출거래를 외환·투자은행(IB) 업무로 확장해 거래당 수익원을 넓히고 있다. 개별 대출에서 확보하는 금리마진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환·IB 업무를 함께 제공해 기업 고객과의 거래에서 얻는 수익을 다양화하는 전략이다.
곽 CFO는 "대기업대출을 늘리면서 외환수수료와 기타 수수료, IB수수료도 함께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대기업대출 과정에서 IB 거래를 발굴할 기회도 생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누적 인수·자문·주선수수료는 1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배 증가했다. 은행과 증권의 협업 확대가 수수료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대기업대출을 기반으로 외환·IB 업무를 연계하면서 이자이익 외 수익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비용성 예금 축소에 조달 부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운용자산이 확대되는 동안 조달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9월 말 총조달 규모는 411조7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금리성 예금은 130조228억원으로 1.3% 늘어 전체 조달 증가율을 밑돌았다.
원화조달에서 저금리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7.25%에서 36.21%로 낮아졌다. 핵심저비용성 예금 비중 역시 29.11%에서 27.50%로 1.61%p 하락했다. 특히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저금리성 예금이 5.8% 감소한 반면 저축성 예금은 5.8% 증가했다.
누적 이자비용은 전년보다 4.7% 감소했지만 최근 조달구조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나타났다. 전체 원화조달이 증가하는 동안 저금리성 예금 비중은 축소됐고, 직전 분기보다 저축성 예금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자금의 비중이 커졌다.
대기업 중심의 여신 성장을 이어가더라도 조달비용이 상승하면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기업금융 확대와 함께 저비용성 예금 확보가 수익성 관리에서 중요한 이유다.
우리은행은 CD금리 연동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시장금리 변화가 자산과 부채에 반영되는 시점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3분기에는 장단기금리차 확대와 선제적 자금조달에 따른 비용 부담이 먼저 나타났지만 향후 대출금리 재산정이 진행되면 마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곽 CFO는 "4분기부터는 NIM 하락 추세가 멈추고 유지되거나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2027년부터는 자산 리프라이싱 효과로 개선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재산정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신규 기업대출의 수익성과 저비용성 예금 확보 수준에 따라 회복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은행의 9월 말 예대율은 98.4%로 전년 동기 98.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순익 개선에도 부실여신 증가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4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1조27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 늘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누적 순영업수익은 6조9978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7% 늘어난 반면 비이자이익은 9482억원에서 7987억원으로 15.8% 감소했다. 제충당금순전입액은 8090억원에서 7576억원으로 6.4% 줄었고, 영업이익은 3조1066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이익 증가에는 이자이익 확대와 제충당금순전입액 감소가 함께 기여했지만 기존 대출자산의 건전성 부담은 커졌다. 전체 여신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는 동안 고정이하여신은 29.8% 늘어 부실여신 증가 속도가 대출자산 성장세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소기업여신이 0.6% 감소했는데도 해당 부문의 연체율은 상승했다. 9월 말 우리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0.46%로 전년 동기 대비 0.10%p 높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2%,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각각 0.18%p, 0.21%p 상승했다. 여신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로 기존 대출의 부실 부담까지 완화되지는 않은 것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0.31%에서 0.38%로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3299억원에 달했다.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180.91%에서 126.70%로 하락했다. 우량기업 중심으로 신규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기존 여신에서 발생한 연체와 부실채권은 여전히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자본적정성은 개선됐다. BIS 총자본비율은 18.20%로 전년 동기보다 1.02%p 상승했고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5.80%로 1.32%p 높아졌다. 자본 여력이 확대되면서 우량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릴 기반은 강화됐지만 부실여신 증가와 충당금 적립 수준 변화가 함께 나타난 만큼 성장과 위험관리의 균형이 중요해졌다.
우리은행은 우량기업 중심의 여신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험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여신 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혀 부실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기업금융 성장 과정에서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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