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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해외 풀필먼트 거점 확충 ‘속도’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5 11:33

1만평 규모 영국 거점 본격 가동
암스테르담·LA 이은 확장
유럽 K-뷰티 수요 확대 따른 투자
통관부터 라스트마일까지 전 과정 연결

한진 영국 풀필먼트 센터 내부. /사진=한진

한진 영국 풀필먼트 센터 내부. /사진=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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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한진이 9개월 사이 해외 물류 거점 세 곳을 잇달아 확충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올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이달엔 영국까지 '풀필먼트 센터'를 갖췄다.

최근 한국 화장품 수출이 유럽에서 처음으로 북미를 앞지르는 등 시장이 커지자, 물류회사인 한진이 해외 창고와 배송망을 먼저 채워두는 모양새다.

유럽 수요에 ‘박싱데이’ 앞두고 영국 거점 오픈

한진은 지난 14일 영국 햄프셔주 사우샘프턴에 풀필먼트 센터를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현지에 거점을 마련한 뒤 다섯 달 만에 정식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규모는 1만평 이상으로, 가동 초기부터 현지 K-뷰티 물량을 받아 출고하고 있다.

풀필먼트 센터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상품을 대량으로 미리 보내두면, 현지에서 포장하고 통관을 거쳐 소비자에게 배송까지 대신 처리해주는 창고다.

아마존 같은 해외 온라인몰에 입점하거나 자사 홈페이지로 현지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국내 브랜드가 늘면서, 이런 서비스를 찾는 물류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바이어 의존도가 높았던 수출 방식과 달리, 최근엔 브랜드가 직접 현지에 진출해 판매하는 방식이 늘면서 현지 풀필먼트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한진 관계자는 "아마존,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의 연말 프로모션과 블랙프라이데이, 영국 최대 쇼핑 행사인 '박싱데이' 등을 앞두고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9월부터 미리 재고를 채워두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박싱데이를 포함한 성수기에는 판매량이 평소보다 2~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투자 배경엔 유럽 화장품 수요가 자리잡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58개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은 15억9623만 달러로, 북미(15억7035만 달러)를 앞섰다. 반기 기준으로 유럽 수출이 북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이 늘어난 만큼 현지에 재고를 쌓아두고 빠르게 처리할 물류 능력이 국내 화장품 기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K-뷰티 수요 증가로 해외 거점 확대

한진은 그간 해외 거점을 확대해오고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첫 풀필먼트 센터를 열었다. 해당 센터는 스키폴 공항에서 10분, 로테르담 항구에서 1시간 거리에 있어 항공과 해상 물류를 함께 연결하기 좋은 입지다. 기업 간 거래(B2B)용 대량 보관과,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는 개인 배송(B2C) 물류를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두 달 전인 지난 2월에는 미국 LA에서 세 번째 확장이 진행됐다. 2022년 LA 1호 센터(약 1만600㎡)를 연 뒤 2024년 증설, 지난해 2호 센터 신규 개설에 이어 지난 2월 2호 센터 면적을 두 배로 늘려 LA 전체 운영 면적이 2만㎡를 넘어섰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3개와 맞먹는 규모다.

LA 센터엔 물류로봇 '로커스(Locus)'를 활용한 자동 분류 시스템과 자체 개발 포장 설비도 도입했다. 로봇이 최적 동선으로 움직이고 숙련 작업자가 배치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해 오배송률을 낮추고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 확장 역시 K-뷰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진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5.1% 늘어난 약 22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통관부터 라스트마일까지 ‘원스톱’ 체계 가동

한진은 이번 영국 거점을 포함해 유럽 내 두 개, 미국 내 복수의 풀필먼트 거점을 갖추면서 '포워딩(국제 운송)'과 '현지 풀필먼트'를 함께 제공하는 원스톱 물류 체계를 내세우고 있다.

국내외 생산 거점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부터 현지 통관, 부가세·세무 신고 지원, 플랫폼별 포장·라벨링 대행, 유럽 전역 배송(라스트마일)까지 전 과정을 연결한다.

이와 함께 K-뷰티뿐 아니라 건강식품, 화학, 전자 등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다른 업종 기업들의 물류 문의도 매달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 관계자는 "유럽 내 K-브랜드의 성장에 발맞춰 현지 맞춤형 원스톱 물류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며 "발 빠른 거점 확보와 유연한 물류 체계로 국내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돕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향후 네덜란드와 영국 두 거점을 연계해 유럽 전역을 잇는 통합 물류망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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