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시스템이 18일 오스트리아 무인기 전문기업 쉬벨과(Schiebel)과 차세대 공중 통신용 무인항공기 협업 관련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 오른쪽부터 장보섭 한화시스템 C5ISR사업센터장, 마이클 쉴러(Michael Schiller) 쉬벨 함탑재서북도서 사업총괄 PM 겸 쉬벨 코리아 지사장. /사진=한화시스템
이미지 확대보기한화시스템은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쉬벨 한국지사에서 양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공중 통신용 무인항공기' 개발을 위한 킥오프(Kick-Off) 미팅을 열었다고 밝혔다.
공중 통신용 무인항공기는 기체에 5G 기지국과 공중중계통신 기기, 관련 항전장비를 탑재해 전장 환경에서 지상과 공중, 공중과 공중 간 끊김 없는 전술 통신망을 구축하는 무인기다. 지상 기지국이 파괴되거나 산악·해상 지형으로 유·무선 통신망이 끊기기 쉬운 전장에서, 무인기 자체가 하늘에 떠 있는 이동식 중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양사는 지난 5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공중 통신용 무인항공기 개발을 위한 독점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미팅을 계기로 양사는 적용 장비와 기술, 개발 일정 등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항전장비 탑재 통해 기존 쉬벨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둔 쉬벨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전 세계 40여 곳의 군·정부기관과 민간 분야에 무인기를 공급해온 업체다.주력 제품은 회전익 무인기 '캠콥터(CAMCOPTER) S-100'과 이보다 체공시간과 비행거리를 늘린 후속기 'S-300' 등이 있다.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어 좁은 함정 갑판이나 도서 지역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첨단 통신·레이다·항공전자 장비를 쉬벨의 검증된 플랫폼에 표준 탑재함으로써, 국산 항전장비 해외 시장 직접 진출과 역수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해군부터 육군까지…협력 범위 확대
한화시스템은 2023년부터 해군·해병대 함정 탑재 정찰용 무인항공기와 서북도서용 무인항공기 사업에 체계업체로 참여해왔다. 이 사업에는 쉬벨의 회전익 무인기 S-300이 활용되고 있다.서북도서용 무인기는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최전방 도서에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기종으로,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말부터 이들 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으로 두 회사의 관계는 해군 중심에서 육군 대상 첨단 연구개발 영역으로 넓어지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해군 무인기 운용 과정에서 축적한 시험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육상 기동전에서 공중통신 임무를 수행할 육군형 임무장비를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 지상전에서는 지형지물에 가로막혀 통신이 끊기는 구간이 발생하기 쉬운데, 공중에 띄운 무인기가 중계기 역할을 하면 이 같은 통신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상에서 검증된 시험 데이터를 육상용으로 재활용하는 만큼, 신규 플랫폼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전자전에도 끊기지 않는 통신…'생존성' 기술이 핵심
기술적으로는 전자전 상황에서도 통신망을 유지하는 이른바 '통신 생존성'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전자전은 적이 아군의 무선통신·항법 신호에 강한 전파를 쏘아 무력화하는 재밍(Jamming)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군이 무인기 대응 전력으로 전자전 장비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재밍에 뚫리지 않는 통신·항법 능력은 무인기 자체의 비행 성능 못지않게 실전 배치 여부를 가르는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무인기가 통신 중계 임무를 맡는 이번 사업 특성상 이 같은 공격에도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소형 무인기에도 실을 수 있는 초소형·경량·고효율 5G 무선통신(RF) 기지국 모듈과 공중중계통신 장비를 개발하는 동시에, 재밍 상황에서도 기체의 위치와 자세를 유지하는 고신뢰성 항법 기술, 통신이 교란된 상태에서도 망을 유지하는 통신 생존성 최적화 솔루션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무인기 자체 성능뿐 아니라, 여기에 탑재되는 통신·항법 장비의 신뢰성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항전장비 개발사인 한화시스템에는 기체 제작사와는 또 다른 수익 구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영역이다. 무인기 완제품 수출이 아니더라도, 검증된 플랫폼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 공급사로 자리 잡으면 매 사업마다 별도 수주 경쟁을 치르지 않고도 반복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쉬벨과의 중장기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차세대 무인기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국산 항전장비의 기술력 검증은 물론, 내수 채택과 해외 수출 길을 동시에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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